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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이 특정 재판을 볼모로 박근혜 정권과 거래를 시도한 충격적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법률가들은 근본 개혁을 요구하며 대법원 앞에 천막을 펼쳤습니다. 이들은 특히 사법부가 스스로 권력에 협조했다는 점에서 유례없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시국 농성중인 법률가 5명과 만나 이번 사태의 원인과 해법을 진단해봤습니다. 7일 오전에 진행된 좌담회에는 이덕우 변호사(법무법인 창조), 오민애 변호사(법무법인 향법), 김태욱 변호사(금속노조법률원),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승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참석했습니다. 기사는 두 차례로 나눠 싣습니다. [편집자말]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동문 앞에 설치된 양승태 전 대법관의 사법거래 규탄 법률가 시국 농성장에서 법률들이 원인과 해법에 대해 좌담을 하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동문 앞에 설치된 양승태 전 대법관의 사법거래 규탄 법률가 시국 농성장에서 법률들이 원인과 해법에 대해 좌담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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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의 '재판 거래'를 향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과연 김명수 대법원장은 어떤 결단을 내릴까.

지난 5일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내부 문건 98개를 비실명 파일로 공개했다(관련 기사 : '사법농단' 문건 98개 모두 공개합니다). 공개된 문건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 내용과 실제 재판 결과가 일치한 정황들이 다수 존재했다. 그러나 이날 고위 법관(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들은 판사회의를 통해 관련자 형사조치를 반대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7일 최고참급인 전국법원장들이 모여 오전부터 간담회를 시작했다. 그 시각 대법원 앞에서 법률가 5명은 '재판거래' 피해자들과 함께 천막농성을 펼쳤다. 김 대법원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법조인들이 생각하는 해법은 무엇일까.

① 410개 문건 전체 공개

 이덕우 법무법인 창조 변호사, 오민애 법무법인 향법 변호사,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금속노조법률원 김태욱 변호사,  조승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
 이덕우 법무법인 창조 변호사, 오민애 법무법인 향법 변호사,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금속노조법률원 김태욱 변호사, 조승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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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우선 특조단이 조사한 문건 410개 모두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사에 앞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특조단은 지난 25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내부 문건 410개 중 174개만 '인용'해 공개했다. 그러나 국민에게 모두 문건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자, 문건 98개만을 비실명화해 공개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고 하니까 그제야 98개 문건을 공개했다는 태도 자체가 법원이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김 대법원장이 즉시 실행해야 할 조치로 '자료공개'를 꼽았다. 그는 "지금 문건 410개를 다 공개해야 하고, 시민사회 단체가 감시하는 구조에서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관에 포렌식을 맡기는 등 차근차근 진상을 규명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사법농단 관련자들이 스스로 이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조승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법원은 특조단 조사로 사태가 끝난 듯한 분위기인데, 오히려 사안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 사태 관련자들이 10명도 넘는다. 관련자들이 책임을 지고 대법원장에게 찾아가 양심선언을 하던가, 스스로 옷을 벗고 떠나는 게 사법부가 거듭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단계"라고 주장했다.

② 중립기구에 의한 수사

이들은 형사 조치에 반대하는 '고위 법관'들을 비판하며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검찰이 아닌 중립기구가 수사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덕우 변호사(법무법인 창조)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이 대법원장이 고발하면 안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하는데, 그들은 어떻게 보면 조사 대상자 아니냐"라며 "오히려 법원 내부에서 같이 동조하고 적극 협력했던 공범자일 가능성이 많은데 의견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

또 "대법원장이 고발하는 게 일선 법원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논리는 웃기는 소리"라며 "판사가 과연 성추행했다, 음주운전했다고 하면 조사하지 않을 건가. 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71년도 사법파동 땐 검사가 현직 부장판사에게 구속영장을 2번이나 청구했다. 이건 성추행·음주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태욱 변호사(금속노조법률원)는 "형사처벌 대상일 가능성이 높지만, 만일 증거 부족으로 형사처벌을 안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판결에 문제가 없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라며 "이미 자기들도 그 보고서가 정권의 취지에 맞춘 결과라고 인정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호중 교수는 '사회적 중립 기구'가 이 사태를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진상규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검찰 수사는 이 사태 일부만을 포착할 수 있을 뿐"이라며 "처벌받을 사람은 물론 처벌받아야 하지만, 검찰수사 받느냐 마느냐가 첨예한 쟁점이고 전부인 것처럼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연 개혁대상인 검찰이 이 수사를 하는 게 맞나, 누가 수사할지는 조금 더 깊숙이 논의해야 한다"라며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도 달라졌다고 하지만, 기존 검찰이 아닌 특조위나 특검을 통해 투명하게 수사를 진행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③ 근본 개혁 "양승태만의 문제 아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자신의 자택 인근에서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박근혜 청와대와) 재판 거래 의혹' 등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자신의 자택 인근에서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박근혜 청와대와) 재판 거래 의혹' 등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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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들은 진상규명, 수사 필요성에 이어 '근본적인 개혁'을 이야기했다.

김태욱 변호사(금속노조법률원)는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사법부는 사법 독립을 핑계로 비밀스러운 집단이었다"라며 "이번에 이탄희 판사 인사발령이라는 다소 우연한 계기로 발견됐는데, 이참에 발본색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이호중 교수는 '양승태 VS 김명수', '법원의 내부 갈등'으로 몰아가는 언론 보 도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편협하고 위험할 수 있는 생각"이라며 "이 사태로 법원이 사법권 독립에 있어 얼마나 취약하게 오랜 기간을 보내왔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사법부 관료시스템을 깨지 못하면 제2, 제3의 사법농단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이 교수는 "근본적으로 이 문제는 피라미드 조직으로 운영된 사법부 시스템에 있다, 젊은 판사들이 뼈 빠지게 공부했는데 승진을 위해 조직 논리에 순응하고 물들어가면서 대법관까지 가는 구조에서 잉태된 것"이라며 "사법부 관료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깨뜨리지 않으면 또 나올 수 있는 문제다, 단순히 양승태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승현 교수는 "법원이 환골탈태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법원 판결을 헌법재판소에 헌법 소원 청구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 이번에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판사 수를 확 늘리는 방안도 검토해보면 좋을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국민이 힘을 모아야 사법개혁이 가능하다고 호소했다. 이호중 교수는 "이 사태는 법률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파괴한 국정농단 사건"이라며 "박근혜를 국민 힘으로 몰아낸 것과 같이 양승태 적폐세력들을 국민이 나서서 몰아내야 한다. 모든 국민이 수단과 권리를 동원해 각자 위치에서 항의하고, 규탄하고, 요구하는 행동들을 함께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국민들이 여차하면 나서서 판을 갈아엎을 수 있는 잠재성이 있는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며 "그래야 사법 민주주의를 만들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법률가 5인이 말하는 사법농단 ① - 진단] "대법원 수사하면 나라 무너진다고? 이미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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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이희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