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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 철회를 요구하며 활동해온 이들이 지방선거에 출마하자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 주민들이 '이김이김 원팀'을 만들어 율동을 하고 있다. 이들의 율동은 유투브와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사드 철회를 요구하며 활동해온 이들이 지방선거에 출마하자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 주민들이 '이김이김 원팀'을 만들어 율동을 하고 있다. 이들의 율동은 유투브와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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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옷 입고 있어도 투표는 1번 입니데이~~"

아리랑 음악에 맞춰 신나게 댄스를 추자 지나가던 행인이 엄지를 들어 '1번'을 가리킨다. 후보들은 연신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하겠심더. 꼭 뽑아주이소~~"라고 외친다. 후보와 운동원들은 더욱 신이 나 몸을 흔든다.

이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출 때면 지나던 주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을 하거나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아이들도 선거운동원들 속으로 들어와 함께 춤을 추면서 신나는 표정을 짓는다.

경북 성주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출마한 이강태(43) 성주군수 후보와 군의원 나선거구(용암면·수륜면·대가면) 김상화(37) 후보, 다선거구(벽진면·초전면·가천면·금수면) 김미영(37) 후보, 무소속으로 가선거구(성주읍·선남면·월항면)에 출마한 이재동(50) 후보의 이야기이다.

▲ 사드 반대하는 성주군 후보들의 이색 선거운동 사드 철회를 요구했던 주민들이 지방선거에 출마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이김이김 원팀'을 꾸려 주민들에게 신나는 율동 형식의 선거운동을 보여 즐거움을 주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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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여간 사드배치 철회를 외치며 호흡을 맞춘 이들은 사드 때문에 갈라진 지역을 통합하고 살기 좋은 성주를 만들자는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각자의 성씨를 딴 '이김이김 원팀'으로 이번 지방선거에 도전했다.

정치가 낯선 이들은 지역을 변화시키겠다는 젊은 패기만으로 주민들을 만나고 새로운 선거문화를 써나가고 있다. 원팀은 매일 서너 차례 성밖숲과 거리에서 음악에 맞춰 댄스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원팀의 선거운동원들도 모두 사드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만난 주민들이다. 이들은 말 그대로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하고 싶어 나온 자원봉사자이다. 그래서 원팀의 거리댄스는 엇박자를 낼 때도 있지만 늘 즐겁고 신이 난다.

이강태 성주군수 후보 "성주 참외 북한에 보내고 싶어"

 이강태 성주군수 후보가 지난 3일 성주군 초전농협 앞에서 '이김이김 원팀'과 함께 율동을 하고 있다.
 이강태 성주군수 후보가 지난 3일 성주군 초전농협 앞에서 '이김이김 원팀'과 함께 율동을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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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를 수리하던 청년에서 군수후보가 된 이강태 후보는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일을 한 번도 해 보지 않아 익숙지 않다"면서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지만 내가 과연 정치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하면서 감정적인 기복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방어한다며 성주에 인구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사드 배치가 결정되었다. 주민들에게 단 한 마디도 물어본 적 없이 일방적으로 배치하려고 했기 때문에 주민들이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사드가 임시로 배치된 것인데 정부에서 보상을 해 주겠나"라며 "군사기지가 들어왔을 때 국방부에서 보상해 준 전례가 없다. 주민들에게 보상에 대한 허와 실을 이야기하고 갈라진 민심을 모으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도 바뀌고 과거 잘못한 대통령은 국민에 의해 탄핵되는 상황이지만 성주의 정치인들은 보수 일색이다"며 "그들은 자유한국당 당원으로서의 역할만 충실했다. 그래서 누군가는 성주의 지역정치를 바꾸어야 한다. 그럼 우리가 선거문화도 바꾸고 정치도 바꾸자라고 의기투합했다"고 원팀을 소개했다. 

이 후보는 군수에 당선되면 성주군의 명물인 '참외'를 북한 동포들에게 보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평화를 염원하는 성주군민들이 재배한 참외를 휴전선을 넘어 북한 주민들에게 보내는 일을 하고 싶다"며 "사드를 반대하며 평화를 염원했던 군민들의 마음과 참외가 전세계에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상화 군의원 후보 "주민들 편에서 싸우고 싶어"

 성주군의원에 출마한 김상화 후보가 자신의 홍보 피켓을 들고 춤을 추고 있다.
 성주군의원에 출마한 김상화 후보가 자신의 홍보 피켓을 들고 춤을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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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철회를 외치면서 국민들은 국가와 국가의 공권력에 대항해 싸우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알았어요. 주민들의 의사를 대변하고 목소리를 들어야 할 정치인들은 주민들 옆에 있지 않았어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주민들 편에서 싸우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출마하게 됐어요."

성주전통시장에서 장사를 하다 정부가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하자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청년분과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상화씨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어 군의원에 출마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사드문제든 지정폐기물 문제든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아픔이 있다고 도와 달라고 하는데 선출직들은 늘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듣지 않았다"면서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후보로 나온 이유에 대해 "촛불후보들이 한 명이라도 진출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이라며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기호 1번으로 나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정치신인이고 한국당처럼 조직력도 없어 힘들었다"면서 "처음 선거유세 나갔을 때는 문재인의 당, 빨갱이 당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금은 열심히 한다고 손도 흔들어 주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 주셔서 힘이 난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김 후보는 "요즘 '이김이김 원팀'이 가는 곳마다 인기가 많다. 처음 율동을 시작했을 때는 우리가 신이 나서 했는데 요즘은 주민들이 구경하러 온다"며 승패를 떠나 신나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두 아이 엄마 김미영 "아직 정치 모르지만 주민들에게 즐거움 주고 싶어"

 성주군 군의원에 출마한 김미영 민주당 후보가 3일 초전농협 앞에서 '이김이김 원팀'과 함께 신나게 율동을 하고 있다.
 성주군 군의원에 출마한 김미영 민주당 후보가 3일 초전농협 앞에서 '이김이김 원팀'과 함께 신나게 율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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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율동을 끝낸 김미영 후보의 얼굴에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김 후보는 힘든 기색도 없이 밝은 표정을 지으며 "선거운동을 하면서 SNS에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리면 많이 보시고 응원해 줘서 힘이 난다"고 말했다.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였던 미영씨도 사드가 배치되면서 분노한 성주주민 중의 한 명이었다. 그도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선출직 정치인들에 화가 나 주민들을 위해서라면 뭐라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직접 정치에 발을 내딛게 됐다.

김 후보는 "아직 정치는 잘 모르지만 동네마다 돌아다니면서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며 "어르신들과 함께 밥도 먹고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는 간단한 운동도 가르쳐 드리고 안부도 여쭈는 군의원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졸 출신인 김 후보는 처음에 친정에서도 반대가 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친정에서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면서 '대학도 나오고 돈도 있어야 하는데 네가 할 수 있겠느냐'고 반대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열심히 하라고 응원도 하고 함께 선거운동을 해 줘서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성주에 새로운 변화의 시대가 온 것 같다"면서도 "겉으로는 민주당 응원해 주지만 속마음은 모르겠다. 그래도 선거 끝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면 후회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이재동 "농사 지으며 선거운동, 농민에게 도움 되는 일 하고 싶어"

 성주군의원에 출마한 이재동 성주군농민회장이 지난 3일 성주의 한 이발소에서 명함을 주며 인사를 하고 있다.
 성주군의원에 출마한 이재동 성주군농민회장이 지난 3일 성주의 한 이발소에서 명함을 주며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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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에서 사드 철회 투쟁을 하면서 가장 인기 있었던 이재동 후보는 무소속으로 군의원에 출마했다. 그는 농민운동을 해 온 경험으로 농촌에 맞는 공약을 내걸고 주민들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성주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이라면 이재동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자신 있다는 이 후보는 "농번기라 사람 만나러 다니는 게 제일 힘들다"면서 "그래도 만나는 사람마다 반갑게 대해 주어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지난 3일 한 이발소에 들어서자 주인은 "내가 못 도와줘 미안하다"며 손을 꽉 쥐었다. 그러면서 "꼭 당선되어야 한데이"라며 "내는 무조건 다른 사람 안 보고 니만 찍을끼라"고 말하며 응원했다.

이재동 후보는 "사드 철회 투쟁을 인터넷으로 보고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며 "마을회관에 갔는데 한 어른이 '우리 딸이 전화 와서 무조건 당신 찍어라 하더라'고 말할 때는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성주는 농촌지역이기 때문에 농민기본소득과 최저가격 보장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농촌지역의 역할을 유지하면서 관광산업과 연계된 농산물을 판매하고 로컬푸드와 연계하는데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뿔뿔히 흩어져 선거운동에 나섰던 이들 네 후보들은 오후 6시가 되자 성주군청 앞에 모여 '이김이김 원팀' 율동을 진행했다. 율동을 지켜보던 일부 주민들은 함께 몸을 움직이며 춤을 추었고 아이들도 따라 함께 춤을 추었다.

율동팀 자원봉사에 나섰다는 한 주민은 "우리 율동을 유투브나 SNS에서 보고 원정을 와 달라는 요청이 들어온다"며 "자발적으로 모여 함께 선거운동을 하기 때문에 내가 후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한다. 선거 끝나면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갈까 고민 중"이라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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