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는 7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핵폐기물 불법 매각,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전국규모의 대책위 구성도 제안했다.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는 7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핵폐기물 불법 매각,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전국규모의 대책위 구성도 제안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관련사진보기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핵폐기물을 불법으로 매각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전국적인 대책기구 구성을 제안하고 나섰다.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는 7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핵폐기물 불법 매각,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5월 초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자력연구원 소속 직원이 서울 연구로 해체과정에서 발생한 금과 구리전선, 납 차폐체 등을 무단 매각한 것을 확인했다. 조사결과 구리전선 약 5톤은 2005년경 무단 매각됐고, 금재질의 패킹은 2006년을 전후해 절취·소실됐다는 것. 또한 납 차폐체 17톤, 납 벽돌 폐기물 9톤, 납 재질 컨테이너 8톤 등의 소재는 찾지도 못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청와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연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 왔다. 그런데도 납득할 만한 후속 조치가 취해지지 않자 정부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며 전국대책기구 구성에 나선 것.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금 한반도는 비핵화와 평화를 향한 남북 대화가 이어지고 오는 12일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되면서 전쟁과 핵의 위험을 끝내고, 평화의 시대를 시작하려는 시점"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구체적인 탈핵과 안전 사회를 향한 로드맵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대전은 첨단과학기술도시, 편리한 교통의 중심의 도시에서 핵 위험의 도시, 핵폐기물 저장고의 도시가 되었다"며 "지금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이제는 오랫동안 국가기밀과 보안을 이유로 은폐되어 왔던 핵 시설들의 현황과 안전 상태를 가감없이 공개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근본적으로는 이전 정부의 대표적인 적폐였던 핵진흥과 전쟁 대비를 위한 정책 방향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대전에서 잇따르는 사고가 핵발전을 폐기하고, 평화로 가는 중대한 전환점에서 분명한 결단과 의지를 보여 달라는 신호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원자력연구원 사태는 그간 핵발전 진흥 세력들의 적폐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그들은 무소불위의 특권을 누리면서도 감시와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수십 년간 존재해 왔다"며 "그러하기에 우리는 오늘 전국의 탈핵을 염원하고 안전과 평화를 염원하는 단체와 정당, 시민들에게 전국대책 기구를 함께 만들어 대응하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끝으로 "대전은 이제 한국 탈핵 운동의 상징이자 중심이며, 원자력연구원이라는 지난 시기의 대표적 적폐 집단과 맞설 수밖에 없는 지역이 되었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전국의 탈핵을 염원하는 모든 지역과 단체, 시민들과 함께 조속하고 전면적인 탈핵, 원자력연구원으로 대표되는 핵산업계의 청산을 위해 중단 없는 실천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박상병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 공동대표는 "원자력연구원이 방사능에 오염된 핵폐기물을 무단으로 팔아 버렸다. 그 폐기물들은 지금 우리 곁에 있을 수 있다"며 "심지어 그 일이 10년 전에 일어났다고 한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핵폐기물이 아무렇게나 처리되어 왔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하기에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 지자체의 힘으로는 할 수 없다"며 "그 동안 일어난 불법행위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왕 노동당대전시당 위원장도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 대체 원자력연구원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말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항상 문제가 발생하면 대충 덮고 넘어가려고만 하고 있다"며 "이제 더는 안 된다. 정부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문재인 정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을 향해 "핵산업계의 적폐, 원자력연구원을 해체하라", "핵폐기물 불법 매각, 진상규명과 책임자를 처벌하라", "불안해서 못살겠다. 핵재처리실험 당장 폐기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이날 오후 유성구 관평도서관 대강당에서 '핵사고 없는 대전, 안전한 대전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일본원자력자료정보실에 근무하는 사와이 마사꼬 씨가 '핵쓰레기와 핵재처리'라는 주제로 발제한다.

또한 한살림대전 안옥례 이사는 '대전시민이 본 원자력연구원의 문제점'이라는 주제로,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과학기술자가 본 원자력연구원의 문제점'이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이후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태그:#한국원자력연구원, #30KM연대, #핵재처리실험, #핵폐기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