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조 프랑스 vs. 호주 16일 오후 7시] '아트사커' 제2 전성기 연다 

 프리메라리가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골잡이 그리즈만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노리고 있다.

프리메라리가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골잡이 그리즈만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노리고 있다. ⓒ 러시아 월드컵 홈페이지 화면캡처


월드컵 역사에서 프랑스만큼 독특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팀을 찾기도 쉽지 않다. 미셸 플라티니라는 레전드를 앞세워 1982년 스페인 월드컵과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연속 4강에 올랐던 프랑스는 이후 두 대회에서 본선조차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황금 세대 은퇴 후 깊은 침체에 빠졌던 프랑스는 자국에서 열린 1998년 대회에서 지네딘 지단과 티에리 앙리를 앞세워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1세기에도 프랑스는 조별리그 탈락, 준우승, 조별리그 탈락, 8강으로 '극과 극'의 행보를 이어갔다. 선전과 부진을 반복하는 패턴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부진할 차례(?)지만 폴 포그바(맨유), 앙투안 그리즈만(AT마드리드), 은골로 캉테(첼시), 킬리안 음바페(AS 모나코) 등 세대교체가 완벽히 이뤄진 프랑스 대표팀은 독일, 브라질, 스페인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베테랑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가 빠졌음에도 전혀 공백을 느낄 수 없을 정도.

반면에 호주는 이번 대회까지 4회 연속 본선진출에 성공했지만 지역 예선에서 3위까지 떨어지며 플레이오프를 통해 힘들게 러시아행 티켓을 얻었다. 한국 나이로는 이미 불혹이 된 팀 케이힐(밀월FC)이 여전히 대표팀에 있을 정도로 세대교체가 더디다. C조 최약체로 꼽히는 호주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본선에 진출시키고 단기계약으로 호주 대표팀을 이끌게 된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 감독(네덜란드)의 지도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프랑스는 C조에서 독보적인 전력을 구축하고 있고 반대로 호주는 C조에서 가장 전력이 떨어진다. 아무리 호주가 아시아 축구연맹 가입국 중에서는 우월한 '유럽형 피지컬'을 가지고 있다 해도 선수 대부분이 유럽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프랑스와는 전력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아마도 오는 27일 한국과 독일의 경기가 이와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기는 프랑스의 '21세기형 아트사커'가 얼마나 완성됐는지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D조 아르헨티나 vs. 아이슬란드 16일 오후 10시] 다윗이 골리앗 잡을까

 리오넬 메시는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놓친 월드컵 우승을 위해 마지막이 될지 모를 도전을 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는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놓친 월드컵 우승을 위해 마지막이 될지 모를 도전을 하고 있다. ⓒ 러시아 월드컵 홈페이지 화면캡처


통산 2번의 월드컵 우승과 지난 대회 준우승이라는 업적을 꺼내지 않아도 아르헨티나가 엄청나게 강하다는 사실은 축구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특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세계 축구계를 양분하고 있는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존재는 아르헨티나를 더욱 특별하게 한다. 메시는 최정상의 기량으로 뛸 수 있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지 모르는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우승을 위해 올인할 예정이다.

아르헨티나는 곤살로 이과인이나 파울로 디발라(이상 유벤투스) 같은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도 주전 출전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공격력이 강하다. 앙헬 디 마리아(파리 생제르맹)의 공격 본능도 여느 공격수에 뒤지지 않는다. 다만 화려한 공격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수비에 따른 불안한 공수밸런스는 아르헨티나의 약점으로 꼽힌다. 아르헨티나의 전지전능한 수비수이자 수비형 미드필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허베이 화샤 싱푸)도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다.

대한민국과 영토 면적이 가장 비슷한 아이슬란드는 인구 전체가 33만으로 원주시 인구와 비슷하다. 이 작은 나라가 이탈리아도,네덜란드도 뚫지 못한 월드컵 유럽예선을 통과했다. 이미 유로2016에서 8강에 오르며 저력을 과시했던 아이슬란드는 유럽예선에서도 크로아티아, 터키, 우크라이나 같은 팀들을 꺾고 1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아이슬란드는 지역 예선에서 홈 5경기를 모두 승리했는데 이것이 본선 무대에서 어떤 영향을 줄 지는 미지수다.

영원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 본선에 첫 출전하는 아이슬란드의 대결은 흡사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을 연상시킨다. 그만큼 양 팀의 객관적인 전력 차이는 확연하다. 하지만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카메룬이 아르헨티나를 꺾은 것처럼 월드컵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아르헨티나가 막강한 공격력과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워 골폭죽을 터트릴 수도 있지만 아이슬란드의 상승세와 조직력을 무시했다간 대이변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C조 페루 vs. 덴마크 17일 오전 1시] 프랑스에게 도전장 던질 팀은?

 손흥민의 든든한 동료 에릭센은 덴마크 대표팀에서도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미드필더다.

손흥민의 든든한 동료 에릭센은 덴마크 대표팀에서도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미드필더다. ⓒ 러시아 월드컵 홈페이지 화면캡처


1982년 스페인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30년 넘게 남미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던 페루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서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6년 만에 본선에 진출했다. 뉴질랜드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페루가 골을 넣는 순간 패루의 수도 리마에서는 팬들의 환호 소리 때문에 지진 애플리케이션이 오작동을 일으켜 지진 알람이 울렸다고 한다. 그만큼 페루에게 36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기쁜 소식이었다.

사실 페루에는 세계 빅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슈퍼스타는 없다. 하지만 남미예선에서 팀 내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파울로 게레로(CR플라멩구)는 팀의 정신적 지주로 페루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최근 코카인 양성 반응으로 러시아 월드컵 참가가 불허됐지만 FIFA는 선수 등록 마감일 직전에 게레로의 출전을 허가했다. 월드컵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단골손님은 아니지만 알렉시스 산체스(맨유)의 칠레를 떨어트린 페루의 전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축구팬들에게는 '라우드럽 형제'의 나라로 유명한 덴마크는 본선에 총 4차례 올라 조별리그를 3번 통과했다. 4강 이상의 돋보이는 성적을 올린 적은 없지만 한 번도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대회를 마친 적도 없다. 북유럽 특유의 투박하고 선 굵은 축구를 하던 덴마크는 어게 하레이데 감독(노르웨이)이 부임한 후 짧은 패스를 통해 조직력이 강한 팀으로 탈바꿈됐다. 특히 EPL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인 크리스티안 에릭센(토트넘)은 덴마크의 핵심 선수다.

페루와 덴마크는 프랑스-호주전의 결과를 확인하고 경기에 나서게 된다. 예상대로 프랑스가 여유 있는 승리를 거두며 C조 선두로 치고 나간다면 페루와 덴마크는 16강 진출을 위해 첫 경기에서 사활을 걸어야 한다. 공교롭게도 페루와 덴마크는 FIFA랭킹에서도 11위와 12위로 사이 좋게(?) 딱 붙어 있다. 이번 대결은 16강 진출을 위한 첫 번째 분수령임과 동시에 양 팀의 자존심이 걸린 치열한 대결이 될 것이다.

[D조 크로아티아 vs. 나이지리아 17일 오전 4시] '검은 돌풍' 다시 한 번?

 크로아티아의 심장 모드리치는 실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이다.

크로아티아의 심장 모드리치는 실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이다. ⓒ 러시아 월드컵 홈페이지 화면캡처


크로아티아는 구 유고 연방에서 분리된 후 출전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득점왕 다보르 슈케르(현 크로아티아 축구협회장)를 앞세워 4강 신화를 썼다. 특히 당시 대회 8강에서 독일을 3-0으로 꺾으며 일약 세계 축구팬들을 경악시켰다(이 패배로 독일은 2002년 월드컵에서 준우승으로 부활할 때까지 '녹슨 전차군단'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21세기에 출전한 3번의 월드컵에서 한 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따라서 크로아티아는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월드컵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은 의지가 매우 강하다. 세계적인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이반 라키티치(FC바르셀로나), 니콜라 칼리니치(AC밀란),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로 이어지는 선수 구성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다만 유로2016에서 스페인에게 승리를 거두고도 지난해 에스토니아에게 0-3 완패를 당할 만큼 기복이 심한 경기력은 크로아티아의 약점으로 꼽힌다.

네이션스컵 3회 우승,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축구 강국이다. 월드컵에서도 총 6번 출전해 3번의 16강 진출을 이뤘지만 카메룬이나 세네갈처럼 확실히 눈에 보이는 업적을 남기진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10년 넘게 첼시에서 활약했던 존 오비 미켈을 앞세워 조별리그 통과를 노린다. 다만 나이지리아에게 4번의 패배를 안겨준 아르헨티나와 3회 연속 같은 조에 편성된 것은 나이지리아에겐 큰 불행이다.

크로아티아와 나이지리아의 상황도 C조의 페루, 덴마크와 비슷하다. 독보적인 전력을 갖춘 아르헨티나가 속한 만큼 크로아티아와 나이지리아가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이지리아는 2015, 2017년 네이션스컵 본선조차 진출하지 못했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크로아티아의 우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흥이 오른 아프리카팀은 그 어떤 강팀과도 대등한 승부를 펼칠 수 있어 흥미로운 경기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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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프랑스 덴마크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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