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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대한항공직원연대 4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대한항공직원연대 4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상징물을 목에 걸고 나왔다. 이들의 구호는 현실화 될 수 있을까?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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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물세례'가 아버지의 코 앞에까지 이르렀다.

세 모녀(이명희·조현아·조현민)의 갑질로 상징되던 '대한항공 사태'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조세포탈·횡령·배임 수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총수 일가의 정점인 조 회장에게까지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대한항공 직원들의 "조양호 일가 퇴진" 구호가 단지 집회장의 구호에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31일 오전 수사관 30여 명을 보내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재무본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재무본부는 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대한항공의 핵심 부서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조 회장이 아버지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 보유 자산을 물려받으며 상속 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국세청 고발 이후인 지난 24일에도 조 회장의 혐의를 증명하기 위해 한진빌딩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때 조 회장의 동생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총수 일가와 주변 계좌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해 비자금 조성 여부까지 수사 중이다.

꼭꼭 숨은 조양호

'땅콩 리턴' 직접 입장 밝힌 조양호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명 '땅콩리턴' 논란을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 대해 사과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이날 조 회장은 "제 여식의 어리석은 행동에 고개숙여 사죄한다"며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애비로서 너그러운 용서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 모녀(이명희·조현아·조현민)의 갑질로 상징되던 '대한항공 사태'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조세포탈·횡령·배임 수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당시 사과 기자회견 후 자리를 나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모습이다. 그때와 달리 지금 조 회장은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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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진행된 압수수색은 조 회장의 조세포탈뿐만 아니라 총수 일가 횡령·배임 혐의도 겨냥하고 있다.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횡령 규모는 200억원이 넘는다.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와 '통행세'를 이용한 횡령이다.

검찰은 지난 25일에도 트리온무역과 미호인터내셔널 사무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트리온무역은 스카이샵(대한항공 기내 면세품 판매 업체)에 주류를 납품하는 업체로 조 회장 자녀 삼남매(조현아·원태·현민)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미호인터내셔널은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씨가 공동대표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역시 스카이샵에 화장품을 공급해왔다.

두 업체 모두 면세품 중개업체인데, 검찰은 총수 일가가 자신들이 대표로 있는 중개업체를 거래 중간에 끼워넣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이른바 통행세를 편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이번 사태 이후 한 차례 서면 사과문을 냈을 뿐(4월 22일), 아직까지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4년 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이 벌어졌을 때 직접 언론 앞에 나와 사과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 16일에는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연례행사 참석"을 이유로 미국 LA에 가려고 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돌연 출국을 취소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후 사건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 회장이 탈세·횡령·배임 등에 얼마나 관련돼 있는지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조 회장 소환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경찰, 부인 이명희씨 구속영장 청구... 앞으로도 줄줄이

포토라인에 선 이명희, 조현민, 조현아 (왼쪽부터) 5월 28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소환되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지난 5월 1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소환되는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  5월 24일 서울출입국외국인철 이민특수조사대에 소환되는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 포토라인에 선 이명희, 조현민, 조현아 (왼쪽부터) 5월 28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소환되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지난 5월 1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소환되는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 5월 24일 서울출입국외국인철 이민특수조사대에 소환되는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 유성호/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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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대한항공 재무본부를 압수수색한 날, 경찰은 부인 이명희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이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수상해, 상해, 특수폭행, 특가법(운전자폭행),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등 7가지이다.

경찰은 이씨가 2011년 8월부터 2018년 3월까지 ▲ 평창동 자택에서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비원에게 전지가위(가지치기할 때 사용하는 가위)를 던지고 ▲ 구기동 도로에서 차량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사의 다리를 발로 차 상해를 가하고 ▲ 호텔 공사 현장에서 조경 설계업자에게 폭행을 가하고 공사자재를 발로 차 업무를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를 포함해 이씨가 피해자 11명을 상대로 24건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본 경찰 측은 "이씨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특별한 죄의식 없이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행과 모욕·상해를 지속적으로 가했다"라며 "그 사안이 중대함에도 범행에 대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등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구속영장 신청 이유를 밝혔다.

만약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이씨는 이번 사태 이후 '총수 일가 1호 구속'의 불명예를 안게 된다. 앞서 서울강서경찰청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를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하려 했지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씨는 관세청과 출입국 당국의 조사 대상이기도 하다. 관세청은 밀수·관세포탈 혐의로 이씨와 두 딸(조현아·현민)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다음 달 4일 인천본부세관에 소환돼 가장 먼저 조사를 받을 예정인데, 이후 이씨도 소환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8일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로 조 전 부사장을 소환 조사한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법무부 산하)도 같은 혐의로 이씨를 곧 소환할 예정이다.

앞에서 소개한 사례를 포함해 이번 사태를 조사하는 정부기관만 10곳에 달한다. 검찰은 총수 일가의 조세포탈·횡령·배임 건, 경찰은 이명희·조현민 모녀의 폭행 건, 관세청은 총수 일가의 밀수·관세포탈 건, 법무부는 이명희·조현아 모녀의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건을 조사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전무의 진에어 등기이사 재직 및 권혁민 진에어 대표의 중대결함 항공기 투입 강행 건, 교육부는 조원태 사장의 인하대 부정 입학 건, 국세청은 총수 일가의 상속세 탈루 건,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의 부당 내부거래 건을 조사하고 있다.

또 고용노동부는 직원 블랙리스트 작성 등과 관련해 대한항공 근로감독에 착수했고, 보건복지부는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통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대한항공직원연대 4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조종사가 촛불을 들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대한항공직원연대 4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조종사가 촛불을 들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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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동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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