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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민중항쟁 당시 광주의 참상을 취재한 고 위르겐 힌츠페터를 도왔던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고 김사복 씨의 아들 김승필 씨(가운데 왼쪽)와 지만원으로부터 ‘광수73’으로 지목받은 5·18 시민군 출신의 지용 씨(가운데 오른쪽)가 4일 광주지방검찰청에 지만원을 사자명예훼손 및 정보통신망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5·18민중항쟁 당시 광주의 참상을 취재한 고 위르겐 힌츠페터를 도왔던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고 김사복 씨의 아들 김승필 씨(가운데 왼쪽)와 지만원으로부터 ‘광수73’으로 지목받은 5·18 시민군 출신의 지용 씨(가운데 오른쪽)가 4일 광주지방검찰청에 지만원을 사자명예훼손 및 정보통신망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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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필·지용씨 "지만원 만행으로 고통, 구속 수사를"

5·18민중항쟁 당시 광주의 참상을 취재한 고 위르겐 힌츠페터를 도왔던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고 김사복씨의 아들과 실제 시민군으로 참여해 계엄군에 맞섰던 시민이 극우 논객 지만원을 검찰에 고소했다.

고 김사복씨 아들 김승필씨와 5·18 때 시민군으로 참여했던 지용씨는 4일 광주지방검찰청에 지만원을 각각 사자명예훼손,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및 정보통신망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김승필씨는 지만원이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자신의 아버지, 고 김사복씨와 5·18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고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를 '반국가사범', '불순분자'로 매도하는 글을 올리고 유포한 것을 문제삼고 나섰다.

김씨는 이날 제출한 고소장에서 "지만원이 제작 배포한 책과 '시스템 클럽(지만원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실린 글들이 극우 성향의 일베저장소나 극우 매체 뉴스타운 등에 유포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아버님의 명예훼손은 물론 저희 가족들도 또 한 번 씻을 수 없는 치욕과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만원은 고 위르겐 힌츠페터에 대해 '5·18음모에 가담한 간첩이다'고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펴는가 하면 고 김사복씨에 대해선 '빨갱이로 알려져 있다. 더러는 그를 간첩이라 한다'고 왜곡된 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

경남 창원에 ‘새마을청년연합’이란 단체가 내건 현수막. 고 김사복 씨와 고 위르겐 힌츠페터를 반국가사범으로 매도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김사복 씨 아들 김승필 씨 제공>
 경남 창원에 ‘새마을청년연합’이란 단체가 내건 현수막. 고 김사복 씨와 고 위르겐 힌츠페터를 반국가사범으로 매도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김사복 씨 아들 김승필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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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남 창원에는 고 김사복 씨와 힌츠페터를 반국가사범으로 매도하는 '가장 부끄러운 역사, 1980년 5·18 광주내란폭동'이란 제목의 현수막이 걸렸다. 맨 아래 '새마을청년연합' '지만원 박사'가 명시돼 있는 이 현수막에는 "힌츠페터(독일기자), 김사복(택시운전사), 함석헌은 반국가단체인 한민통과 내통돼 있었다. 포천에서 찍은 야유회 사진에 이들이 함께 있다"는 글이 적혀 있다.

김씨는 고소장 접수에 앞서 광주지검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영화 개봉 후부터 지만원이 아버님을 폄훼하는 글로 저와 가족들이 꾸준히 힘들어 했다"며 "일반 대중을 상대로 거리에 현수막까지 설치하는 이해할 수 없을 일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의아하다"며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양 주변인들을 부추기는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나섰다"고 밝혔다.

고소장 제출에 앞서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고 김사복 씨 아들 김승필 씨가 법적 대응에 나서게 된 이유를 밝히고 있다.
 고소장 제출에 앞서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고 김사복 씨 아들 김승필 씨가 법적 대응에 나서게 된 이유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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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씨는 지만원으로부터 '광수(5·18 때 내려온 북한특수군)73'으로 지목 당했다.

지만원은 화보집 '5·18영상고발', 도서 '5·18팩트로만 증명된 북한특수군' 등을 통해 5·18 당시 옛 전남도청에서 활동하는 시민군들의 모습이 찍힌 사진 속 지용씨를 지칭해 북한에서 침투한 특수군 '광수73'이라고 왜곡된 주장을 폈다.

특히, 지용씨를 민간인을 납치, 폭행, 고문, 살해한 '반탐조'의 일원으로 지칭했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지용씨는 최근 5·18기념문화센터 임종수 소장을 찾아가 자신이 5·18 당시 시민군 일원으로 참여했고,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지만원은 자신의 온라인 사이트에 "지용, 반공인사 지갑종 씨 이름 더럽히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용씨를 비난하기도 했다.

5·18에 대한 트라우마로 38년간 침묵하며 살아온 지용씨는 지만원의 왜곡된 주장을 더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에 나섰다.

지씨는 지만원이 지난 5월 21일 "지용의 얼굴, 제73광수 얼굴이 아니다"는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 지만원이 옛 전남도청 앞 시민군 중 '광수73'이라고 지목한 사람이 자신임을 증명하기 위해 1980년, 1981년 촬영한 사진도 제출했다.

김승필씨와 지용씨는 이날 제출한 고소장에서 "이번 고소를 계기로 지만원을 반드시 구속 수사해 그의 불법 만행을 엄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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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제휴사인 <광주드림>에 실린 글입니다.



태그:#김사복, #지만원, #5.18, #위르겐 힌츠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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