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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이 지난 2013년 4월 3일 북한의 일방적인 통행 제한 조치로 가동 중단된지 160여 일 만에 재가동된 가운데 17일 오전 북한 개성시 봉동리 개성공단 SK어패럴에서 근로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개성공단이 지난 2013년 4월 3일 북한의 일방적인 통행 제한 조치로 가동 중단된지 160여 일 만에 재가동된 가운데 17일 오전 북한 개성시 봉동리 개성공단 SK어패럴에서 근로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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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개성공단이 주목받고 있다. 남북의 판문점 선언과 북미 간의 데탕트에 힘입어 한반도 평화 정착의 가능성이 커지자 남북경협과 평화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세간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정작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2016년 2월 갑작스러운 개성공단 폐쇄와 함께 모든 걸 북에 두고 내려온 이후 지금까지 크게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언했던 배상과 보상, 지원 대책은 여전히 답보상태이며, 공단 폐쇄로 인한 영업 손실은 그대로 기업가의 몫이다. 물론 정권이 바뀌어 개성공단 재개의 가능성은 커졌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추정의 영역일 뿐이다.

따라서 지난 4월 개성공단 기업가들이 3차 남북정상회담 당일 아침 청와대를 출발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배웅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그만큼 그들이 절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몇 해 전 개성공단 기업들끼리 협동조합을 만든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필요와 열망, 즉 절박함이 있을 때 설립 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의 협동조합들은 어떤 계기로 만들어졌으며, 현 시국과 관련하여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난달 11일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희건 이사장을 만나보았다.

개성공단 협동조합의 설립과 현황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희건 이사장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희건 이사장
ⓒ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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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 기업들이 협동조합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협동조합은 2015년 4월에 결성했어요. 개성공단에 들어간 기업은 124개인데 그 중 34개 경기도 기업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었죠. 그 배경엔 2013년도 북측에 의해 개성공간 가동이 6개월 정도 중단된 일이 있었습니다.

개성에 진출한 기업들의 85% 정도는 OEM 기업입니다. OEM기업은 제품을 생산하고 거래처의 상표를 부착해서 납품하는 업체인데, 공단이 6개월 동안 중단이 되고 나니까 그 기업들이 올 스톱 되어버렸죠. 결구 바이어도 이탈해버렸고, 매출은 감소했고, 회사는 어려운 상황을 6개월 동안 겪게 됐죠. 그래서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위기를 탈출하자고 했습니다."

-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무엇을 하려고 하셨던 거죠?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판로개척입니다. OEM 원청의 의존도를 좀 줄이고 우리가 자생력 확보 차원에서 판로개척을 해보자. 판로개척을 하려다 보니까 브랜딩을 가장 먼저 하게 됐죠. 그래서 그 결과로 개성공단 기업 20개사가 참여해서 공동브랜드 시스브로라는 걸 만들었어요. 개성공단 공동 브랜드입니다.

두 번째는 개성공단과 관련해서 지자체와 이야기를 하려는데 구심점이 없었어요. 그래서 조합을 결성해서 구심점이 되어 판로개척이나 여타 기타 사업을 이야기하고자 했죠. 협회나 이런 데는 사적인 성격이 강한 데 반해서 조합은 법의 보호를 받는 단체죠. 참여한 기업들이 출자금을 내다보니 결속력이 세고, 대외교섭력도 좋고."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의 활동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의 활동
ⓒ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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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이 중단된 지금 협동조합은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

"현재 일산 킨텍스 2전시장에 100평 정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래 명칭은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으로서 운영했는데 공단 중단 이후 물건 공급이 안 되다 보니까 많이들 빠져나가고 대신 경기도의 유망 중소기업 제품들을 유치했어요. 그래서 현재는 경기도 유망 중소기업 전시 판매장이 되어버렸죠. 그러나 개성공단이 다시 정상화되고 우리 기업들이 다시 참여하고 생산이 공급되면 다시 또 개성공단 원래 취지대로 세팅해야죠.

조합이 현재 추진하는 또 다른 사업은 개성공단 물류단지입니다. 최근 언론에서 나오는 파주 제2개성공단하고는 달라요. 거기는 공단을 남쪽에 세우고 북한 근로자가 내려와서 일하는 것이고, 우리가 조성하고자 하는 물류단지는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의 물류단지를 만드는 일입니다."

- 개성공단에는 물류창고가 없나요?
"개성공단 중단됐을 때 전 세계에 타전된, 승용차에 물건 가지고 내려온 그 장면 기억하시죠? 그 이유가 뭐냐면 개성공단에는 물류창고가 없어서 그래요. 개성공단의 OEM기업들이 거래처로부터 오더를 받아서 제품 생산을 해요. 그런데 물류창고가 없어서 납기 때까지 공단에 쌓아두었다가 납기가 되면 가지고 오는 구조죠. 그런데 이게 갑자기 막히자, 승용차에다 물건을 바리바리 싣는 장면이 연출되는 겁니다. 그래서 남쪽에 물류창고를 지으려 하죠."

개성공단을 선호하는 이유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의 활동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의 활동
ⓒ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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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류창고도 없어서 그런 리스크도 감수해야 하는데 왜 기업들은 개성공단을 가나요?

"개성공단의 경쟁력 때문이죠. 개성공단이 중단된 뒤 우리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개성공단과 계속 비교가 되죠. 인건비는 비슷한데 무엇보다 기동력이 떨어져요. 베트남을 가려면 한 번 가는데 10시간, 하루 걸리는데 개성은 여기서 한 시간 반이면 갔다가 오후에 나올 수 있어요. 또 소통도 잘 돼요. 베트남에 가서 이렇게 좀 합시다 하면 말이 통합니까? 통역 붙여야죠. 그러니 품질관리도 잘 안 되고. 개성공단은 경쟁력 있는 노동력에, 소통도 되고, 기동력도 좋고, 한국 사회고, 품질도 좋고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 그럼 개성공단이 열리면 당장에라도 들어가시나요?
"40여 개 정도 기업들은 즉시 들어간다고 하지만 신중론을 펼치는 기업들이 더 많아요. 리스크에 대한 보장이 있어야죠. 기업들은 어차피 투자를 다시 해야 해요. 재가동 해야지, 설비 개보수해야지, 기계 교체해야지, 주재원들 다시 채용해야지. 그런다고 금방 정상화됩니까? 몇 개월 정도는 근로자들 트레이닝 시켜야지. 이 모든 게 비용입니다."

- 개성공단을 재개하려면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통행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우리가 들어가려면 일주일 전 통일부에 신청을 해요. 몇 월, 며칠, 몇 시에 들어가겠습니다. 그 시간이 아니면 못 들어갑니다. 그리고 또 나오는 시간을 받아야 됩니다. 그 시간에 못 나오면 문제가 생겨요. 그런데 세상에 이런 공단이 어디 있어요? 일을 하다보면 빨리 볼 수도 있고, 연장할 수도 있지. 아무 때나 가서 일보고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통신도 해결돼야 해요. 휴대폰을 못 가지고 들어가잖아요. 인터넷도 안 되고.

그리고 무엇보다 근로자 확보가 필요해요. 2016년에도 개성공단 내에 2만 명의 근로자가 부족했어요. 그 사람들을 충원하려면 뭐가 필요하겠습니까? 출퇴근 가능한 거리에 있는 근로자면 대중교통으로 움직이면 되는데 문제는 철도나 도로 상황이 열악하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빨리 철도를 제안해야 합니다. 그다음에는 합숙소, 기숙소를 지어야 하고요."

- 왜 그전에는 기숙사를 안 만들었을까요?
"옛날 노무현 정권 때, 우리가 1만5천 명 분의 합숙소를 지어주기로 했어요. 그런데 이명박 정권 들어서서 MB가 뭐라고 했냐면 왜 합숙소를 짓느냐, 합숙소 지으면 거기서 노사분규 일어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표현을 한 적이 있었대요. 어쨌든 그래서 그 뒤로는 합숙소를 거론도 못 했어요."

정부에게 바라는 점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의 활동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의 활동
ⓒ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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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감회가 다른 사람들과 달랐을 것 같은데?

"솔직히 눈물이 주르륵 흐릅디다. 9시 반에 매장에서 모니터를 계속 보는데 눈물이 왈칵 나오는 거야. 너무 억울했어요. 솔직히 말해서. 2016년 2월에 중단됐을 때 내가 통일부 장관 만나서 뭐라고 했냐면 '장관님, 정부의 중요한 조치에 대해서 이해합니다. 국가안보와 국민의 안위를 위해서 정말 고심에 찬, NSC 상임위 통해서 이렇게 결정됐다고 하는데 이해합니다. 다만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올인한 생활터전 다 놓고 내려와 버렸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뭔가 좀 대책이 나와야 되는 거 아닙니까. 실효성 있고 지속성 있는 대책 부탁드립니다' 했어요. 그런데 통일부 혁신위에서 발표된 내용이 뭡니까. NSC 상임위도 거치지 않고, 국무회의도 거치지 않고 대통령 말 한마디로 중단시켰다는 거 아니에요. 억울하죠. 그 막대한 영업 손실에 대해서. 기업들은 모두 불량 기업이 되어버렸는데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 정권이 바뀌고 나서는 다른 움직임이 없었나요?
"작년 2월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두 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개성공단 빨리 가동시켜주시고, 억울한 피해에 대한 배보상을 부탁드린다고. 그랬더니 답을 주셨어요. 개성공단은 당연히 정상화 되어야 하고 기업들이 입은 손해, 손실은 전액 배상, 보상되어야 한다고. 정부 대책, 정책을 믿고 간 거니까. 남북한 경제협력이 통일에 도움이 될 거라는 애국적인 마음까지 더해서 입주했으니까 당연히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부디 그대로 됐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의 의지는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2013년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회의실에서 바라본 공단의 모습
 2013년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회의실에서 바라본 공단의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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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정부에게 원하는 것은?
"현재 중기벤처부 내에는 남북경협과 관련된 담당이 없어요. 우리가 상대할 수 있는 창구가 없죠. 대신 산업부에 남북경협팀이 있는데 그건 대기업이나 쓸모 있을까 우리에게는 너무 멀어요. 개성공단은 중소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니까 당연히 중기벤처부에서 개성공단, 남북경협 사업을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조직을 만들어야겠죠. 개성공단에 대한 경제협력이나 경협은 중기벤처부에서 주관해서 관리해야 합니다."

개성공단 기업들이 하루빨리 제 자리를 찾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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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지금은 비록 회사에 몸이 묶여 있지만 언제가는 꼭 공부를 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