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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메가박스 2관에서는 영화 <아니타 힐> 상영 후 ‘여성가족부XSIWFF 토크콘서트: #WITH YOU’가 열렸다.
 4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메가박스 2관에서는 영화 <아니타 힐> 상영 후 ‘여성가족부XSIWFF 토크콘서트: #WITH YOU’가 열렸다.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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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열리는 서울 신촌 메가박스 2관에서는 영화 <아니타 힐> 상영 후 '여성가족부XSIWFF 토크콘서트: #WITH YOU' 행사가 열렸다.

<아니타 힐>은 아프리칸 미국인 여성인 아니타 힐 변호사가 1991년 당시 연방 대법관으로 지명된 클래런스 토머스의 성희롱을 고발하는 과정과 이후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그려낸 영화다.

영화 상영 후 이어진 토크콘서트에서는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한 패널들과 관객들이 약 1시간 30분 동안 한국 사회의 성폭력 문제를 논의했다.

사회를 맡은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는 "<아니타 힐>은 1991년도에 일어진 사건을 주제로 다루지만, 너무나 소름 돋게 우리의 현실과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다. 동시에 여전히 현실을 바꾸려는 여성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라면서 "한국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논의해보면 좋겠다"라고 운을 뗐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아니타 힐이 성희롱 고발 이후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당한 2차 피해 등이 언급됐다. 동시에 현재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투' 이후의 2차 피해가 쟁점이 됐다.

여성문화예술연합 신희주 활동가는 "한 남배우의 성폭력 사건 같은 경우 2심에서 유죄 판결이 났음에도 피해자 신상을 노출하는 식으로 2차 가해가 이뤄지고 있다. 지지자들이 카페를 만들어서 '마케팅의 방식'으로 온라인 2차 가해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가해자의 이름을 치면 연관검색어로 피해자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영화계 내 성폭력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밝히기도 한 이영진 배우는 "당연한 말을 했을 뿐인데 발언의 파장은 어마어마하다. 자기 검열이 심해진다. SNS 메시지로 욕설은 당연하고  남성의 성기 사진을 받은 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 배우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제 발언에 힘을 실어주셨고 괜히 과도하게 자기 검열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폭력에 대해 말하는 것은) 생각보다 큰 용기와 담대함이 요구되므로, 위드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메가박스 2관에서는 영화 <아니타 힐> 상영 후 ‘여성가족부XSIWFF 토크콘서트: #WITH YOU’가 열렸다.
 4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메가박스 2관에서는 영화 <아니타 힐> 상영 후 ‘여성가족부XSIWFF 토크콘서트: #WITH YOU’가 열렸다.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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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백 장관은 "2차 피해를 줄이지 않으면 피해자들 신고할 수 없는 환경이다.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 점검단은 피해자가 원하는 경우 사건 신고 이후 6개월 이후까지 2차 피해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2차 피해가 언론을 통해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번에 한국기자협회 등과 함께 성폭력 피해자를 다룰 때의 가이드라인을 새로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는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은 반드시 2차 피해를 겪는다. 2차 피해에도 불구하고 아니타 힐이 사건을 끝까지 끌고 간 동력을 주목해야 한다"라며 "독립적인 여성 조직, 여성 연대, (피해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론 등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원민경 변호사는 "지난 4월 대법원은 법원이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음은 물론, 2차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고, '피해자가 처해있는 특별한 사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라며 "왜 이전에는 이렇게 판단하지 않았느냐"라고 2차 피해에 무감각한 법원을 비판했다.

이날 관객들의 질문 시간에서는 불법촬영 문제, 여성의 정치 세력화, 직장 내 성희롱 근절 방안 등 다양한 젠더 이슈 등이 제기되면서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정현백 장관은 직접 관객들의 다양한 질문을 받으며 정부의 해결책을 설명했다.

정 장관은 "갑작스럽게 터진 미투에 정부가 허겁지겁 따라가기 바쁘다. 마음에 안 들 수는 있지만 우리가 가는 방향은 같다. 현장에서 소통하는 게 중요하므로 사례와 의견을 전해달라"라고 전했다.

한편 영화의 주제였던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근절 대책에 대해 권김현영 연구활동가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권 활동가는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엄벌주의가 잘못 도입됐다. 엄벌주의는 신고자에게도 너무나 큰 부담이라 사실상 신고하기 어렵다"라며 "유럽식으로 노조를 강화시켜서 성평등한 조직을 견인하는 것과, 북미식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토크콘서트의 패널과 관객들은 다 함께 '#With_You' 피켓을 들고 "큰일은 여자가"를 외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태그:#서울국제여성영화제, #여성가족부, #정현백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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