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만트럭버스코리아 차량 운전자들이 7일 차량 결함 인정을 요구하며 '2018 부산 국제모터쇼' 행사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 2018 부산 국제모터쇼가 열리는 벡스코 앞에서 시위 중인 만트럭버스코리아 차량 운전자들. 만트럭버스코리아 차량 운전자들이 7일 차량 결함 인정을 요구하며 '2018 부산 국제모터쇼' 행사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 최은주

관련사진보기


[기사 수정 : 9일 오전 11시 56분]

7일 오전 8시도 안된 시각. 이른 아침이었지만 한낮의 더위가 예상되는 뙤약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2018 부산 국제모터쇼'의 언론 사전공개 행사가 열리는 벡스코 앞에 빨간 머리띠를 두른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1전시장과 2전시장 사이의 삼거리에는 상용차 업체인 만(MAN)트럭버스코리아(아래, MTBK)의 차량 운전자들이, 2전시장 앞에는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조합원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생존권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부산을 찾았다.

벡스코 앞 삼거리에는 '만트럭은 모든 결함 인정하라', '폭스바겐은 만트럭 피해 보상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MTBK 차량 운전자 연합회(아래, 연합회)는 이날 오전 8시부터 목소리를 높여 회사의 무책임함을 질타했다. 같은 시각, 2전시장에서는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조가 카허 카젬 사장 등을 규탄하며 고용권 보장을 요구했다. 이날 모터쇼의 첫 발표는 오전 8시 15분. '2018 부산 국제모터쇼'는 MTBK 운전자 연합회와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조의 시위로 막을 올렸다.

"총체적 차량 결함 인정 않는 MTBK"

7일 '2018 부산 국제모터쇼'가 언론 사전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공식 전시 일정에 들어갔다.
▲ 2018 부산 국제모터쇼. 7일 '2018 부산 국제모터쇼'가 언론 사전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공식 전시 일정에 들어갔다.
ⓒ 최은주

관련사진보기


김아무개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MTBK가 차량 결함에 대한 원인 규명 조사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대형 카고 트럭인 '티지에스(TGS) 500' 2대를 보유 중이다. 두 차량 모두 운행 1년도 되지 않아 브레이크(감속) 조절 기능인 에이비에스(ABS) 경고등이 뜨기 시작했다. 한 대는 원인을 알아내 고쳤지만, 다른 차는 수리가 안 돼 일을 못 나가고 있다. 김씨는 "2억 원 넘는 돈을 들여 차를 샀는데, 빚만 늘고 있다"며 "부속만 갈지 말고 문제를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동일 차종의 460마력 차량을 운행 중인 A 씨는 엔진 내에서 녹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냉각수가 자꾸 새서 서비스센터를 찾았더니 라디에이터와 엔진을 연결하는 호스가 파열된 것이 원인이었다. 분홍색이어야 하는 냉각수의 색은 녹으로 노랗게 변해 있었다. A 씨는 같은 차를 4대 보유 중인 다른 운전자도 해당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엔진 내 녹 발생이 차종의 전체적인 문제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연합회의 커뮤니티에서 동일 증상을 호소하는 운전자들이 많으며 같은 엔진을 쓰는 500도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또다른 B 씨는 "차량을 구매한 다음날부터 총체적인 제작 결함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중형 카고인 '티지엠(TGM) 290'을 갖고 있다. 시동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 라디에이터 팬이 돌아 연기가 피어 올랐고, 브레이크 등을 비롯해 계기판에 각종 경고등이 떴다. 그는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이틀 전부터 차량 운행을 멈췄다고 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엔진의 극심한 진동으로 변속기의 외부 커버가 깨진 경우도 있다.

서비스센터의 대응 방식도 이들의 화를 키웠다. 연합회에 따르면 수리를 차일피일 미루는 곳들이 많았다. 긴급출동서비스 전화연결 자체도 어려웠다. 이들은 "스무 통 넘게 걸어야 겨우 연결되는 곳이 무슨 긴급출동서비스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긴급출동서비스를 요청하자 출장비와 견인비 선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연합회는 차종을 불문하고 MTBK의 제품에 공통적인 결함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실린더 실화, 브레이크 밀림, 엔진 내 녹 발생, 리타더(배기 구멍 등을 조절해 차량의 속도를 줄이도록 해주는 장치) 경고 및 오작동 등이 전체적으로 확인된다는 것. 이들은 명확한 원인 규명과 시정을 위해 MTBK와 국토교통부에 전수 조사를 요구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없는 정상화는 기만행위"

7일 '2018 부산 국제모터쇼'가 열리는 벡스코에서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조합원들이 고용 보장 시위를 벌였다.
▲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조합원들. 7일 '2018 부산 국제모터쇼'가 열리는 벡스코에서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조합원들이 고용 보장 시위를 벌였다.
ⓒ 최은주

관련사진보기


이에 막스 버거 MTBK 사장은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일부 차량에서 ABS와 이비에스(EBS, 긴급제동장치)에 대한 불만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다른 결함들에 대해서는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ABS와 EBS 오작동 증상이 나타난 차량은 한국과 네덜란드, 스위스에만 판매되는 차종으로, 두 시장에서 동일 증상이 접수된 적은 없다. 엔진 내 녹에 대해서는 라바호스를 통해 냉각수가 샐 경우, 운전자들이 엔진 과열을 막기 위해 물을 넣을 시 발생할 수 있는, 기계적인 결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합회에서 전체적인 결함이라고 주장하는 문제들이 각 차량의 개별적인 사안이라고 했다. 서비스센터의 대응에 대해서는 회사를 대표해 사과했다. 버거 사장은 "전국의 서비스센터는 개인사업자로 운영되기에 회사에서 직원 전부를 관리할 수는 없지만,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꾸준히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 참가한 인원의 절반은 MTBK의 고객이 아니다.

한 쪽에서는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조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그들은 한국지엠의 언론 사전공개 행사가 열리는 1전시장 앞에서 카허 카젬 사장을 비롯해 국내 언론들을 기다리며 고용권 보장을 요구했다. 조합원들은 "대법원도 판결했다, 정규직화 실시하라" 등을 외치며 회사의 비정규직 차별을 비판했다. 비정규직 노조는 지속적으로 회사에 교섭을 요청하고 있으나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황호인 비정규직 노조 지회장과 서형태 사무장은 "회사는 비정규직 고용으로 1년에 수백 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기고 있다"면서 8100억 원의 정부 투입금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지엠 관계자는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7월 3일까지 시정조치를 해야 하는 만큼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며 비정규직 분들의 거취도 하루 빨리 해결돼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오전 8시부터 오전 10시 넘어서까지 두 시위가 진행되는 가운데, 도요타를 시작으로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발표가 시작됐다. 이번 모터쇼에는 쌍용자동차를 비롯해 에프씨에이(FCA) 코리아, 폴크스바겐 코리아, 혼다코리아 등의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가 불참했다. 국산 완성차 4개 업체, 수입 6개 업체가 참가해 약 200대의 차량을 전시했다.

세계 최초 공개 2종, 2018 부산 국제모터쇼 본격 막 올라

7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018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E 300 e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E 300 e 7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018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E 300 e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관련사진보기


가장 먼저 기자들을 맞이한 도요타는 최상위 세단 아발론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날까지 정체를 꽁꽁 숨겼던 세계 최초 공개 차종인 이(E )300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현대자동차에서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카인 에이치디씨(HDC)-2 그랜드마스터 콘셉트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부산에서 공개했다. 이 차량은 회사의 향후 SUV 차종에 대한 디자인 방향성을 담고 있다.

또, 이날 경영 정상화의 본격 시작을 알린 한국지엠은 그 첫번째 단계인 중형 SUV 이쿼녹스를 소개했다. 회사는 이날 차량을 공식 출시하면서 국내 판매 가격과 세부 사양을 공개했다. 베엠베(BMW) 고성능 전기차 아이(i)8의 로드스터 차량도 한국서 첫 선을 보였으며 브랜드 최초 소형 SUV인 엑스(X)2를 함께 전시했다. 약 2년 6개월 만에 국내 판매 재개에 들어간 아우디도 참석해 큐(Q2)를 비롯한 3종의 콘셉트카를 출품했다.

현대차는 7일 열린 '2018 부산 국제모터쇼' 언론 사전공개 행사를 통해 에이치디씨(HDC)-2 그랜드마스터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 현대자동차의 에이치디씨(HDC)-2 그랜드마스터 콘셉트 현대차는 7일 열린 '2018 부산 국제모터쇼' 언론 사전공개 행사를 통해 에이치디씨(HDC)-2 그랜드마스터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 현대자동차

관련사진보기




태그:#부산모터쇼, #만(MAN)트럭버스코리아, #한국지엠비정규직노동조합원, #MTBK, #자동차결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