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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20대 청년들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현장에서 하는 정치 활동은커녕 선거를 하기 위해 투표소에 찾는 경우도 드물다는 지적이다. '최순실 게이트'라는 대형사건이 터져서 그런지 지난해 대선에서 청년들의 투표율이 그 이전보다는 상승했지만 아직도 가장 투표율이 낮은 연령대임은 변함이 없다.

기자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같이 가자고 말을 했지만 딱 한 명만 투표소로 향했다. 이렇게 투표에 참여하는 것조차도 소극적인데 정당에 가입해서 정치 활동을 한다는 것은 몽상일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정당에 입당해 당직을 맡아 정치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청년이 있다. 바로 김보현 더불어민주당 대전광역시당 대학생위원장. 아래의 내용은 김보현 대학생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김보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대학생위원장이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김보현 대학생위원장이 답변하고 있다. 김보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대학생위원장이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김보현 위원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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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의 소개를 부탁드린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더불어민주당 대전광역시당 대학생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보현입니다. 저는 대학생위원장을 겸하면서 청년정책연구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부산에서 공부를 했고 일자리를 찾던 도중 대전에 많은 벤처기업들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기업에 취업을 함으로써 대전에 거주하게 됐습니다. 제가 대학교를 졸업하기는 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더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는 작은 벤처기업을 다니면서 방송통신대학교에서 원격강의로 통계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 정치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정치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분명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만나서 활동하는 순간에도 정치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학창시절과 직장생활에서 마주치는 모든 순간에서 정치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불편한 점들을 많이 느끼게 되는데 그런 생각들을 혼자만 갖고 있지 않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나만 그런 불만을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 사람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나서서 행동하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들이 뭉쳐서 조직적인 활동을 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정치활동, 정당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여러 정당들 중에 더불어민주당에 입당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예전에도 정당을 가입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습니다. 대학생 시절에 대외활동이나 그 외의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많이 참여하면서 대학생과 청년들이 겪는 문제, 현안들을 파악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하는 활동들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정당 가입 문제는 그런 것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대학생들도 저와 비슷하게 생각할 것 같은데 청년 시절에 정당에 가입한다는 것 자체를 많이 꺼리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자신이 취업이나 직장생활 하는 것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까, 타인이 편견을 갖고 자신을 바라보지 않을까 하는 것 때문에 정당에 가입하지 않으려 합니다. 저도 그런 이유 때문에 정당에 가입을 하는 것을 꺼렸습니다.

그런데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정치에 대한 갈망이 자꾸 생겼습니다. 정당에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정당에서 하는 프로그램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새정치민주연합 전국대학생위원회가 주최하는 행사에 제가 참석함으로써 새정치민주연합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다른 청년들과 의견도 교환하고 그 행사에 참석한 국회의원들과도 이야기를 하면서 정당에 입당해서 조직적으로 정치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를 고려하다보니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이 저의 정치성향과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입당을 하게 되었습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본인과 맞는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일단은 노동정책 때문입니다. 그리고 민주적인 절차로 진행되는 의사결정 과정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여러 정당들이 채택한 강령들을 살펴보았는데 그중에 더불어민주당이 채택한 정당 강령이 제가 추구하는 것과 가장 유사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청년 정치인이 말하는 '정치의 장벽'

-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는 청년들의 정치 참여와 제도권 진출이 매우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현재 현장에서 정치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 정치인으로써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현실적으로 청년들의 정치 참여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려면 정치 현장에 직접 가야 합니다. 물론 인터넷에 댓글을 달면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정치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잘 보면 청년들이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게 많이 없어졌습니다.

정치활동은 대부분 낮에 진행되는데 그러다보니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빈도가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정치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도가 낮아지고 청년들이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려고 해도 아는 지식이 별로 없다보니 다시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도권으로의 진출은 더욱 어렵습니다. 청년들이 제도권에 진출하려면 선배 정치인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선배들은 다양한 경력들을 쌓았고 많은 것들을 이뤄 놓은 상태입니다. 이미 오랫동안 정치를 해온 프로 정치인들과 새롭게 뭔가를 해보려는 청년 정치인들이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경쟁력에서 청년들이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청년들의 제도권 진출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경제적인 부분 즉, 자금의 문제입니다. 공천과 선거를 거치다보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데 일반 대학생들, 직장인들이 그 돈을 모으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공천 심사를 받고 선거 사무실을 마련하려면 상당한 돈이 들어가는데 그 비용을 사회초년생들이나 대학생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혹시나 선출직에 출마한다고 해도 낙선을 하고 선거비용을 온전히 보전 받지 못하게 되면 그 청년의 삶에는 굉장히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담 때문에 청년들이 선뜻 정치에 뛰어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당에 있는 기성 정치인들이 정치 신인을 발굴하기 위해 더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기업체나 공공기관 연구원에서 신입사원을 뽑으면 일정 기간 동안 교육을 시키는데 이와 같이 정당도 정치 신인들을 더 배려해주고 지금보다 발전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줘야 합니다. 저 역시도 정치를 시작할 때 경제적인 부분에서 많이 걱정했었고 제 주변사람들도 그 점에서 많이 고민했었습니다.

선출직에 출마하고 싶은데 멀지 않은 미래에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면 선거에 출마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치 활동이라고 해서 무조건 선출직으로만 가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를 하다보면 선출직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는데 이런 이유들 때문에 출마를 결심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 정치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제가 정치에 참여한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변하고 지역 사회가 아름다워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정치라는 활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고 또 제가 성장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그 의미가 상당히 크다고 여겼습니다.

정치를 하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국가나 공동체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를 바꾸고 내 주변 사람을 바꾸는 게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 사람씩 바꾸다보면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서는 태풍을 일으키는 나비효과처럼 언젠가 좋은 세상을 만드는 태풍이 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제가 정치를 하는 것 같습니다."

- 정치를 함에 있어서 자신만의 신념 또는 가치관은 무엇입니까?
"책을 읽다가 정말 공감이 되는 글이 있었는데 그게 저의 신념, 가치관이 되었습니다. 그 책을 읽고 든 생각을 말씀드리면 정치인은 주변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해결하고 갈등을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정치인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일을 해결하는 것에 있어서 망설임이나 머뭇거림이 없이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뉴스를 보면 궁지를 모면하기 위해서 자신의 소신을 저버리고 적당하게 사과를 하거나 타협하는 정치인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고 저는 절대 그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생활정치'를 하고 싶다"

- 앞으로 하고 싶은 정치 활동과 방향에 대해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제 자아를 실현하고 나아가서 지역사회의 발전이나 국가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런 방면에서 생각해본다면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갈등을 해결해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의원이 된다거나 정당에 소속된 사무원으로서 활동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으로서도 충분한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모임을 통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살아가면서 뭐 불편한 것은 없는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고 발전된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면 좀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고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을 통해 '생활정치'를 실현해보고 싶습니다.

'생활정치'라는 것은 어렵고 모호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잘 정리하고 기록해서 우리의 대리인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생활정치'를 실현시키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앞으로 '생활정치'를 많이 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제가 정당 활동을 하면서 지켜봤는데 정당에 가입을 하고 활동은 하지 않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 주변 사람들 중에서도 정당에 가입을 하신 분들이 상당히 많은데 당비만 납부하고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정치외교학과에서도 정당 활동을 하는 학생들을 특이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치나 외교 분야에 종사하기 위해 그 학과에 진학한 학생들조차도 정치를 외면하고 있는 겁니다. 제가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이 얼마나 정당에 가입하고 정치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제가 들었습니다. 그걸 통해 대학생들이나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한 정도가 상당히 심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청년들 스스로가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꺼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학생과 청년들이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대의민주주의를 더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태그:#김보현,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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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역사문화학을 전공한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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