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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불멸의 물질'이라며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었던 석면은,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만 명 이상의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죽음의 물질'이 되어 우리 앞에 서 있다. 한국도 새마을 사업, 중화학공업 육성으로 석면사용량이 엄청나게 증가하면서 그동안 사용된 석면사용량만 200~240만 톤으로 예상한다.

강철보다 강하고 불에 타거나 쉽게 부식되지 않으며 다른 물질이 침투하기도 어려운 성질을 지닌 석면의 특징으로, 대다수 건축물과 브레이크 라이닝, 가스켓, 파이프 등에 무분별하게 사용됐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석면의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한국은 2009년에 이르러서야 석면사용을 금지하게 된다.

  과천 관문초등학교 석면공사 문제로 인한 학부모 등교거부 캠페인 사진
 과천 관문초등학교 석면공사 문제로 인한 학부모 등교거부 캠페인 사진
ⓒ 관문초등학교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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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뒤늦게 석면이 안전하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고위험 발암물질임을 확인하여 석면안전에 관한 사항이 '산업안전보건법', '식품위생법' 등 개별법에 분산되어 있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현재 재개발·재건축지역 인근 주민들의 석면 피해와 지질대 등을 형성한 자연 발생 석면 문제 등 새로운 석면발생원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의 필요성이 있음에 따라 생활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석면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국가 차원의 안전관리를 위해 2011년 4월 28일 '석면안전관리법'을 제정했다. 제정 이후 7차례 개정을 추진하였으나, 실제로 석면 없는 안전한 사회, 석면 노출 없는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선 시행과정에서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 마련과 국가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다음과 같이 필요하다.

첫 번째, 석면안전관리법 제5조(석면관리 기본계획 수립)에 의해서 정부는 5년마다 석면 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기본계획 수립 시 시·도지사 및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듣게끔 되어 있다. 2018년은 제2차 석면관리 기본계획이 시작되는 해로, 환경부에서 이미 기본계획을 수립하였고 향후 5년 동안 총 6,161억 원의 재정이 소요되는 계획이 마련되었음을 국회 토론회를 통하여 확인하였다(5월 9일 진행된 석면 정책 국회토론회). 하지만 그동안 석면 노출 예방과 안전한 석면 관리를 위해서 석면 추방 활동을 해온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여러 당사자의 의견은 예전 정권과 다름없이 여전히 사전에 수렴되지 못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석면 걱정 없는 안심 사회(환경부의 제2차 석면관리 기본계획)를 만들기 위해선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석면피해자, 학부모 등 여러 당사자의 의견을 사전에 수렴해야 한다.

둘째, 슬레이트와 같은 폐석면 처리대책의 경우 2030년까지 슬레이트 주택 52만 동(전체 73.3만 동의 약 71%)을 처리하여 슬레이트 주택 제로화를 추진(잔여 21.3만 동은 재개발, 리모델링 등을 통해 자연감소 예측)하겠다는 계획은 그동안 추진된 슬레이트 처리 결과를 비추어볼 때 달성하기 어려운 계획이기에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 2012년부터 전국에서 시작된 슬레이트 철거 사업은 현재까지 약 13만 동이 처리되었는데, 특단의 대책 없이 지금의 방식으로 철거된다면 앞으로 2030년까지 52만 동을 제거하기엔 불가능하다. 환경부와 지자체는 노후화된 슬레이트 제거를 위해서 기간 진행된 사업에 대한 평가를 통하여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부산 거제2구역 재개발지역 석면슬레이트 불법 철거된 모습이다
 부산 거제2구역 재개발지역 석면슬레이트 불법 철거된 모습이다
ⓒ 부산석면공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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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그동안 석면 해체·제거 과정에서 신뢰성 문제이다. 시·도를 불문하고 도심 한가운데서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 과정에서의 부실한 석면 조사와 석면 학교 건축물 해체·제거 작업과정에서 석면 잔재물 검출로 시민들과 학부모는 석면 공포에 불안해하고 있다. 이미 2017년 과천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의 석면 조사 부실 적발과 부산 거제 2구역 재개발 석면 슬레이트 불법철거, 그리고 2017년 여름방학 동안 석면 제거 1,214개 학교 중 410개교에서 석면 잔재물이 검출된 상황은 그러한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러한 석면 해체·제거 과정에서 석면 노출의 원인 중 하나는 석면 조사·해체, 폐기물 처리 등 모든 과정이 일원화되어 관리되지 못하고, 환경부와 노동부의 이원화된 관리로 책임성 회피와 집행력의 분산이 기여한 측면이 크다. 기간 부실한 석면관리에 대한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문제제기로 석면감리인 지정대상 확대, 석면해체·제거 사업장 모니터링단 구성, 감리 시험제 도입, 석면 조사기관 및 해체업자 책임 강화 등의 보안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국가차원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일원화된 석면안전관리-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넷째, 석면안전관리법에 전국 분포된 '자연 발생 석면'의 관리를 위해서 자연 발생 석면이 분포하는 지역의 지질도 작성, 위해성 등의 영향조사, 피해우려지역에 대한 관리지역 지정 및 석면안전 관리계획의 수립·시행토록 되어있다. 하지만 자연 발생 석면 관리지역에서의 개발 사업 또한 허용하고 있어서 문제가 심각하다. 아무리 석면 비산방지계획과 필요한 설치 등의 조치를 하더라도 개발 사업을 허용한다면 석면 노출을 예방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 발생 석면 지질도 작성 시 공고 의무로 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 11월에 이르러서야 전국 자연 발생 석면 광역지질도면(2012년부터 2015년까지 조사)을 공개한 것과 석면영향조사 결과 공고가 의무가 아니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부분은 국민들의 알 권리 침해와 자연 발생 석면 관리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준다.

마지막으로, 석면안전관리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석면 건축물에 대한 석면 안전관리의 문제이다. 일정규모 미만의 석면 건축물이 많음에도 석면 조사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관리가 되지 않는다. 그나마 어린이집과 노인요양시설의 경우 1년간 유예기간을 통하여 2019년에 전면 석면 조사를 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하였다. 이렇듯 안전한 석면 관리를 위해선 석면 조사 예외규정을 점차 줄여나가고, 더불어 석면안전관리법에 제외된 공장·상업용 건축물 또한 석면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석면 걱정 없는 안심 사회는 선언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석면안전관리법의 미흡한 내용을 보완하고, 사회 구성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며, 시민사회단체와 당사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것이 우선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이숙견님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입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부산 산재법 공부모임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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