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선거 첫날인 지난달 31일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를 밀어넘어뜨린 것으로 알려진 장애인부모 심아무개씨가 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배후가 있는 조직적인 테러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선거 첫날인 지난달 31일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를 밀어넘어뜨린 것으로 알려진 장애인부모 심아무개씨가 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배후가 있는 조직적인 테러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31일 낮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의 출정식에서 권 후보를 밀어 다치게 한 것으로 알려진 장애인 부모가 테러범으로 묘사된 데 대해 억울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권 후보의 선거현장에 자폐성장애 1급인 딸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나왔었다는 심아무개(50)씨는 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권 후보가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에 미안한 마음"이라며 "하지만 폭력을 휘두르고 배후세력이 있다거나 테러를 했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죽했으면 무릎을 꿇었겠나? 우리의 심정 이야기하고 싶었다"

심씨는 "아이의 교재도 사고 시내 구경도 할 겸 가벼운 마음으로 시내에 나갔다"면서 "권 시장이 유세를 한다고 해서 장애아를 둔 엄마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현장에 갔다"고 말했다.

그는 "권 후보가 연설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올라갔을 때 우리 부모들이 앞에 가서 무릎을 꿇고 앉아 장애인정책에 대한 협약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며 "그런데 급하게 내려오는 바람에 의사를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심씨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오죽했으면 무릎을 꿇고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었겠느냐"면서 "아이는 또 얼마나 마음이 아팠겠느냐. 이렇게 장애인과 가족들이 힘들어 한다는 것을 알리는 게 죄가 될 줄 알았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 마음을 알리고 싶었다"며 "우리는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권 후보가 지지자들하고 악수도 하고 웃고 사진을 찍었다. 나도 다가가 말을 하고 싶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냥 막 가시길래 가지 말고 이야기를 들어보라며 손을 내밀었는데 뒤로 넘어졌다. 급히 다른 손으로 잡으려 했지만 넘어져 너무나 황당했다. 폭력을 휘두르려고 했다면 주먹을 쥐고 있거나 손을 휘둘러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동영상에도 그렇게 나온다"고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심씨는 "다른 시·도에는 장애인에 대한 주간활동서비스를 하는데 대구는 아직 시범사업만 하고 있다. 주민센터에 가면 탁상행정만 하고 있어 우리의 이야기를 잘 모른다"면서 "이런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는데 '백주의 테러'라고 하니 말이 안 나온다"고 했다.

그는 "그나마 대낮이라 다행"이라며 "야간이라면 살인미수라는 말을 듣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입은 옷 그대로 입고 나와 억울한 마음을 알리고 싶은 생각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테러라는 말 동의할 수 없어, 장애아를 둔 평범한 시민"

선거 첫날인 지난달 31일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를 밀어넘어뜨린 것으로 알려진 장애인부모 심아무개씨가 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배후가 있는 조직적인 테러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심씨는 권 후보가 빨리 병원에서 나와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선거 첫날인 지난달 31일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를 밀어넘어뜨린 것으로 알려진 장애인부모 심아무개씨가 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배후가 있는 조직적인 테러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심씨는 권 후보가 빨리 병원에서 나와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심씨는 '테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일개 장애 부모를 두고 뭘 얻으려고 그런 말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나는 테러범이 아니라 장애아를 둔 부모로 이 땅에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장애부모로 산다는 것이 이렇게까지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어제 그 자리에 가서 장애인 부모가 얼마나 힘든가를 새삼 느꼈다. 권 후보 지지자들이 막말을 하는 것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장애인을 둔 부모가 아니고 권 후보의 지지자였다면 그렇게 막말을 했을까"라며 "권 후보도 일어나 나에게 다치지 않았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가 세상에서 가장 긴 날이었다"며 "장애아 부모로 산다는 게 정말 힘들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심씨는 언론에도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사진 찍자고 다가간 것도 아니고 가슴을 밀친 것도 아닌데 기자들은 일방적으로 밀치고 넘어뜨린 것처럼 썼다"면서 "기사를 읽으면서 온 몸이 떨렸다. 우리 이야기도 듣고 기사를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권 후보가 병원에 입원하고 배후세력이 있다거나 선거테러라는 언론기사를 보면서 온 몸이 떨렸다고 말했다. 또 너무 긴장해서인지 오른쪽 팔이 저려서 하루 종일 아팠다며 힘들었다고 말했다.

심씨는 "의도하지 않은 일이지만 다쳐서 유감"이라며 "개인적인 감정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병원에 입원했다니 미안한 마음이다. 권 후보가 빨리 완쾌하셔서 시민들 곁으로 돌아오시길 바란다"고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이번 일로 장애인들이나 장애인을 둔 부모들이 피해를 볼까봐 걱정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이런 일로 장애부모들이 사회적으로 나쁜 모습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장애아를 둔 부모라는 이유로 손가락질을 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태그:#권영진, #장애인, #장애인부모, #장애인단체, #대구시장
댓글39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