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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지역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동래구 충렬사를 단체 참배하고 있다.
 1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지역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동래구 충렬사를 단체 참배하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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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지역감정을 깰 수가 있나요?"

미쳤다고 했다. 부산에서 민주당으로 당선하겠다는 말은 '미친 소리'로 치부됐다. 수없이 부산에 러브콜을 보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미쳐야 세상을 조금씩 바꿀 수 있는 건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세상은 정말 조금씩 움직였다. 23년이 걸렸다. 1995년 첫 번째 전국동시 지방선거. 민주당의 부산시장 후보는 노무현이었다. 부산의 선택은 민주자유당이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부산시민들이 다른 지역에 비교해 지역 구도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더 강함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부산시민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지역구도 타파에 희망을 건 부산을 향한 그의 세레나데는 계속됐다. 서울 종로 지역구 국회의원 자리를 던지고 2000년 16대 총선에서 부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세 번째 도전이었고, 동시에 세 번째 실패였다. 부산을 포기해야 한다는 만류가 있었다. 그때 노 전 대통령이 남긴 말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농부가 밭을 탓할 수 있겠느냐."

부산이란 밭에서 당선이라는 결실을 거두고 싶었던 그의 최종 꿈은 지역 구도의 타파였다. 대통령이 된 후인 2005년 그는 "지역주의 극복은 저의 정치 생애를 건 목표이자 대통령이 된 이유"라는 말을 남겼다.

홍준표의 읍소, 큰 절 통하지 않은 냉엄한 민심  

 9일 지방선거 유세를 위한 부산을 찾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9일 지방선거 유세를 위한 부산을 찾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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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노 전 대통령의 첫 지방선거 도전 이후 23년 만에 부산의 지방 권력이 교체됐다. 부산을 지키기 위해 막판에 부산에 내려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부산까지 무너지면 우리 자유한국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고자 했다.

홍 대표는 "지난 탄핵 대선 때 정말로 홍준표를 믿고 찍어준 부산시민 72만 명만 투표장에 나오면 부산시장 선거는 우리가 압승한다"라면서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서병수 한국당 후보는 "부산 싹쓸이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서 후보는 제7대 지방선거에서 홍 대표가 바라던 72만 표에 한참 못 미친 63만 표를 얻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1.31%포인트 차이로 오거돈 후보를 누르며 당선했던 서 후보는 리턴매치에서 18%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서 후보가 장담했던 '부산 싹쓸이'는 오히려 민주당에 넘겨줄 뻔했다. 16개 군수·구청장 선거에서는 13명의 민주당 당선자가 나왔다. 한국당은 2곳, 무소속 1곳이 당선됐다. 시의회는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지역구 당선자가 38명이 나왔다. 비례대표까지 포함하면 전체 47석 중 41석이 민주당으로 6석인 한국당이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작게는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5석이라도 원했던, 크게도 임시회 소집요건인 16석 이상을 바랐던 민주당은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기초의회에서도 지역구 의석 157석 중 민주당은 87석을 가져가 69석의 한국당을 앞선다. 비례 기초의회에서도 25석 중 16석을 가져가 9석에 그친 한국당을 따돌렸다. 해운대을 보궐선거에서는 윤준호 후보가 승리했다. 기존 5석이었던 민주당 의석은 6석으로 늘었다. 이제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 1/3이 민주당 소속이다.

마침내 깨진 지역구도에 민주당 당선자들은 감격을 표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 부산 지역 당선자들은 동래구 충렬사를 찾은 뒤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는 "(시민들이) 바뀌지 않던 정치 권력을 바꾸어 주셨다"면서 "이제 저희에게 일할 기회를 확실히 주신 거라고 보고 거기에 부응할 수 있도록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의 길로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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