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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대표단이 넘어올 때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으니까 안도감을 가지게 된다. 아마 남측 대표단이 좋은 것을 가지고 오니까 하늘도 알아본 것 같다."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

"다행히 판문점 지역에 오니까 비가 그쳐서 걸어서 회담장까지 올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 회담이 성과있게 진행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김도균 남측 수석대표)

14일 오전 10시 1분, 판문점 북축의 통일각에서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대표들이 만나자마자 덕담들을 쏟아냈다. 그만큼 4.27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판문점선언을 이행하겠다는 남북 양측의 의지가 높았다.

이번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개최는 '판문점선언'에 따른 조치다. 판문점선언에는 "남과 북은 쌍방 사이에 제기되는 군사적 문제를 지체없이 협의해결하기 위하여 국방부장관회담을 비롯한 군사당국자회담을 자주 개최하며 5월 중에 먼저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하였다"라고 적시돼 있다. 

"하늘도 알아봐"... 남북간 덕담이 오가다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육군 중장)가 먼저 덕담을 건넸다. 안 대표는 "아침에 비가 내려서 농사를 생각하면 단비여서 반가웠는데 남측 대표단이 비를 맞으며 분리선을 넘어올 생각을 하니까 걱정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안 대표가 "다행히도 남측 대표단이 넘어올 때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으니까 주인으로서 안도감을 가지게 된다, 아마 남측 대표단이 좋은 것을 가지고 오니까 하늘도 알아본 것 같다"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이에 김도균 남측 수석대표(국방부 대북정책관)도 덕담으로 화답했다. 김 대표는 "사실 저도 걱정을 좀 했다"라며 "서울은 비가 많이 와서 통일각까지 걸어가려면 비를 맞고 걸어가야 하는가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판문점 지역에 오니까 비가 그쳐서 걸어서 회담장까지 올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 회담이 성과 있게 진행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덕담은 더 이어졌다. 안 대표는 "북남 수뇌분들이 10여 차례 넘은 그 길인데 북남 군부를 통틀어 김도균 대표가 가장 먼저 판문점 분리선을 넘은 군인이 아닌가 싶다"라며 "장담하건대 조국통일 역사의 기네스북에는 확고하게 김도균 대표가 등록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부럽다"라고 김 대표를 치켜세워 또 한 번 웃음이 터졌다.

김 대표는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한자성어를 꺼냈다. 그는 "병아리가 안에서 껍질을 깨는 것과 어미닭이 밖에서 껍질을 쪼아주는 노력이 합치됐을 때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나온다는 의미인데 남과 북 군사당국이 합치해서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충분히 맺을 수 있는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식수한 나무 사진 꺼내놓다

'노무현 소나무' 보여주는 북측 대표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가 14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장성급회담에서 2007년 10월 2일 방북한 노무현 대통령이 대성산 식물원에 직접 심은 소나무 사진을 보여주며, '소나무의 푸르싱심함과 함께 10.4 선언 정신이 살아있고, 6.15공동선언과 판문점 정신도 이어가겠다는 북녘 인민들의 마음을 전달해달라'고 말했다.
▲ '노무현 소나무' 보여주는 북측 대표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가 14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장성급회담에서 2007년 10월 2일 방북한 노무현 대통령이 대성산 식물원에 직접 심은 소나무 사진을 보여주며, '소나무의 푸르싱심함과 함께 10.4 선언 정신이 살아있고, 6.15공동선언과 판문점 정신도 이어가겠다는 북녘 인민들의 마음을 전달해달라'고 말했다.
ⓒ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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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대표는 특히 4.27남북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심었던 소나무를 화제로 올렸다.  

안 대표는 "4.27북남수뇌상봉과 회담 당시에 우리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와 문재인 대통령이 심은 소나무는 잘 자라나?"라고 물었고, 김 대표는 "잘 자란다, 아마 오늘 (내리는) 단비가 더 잘 자라게 해줄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4.27남북정상회담 때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했던 군사군계선 인근의 소떼길에 1953년생 소나무를 기념식수했다. 식수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가 글귀가 새겨졌다.

안 대표는 "사실 (오늘) 남측에서 회담하면 (우리가) 넘어가서 그 나무에 물도 주고 복토도 하고 김도 매주고, 사진도 찍으려고 계획했다"라며 "(그런데 회담을) 북쪽에서 하다 보니까 그 소원을 이루지 못했는데 수고스럽지만 남측 대표단이 돌아가는 길에 소나무를 돌아보고 우리 마음을 담아서 가꿔주면 고맙겠다"라고 부탁했다.

안 대표의 '나무 이야기'는 더 이어졌다. 그는 "우리가 회담을 준비하면서 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지가 탄생시킨 10.4선언을 생각했다"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심은, 대성산 식물원에 있는 나무를 돌아보고 왔다"라고 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10월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이 아닌 김영남 북한최고인민회의 위원장과 함께 소나무를 기념식수한 바 있다.

안 대표는  "2007년  10월 2일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심은 나무다, 얼마나 잘 자랐나?"라며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심었던 나무의 사진을 내놓았다 이어 "남측 대표단 기자선생들이 돌아가면 노무현 대통령이 심은 나무의 푸르고 싱싱함과 함께 10.4 정신이 살아 있고, 6.15 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의 정신도 이어가겠다는 북녘 인민들의 마음을 전달해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우리 만남은 역풍이 되지 말자... 선두주자가 되자"

북측대표가 보여준 '노무현 소나무'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가 14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장성급회담에서 2007년 10월 2일 방북한 노무현 대통령이 대성산 식물원에 직접 심은 소나무 사진을 보여주며, '소나무의 푸르싱심함과 함께 10.4 선언 정신이 살아있고, 6.15공동선언과 판문점 정신도 이어가겠다는 북녘 인민들의 마음을 전달해달라'고 말했다.
▲ 북측대표가 보여준 '노무현 소나무'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가 14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장성급회담에서 2007년 10월 2일 방북한 노무현 대통령이 대성산 식물원에 직접 심은 소나무 사진을 보여주며, '소나무의 푸르고 싱심함과 함께 10.4 선언 정신이 살아있고, 6.15공동선언과 판문점 정신도 이어가겠다는 북녘 인민들의 마음을 전달해달라'고 말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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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안 대표는 "소나무는 우리나라에게 국수로 지정된 나무다"라며 "이번에 북남 수뇌분들이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분단과 대결의 비극이 응축된 군사분계선 위에 심었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가 '이것이 그대로 밑거름이 되고, 흙이 되려는 마음가짐이고, 소나무 같이 강인한 마음가짐으로 만남을 이어가자'는 깊은 말씀을 주었다"라며 "우리 군부가 어렵사리 마주 앉았는데 소나무처럼 풍파 속에서도 그 어떤 외풍과 역풍 속에서도 북남 공동선언을 이행하는 길에서 초지를 굽히지 말자"라고 판문점선언 이행의지를 피력했다.

안 대표는 "일정하게 역풍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만남이 늦어진 것도 그와 관련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 만남은 절대 역풍이 되지 말자, 오히려 선두주자가 되자, 역풍이 없으면 외풍도 어쩌지 못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 이것이 민족자주정신이고 자존정신이다, (이것이) 판문점선언의 일관된 정신이다"라며 "우리 회담은 판문점 선언을 이어간다는 정신으로, 회담 정신은 소나무 정신으로, 회담 속도는 만리마 속도로, 회담 원칙은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역지사지의 원칙으로 하자"라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안 단장 말씀을 들으니까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군사분야 합의사항 이행의지가 느껴진다"라며 "저도 그런 마음으로 왔기 때문에 오늘 좋은 성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양 정상이 군사당국의 이정표를 제시했기 때문에 우리는 흔들림없이 판문점 정신을 이어받아서 대화를 나눈다면 남북 국민 모두가 많이 기대하는 회담이기 때문에 기대하는 성과를 꼭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발자국을 어지러이 하지 마라, 그 발자국이 후세에 길이 될 수 있다'는 백범 김구 선생의 시를 인용하면서 "한 번에 끝날 대화가 아니다, 진지하고, 상대를 배려하고 신뢰하는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이어가야 다음에 이어지는 남북대화의 과정이 순조롭게 성과 있는 회담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는 남측에서는 김도균 소장(수석대표)과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 안상민 합동참모본부 해상작전과장(해군 대령), 황정주 통일부 회담 1과장, 박승기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이, 북측에서는 안익산 중장(수석대표)과 엄창남 육군대좌, 김동일 육군대좌, 오명철 해군대좌, 김광협 육군중좌가 참석했다. 

4.27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판문점선언에 따라 남북은 18일 남북체육회담(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22일 남북적십자회담(금강산)을 이어갈 예정이다.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선대부속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한국의 보수와 대화하다><검사와 스폰서><시민...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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