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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5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드루킹 특검법안 본회의 상정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 국회 본회의장 입구 막아버린 한국당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5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드루킹 특검법안 본회의 상정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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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2006년 지방선거 때부터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을 활용해 댓글 여론 조작을 벌인 정황이 드러났다는 <한겨레> 보도에 여의도가 발칵 뒤집혔다. 여야 모두 한국당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한국당은 똑같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댓글 여론 조작 활동을 벌인 '드루킹 사건'을 "자유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유린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공세를 벌여왔다. 무엇보다 한국당은 김경수 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를 겨냥해 '드루킹 사건'을 주요 지방선거 쟁점으로 부각시켜왔다.

<한겨레>는 5일 2004년부터 2012년까지 한나라당 의원 사무실에서 직원으로 일했던 직원 ㄱ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매크로 프로그램 활용 댓글 조작' 정황을 보도했다.

ㄱ씨는 "2006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각종 선거 캠프에 온라인 담당자로 참여했다. 매크로를 활용해 댓글을 달거나 공감 수를 조작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했다"라면서 그 증거로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 당시 한 후보 캠프 상황실장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문자 메시지에는 "네이버 등 포탈사이트 검색 1순위 작업 대책 시행 바람"이라는 지시와 "야간 매크로 세팅하겠다"는 답변 등이 있었다.

무엇보다 그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캠프 '사이버팀'에 파견돼 매크로를 활용한 여론조작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공식 선거운동 사무실이 아닌 여의도 이룸빌딩 1층에 '사이버팀' 사무실을 차리고 중앙당에서 제공한 100개 이상의 네이버 아이디로 MB 연관 검색어를 조작하고 부정적 기사에 댓글을 다는 일을 하는 데 매크로를 썼다"라고 밝혔다.

"일반인인 '드루킹' 여론조작 빌미 삼아 방탄국회 하더니..."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2006년 지방선거 때부터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을 활용해 댓글 여론 조작을 벌였다는 <한겨레> 보도가 나왔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2006년 지방선거 때부터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을 활용해 댓글 여론 조작을 벌였다는 <한겨레> 보도가 나왔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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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이러한 보도에 한국당에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무려 12년 전부터 조직적으로 댓글조작이 자행돼 온 사실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라며 "선거캠프에서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여론을 조작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선거 결과의 정당성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것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정당의 존립 근거조차 잃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 공직선거법의 공소시효는 만료됐지만 업무방해죄는 적용이 가능하다"라며 "수사 당국은 철저한 수사로 지난 10여 년의 범죄행위에 대해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석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일반인인 드루킹의 여론조작을 빌미 삼아 방탄국회까지 일삼았던 한국당의 전신인 정당에서, 최소 2007년부터 공식 선거운동 조직을 통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일상적으로 활용해왔다는 사실은 매우 모순적"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그는 "더구나 이는 한 개인도 아닌, 정당의 공식 선거운동 조직에서 자행된 집단적인 여론조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문제를 지닌다. 여기에 이어, 지난 정권이 속해있던 정당까지, 특정세력의 입맛대로 여론이 조작돼 왔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지난 정권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조작사건 등의 책임도 함께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도 각자 페이스북 등을 통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앞서 한국당의 '드루킹 특검' 공세를 겨냥한 비판이 두드러진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루킹이 저질렀다는 범죄를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은 십여 년 전부터 저질러 왔군요"라며 "그것도 무려 당 차원의 조직적 범죄였다. 매크로 조작은 보수세력이 원조라던 드루킹의 말이 사실이었다"라고 비판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도 "유체이탈 정당! 노답"이라며 "매크로, 공당 내에서 이뤄진거라면 드루킹 사건과는 비교도 안 될만큼 어마어마한 민주주의 유린하는 여론조작 아닌가. 야당은 특검하자고 주장하셔야 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드루킹 옥중편지에 나온 얘기를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왔다"라며 "매크로를 사용한 온라인 여론왜곡은 민주주의 파괴행위다. 여야를 가리지 말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주민 서울경찰청장님, 김경수 송인배 소환조사는 계속 미루면서 버티기 하시는데 한나라당 매크로는 얼마나 열심히 수사하실지 똑똑히 지켜보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논란은 지방선거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자유한국당 2006년부터 매크로 사용에 특검수사 합시다'는 청원이 올라온 상황이다. 청원 제안자는 "어제 양심선언한 2006년 한나라당 시절부터 매크로 사용한 일과 관련해 특검수사 요청한다. 그동안 심증은 있었으나 물증이 없어서 일방적인 수세에 몰렸는데 평등하게 특검수사를 강력하게 요청한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태그:#드루킹, #자유한국당, #매크로 , #6.13 지방선거, #댓글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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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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