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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로 시작하여 9×9=81로 끝나는 것, 구구단이다. 언제 구구단을 처음으로 배우는지 정확하진 않으나, 10세 전후로 습득한 구구단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평생 기억하는 것이 보통이다. 전자계산기가 보편화되고 4차 산업혁명을 운운하는 요즘 시대에 구구단을 습득하는 것이 뭐 그리 대수로운 일인가 생각된다. 오히려 구구단을 배우는 시기 즈음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방법과 안전사고에 대응하는 구체적 요령을 습득하였다면, 하루가 멀다고 발생하는 각종 안전사고는 확연히 줄어들지 않았을까.

학교안전법, 보상 위주에서 예방 위주로의 개정

 학교의 안전은 모든 구성원들의 노력, 특히 정부의 책임이 중요하다
 학교의 안전은 모든 구성원들의 노력, 특히 정부의 책임이 중요하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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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안전법')은 학교안전사고를 예방하고, 학생·교직원 및 교육 활동 참여자가 학교안전사고로 인하여 입은 피해를 신속·적정하게 보상할 목적으로 2007년 1월 26일 제정됐다. 2012년 3월 21일에는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학교안전공제회에서 우선 피해를 배상하고 가해 학생의 보호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하기 위해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개정됨에 따라 학교안전법상 학교 안전공제사업 범위 확대를 이유로 개정됐고, 2014년 5월 14일에는 이른바 '해병대 캠프' 등 청소년 수련시설에서의 사고가 일어나자, 학교장이 수련시설의 안전 여부를 확인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개정이 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인 2015년 1월 20일에는 학교안전사고 예방에 필요한 계획의 수립·시행 등에 관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를 강화하고, 사고 예방과 보상에 관해 제도의 전반을 개편하기 위한 개정이 있었고, 2016년 2월 3일에는 안전교육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개정이 있었다.

학교안전법의 연혁을 살펴보면, 10여 년 전 법 제정 당시에는 이미 발생한 사고에 대한 보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현재는 점차 사고의 예방과 예방 교육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개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매번 중대한 재해 이후에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법 개정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따라서 개정된 법률은 무고한 학생들의 죽음과 유가족의 고통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행법은 안전사고예방 계획 수립, 안전사고예방위원회의 설치, 안전교육(보건위생관리교육, 재난대비 안전교육, 학교폭력 예방교육, 성폭력 예방교육, 성매매 예방교육 등), 학교시설 안전관리, 안전사고 예방 및 대책 전담부서 설치 등 학교의 안전과 관련한 교육부 장관, 학교장 등 교직원의 각종 책임과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학교안전법, 학생들의 안전을 담보하기에 충분한가

수차례의 개정을 거듭한 법은 법령체계가 잘 정비된 듯 보인다. 그러나 시행령과 시행규칙 전반을 살펴보면, 안전교육의 실시의무 및 실시 대상 범위는 확정되어 있지만 그 내용이나 방식은 전문가 위탁 또는 포괄적으로 규정됨에 그치고 있어 실제 각 학교의 특성에 따라 실효성 있는 안전교육이 시행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교육부에서는 학교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안전교육 7대 표준안(생활, 교통, 폭력·신변, 약물·사이버, 재난, 직업, 응급처치) 주요 내용을 확정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학생의 발달 단계별 적합한 맞춤형 안전교육을 지향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맞춤형 안전교육은 교원의 의지와 역량에 좌우되는 측면이 크며, 어디까지나 그 규정형식이 '지침' 수준에 그치고 있어 구속력을 갖기 어렵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체계적 예방 및 대처 방안에 대한 교육은 예비 교원 양성과정에서조차 미비하거나 충분치 못한 실정이라는 점이다.

특히, 학교마다 주어진 환경적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각 학교의 환경조건과 학생들의 수준을 반영한 특화된 안전교육이 절실하다. 예컨대 유형별 장애 학생들에 대한 학교 안전도 고려하여 장애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바탕으로 한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든가, 공업계열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적합한 실습현장의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세부적 방안이 적어도 '시행령' 차원에 규정되어야만 교육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

학교폭력 예방이 법에 언급되고는 있으나, 사고 발생 후 구상권 행사 등 사후대처 중심으로 규정되고 있을 뿐, 안전사고의 구체적 유형으로 포섭되고 있다기보다 학교장의 관리·감독에 속하는 업무가 '직접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 아닌, 일부 학생의 일탈 정도로 평가되는 것도 문제다. 최근 학교폭력은 단순히 신체적 폭력이 아닌 사이버상의 집단 따돌림 등 심리적·정신적 괴롭힘을 주는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폭력 유형도 조직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학교폭력을 학교 내 안전사고의 문제로 인식하여야만 교직원이 학교 안팎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의 변화와 특이사항에 효과적으로 개입하고 보다 적극적인 예방 교육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학교안전사고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주로 생명과 신체사고 위주로 규정되어 있는데, 정신건강의 손상을 생명·신체 손상에 따르는 부차적인 문제로 다룰 것이 아니라, 별도의 안전사고 범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학교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 등을 내실화하려면 적정한 재원의 확충이 전제되어야 한다. 국가는 학생들이 안전하게 교육받을 여건을 조성해주는 방식으로 교육기본권을 보장해야 할 책무가 있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 지방정부는 지방교육청에 안전교육과 관련한 재원을 확대지원해야 한다. 사후적 보상 중심에서 사전적 예방 중심으로 자원을 배분한다면, 궁극적으로 보상을 해야 하는 피해사례가 줄어들 것임은 자명하다.

학교 안전교육, 구구단 암기만큼 당연시 되어야

세월호 참사를 겪은 이후 사회 구성원의 안전감수성은 확연히 높아졌다. 그러나 고통스러운 경험을 통해 안전감수성이 생겨나는 비극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안전교육을 통해 삶을 관통하는 기억의 한켠에 '안전'을 새겨 넣는 작업은 '구구단'을 암기하는 것만큼 당연한 일이 되어야만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조애진 변호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회원입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부산 산재법 공부모임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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