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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장 후보로 출마한 무소속 윤병국 후보의 5대 공약. 사진속 인물이 윤병국 후보
▲ 윤병국 후보의 5대 공약 부천시장 후보로 출마한 무소속 윤병국 후보의 5대 공약. 사진속 인물이 윤병국 후보
ⓒ 윤병국후보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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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시는 민주당 강세지역이다. 지역 국회의원 4명이 모두 민주당이고, 부천시장도 지난 8년간 민주당이었다. 부천시의회의 다수당도 민주당이다.

그런데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부천에서는 시민정치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민주당 강세지역에서 풀뿌리 생활정치를 하겠다고 '무소속'으로 나선 후보들이 있기 때문이다. 부천시장 후보로 나선 윤병국 후보와 시의원 후보로 나선 최진우 후보(다선거구 : 약대동, 중1,2,3,4동)가 그들이다.

이들은 법적으로는 무소속이지만, 실제로는 소속된 시민정치조직이 있다. 윤병국 시장 후보는 부천지역의 시민들이 만든 '부천시민정치 정정당당'이 선출한 후보이다. '부천시민정치 정정당당'은 부천지역의 지방자치 개혁을 위해 만들어진 시민정치조직이다.

최진우 시의원 후보는 부천YMCA 시민정책 100인 클럽(이하 "100인클럽")의 공식 선출후보이다. 100인클럽은 시민과 소통하는 정치, 시민생활을 위협하는 대기오염·미세먼지에 대해 진지한 대안을 마련하는 정치, 걷고 싶은 길을 만들고, 대규모로 개발하기보다 재생하는 정치를 지향하는 시민모임이다.

민주당 도시라고 할 수 있는 부천시에서 이들이 시민정치를 표방하며 출마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민주당을 박차고 나온 후보

이들은 부천시에서는 민주당이 '토건정당'이고 기득권 정당이라고 비판한다.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하고 녹지가 부족한 부천에서, 민주당이 장악한 시청과 시의회는 초대형 개발사업만 강행해 왔다는 것이다.

부천시청옆 시유지 1만평을 매각해서 초고층 아파트를 세우고, '부천의 허파'로 불리는 대장들녘 70만평에 산업단지 등 대규모 개발을 강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윤병국 시장후보의 선거슬로건은 "토건행정 OUT, 미세먼지없는 부천"이다.

윤병국 후보는 부천시의원을 3번이나 역임한 시의원 출신이기도 하다. 처음 2번은 민주당으로 당선됐지만, 민주당 시장이 강행하는 토건개발에 반대하는 등 갈등을 빚다 탈당해서 2014년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 이후에 그는 단식농성까지 하면서 토건개발에 반대하는 의정활동을 펼쳐왔다.

최진우 후보는 환경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최진우 후보도 대장들녘을 난개발하는 것에 반대하는 시민활동을 해 왔다. 그는 대장들녘에 산업단지를 세우지 말고 국가농업생태공원을 만들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도전이 쉽지는 않다. 이번 지방선거가 중앙정치 이슈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무소속 시민후보들을 알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더구나 선거비용이 큰 문제이다. 다른 후보들처럼 돈을 많이 쓰는 선거는 꿈도 꿀 수도 없고, 출마한 취지에도 맞지 않다. 그래서 두 후보 모두 시민펀드로 모금을 하고, 최대한 선거비용을 줄이고 있다.

힘이 되는 것은 시민들의 지지이다. 부천지역에서 오랜 역사를 갖고 활동해 온 시민단체인 부천시민연합은 최근 윤병국 후보를 공식지지하기로 했다. 최진우 후보는 유급선거사무원 대신에 100명의 자원봉사자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히고 있다.

두 후보가 주목한 키워드 자전거와 미세먼지

두 후보의 공동행보도 주목을 끌고 있다. 난개발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 왔고, 풀뿌리 생활정치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두 후보는 공통점이 많다.

두 후보는 '자전거'와 '미세먼지'를 공통의 키워드로 삼고 있다. 윤병국 의원은 자전거를 타는 시의원으로 유명했다. 최진우 후보도 자전거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두 후보는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는 것을 핵심공약으로 삼고 있다. 경기도 부천은 미세먼지가 전국에서 7번째로 심하다고 하는 곳이다. 그래서 윤병국 후보는 시장 직속으로 미세먼지부서를 설치하고 부천시의 자체경보시스템을 마련하며,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경로당 등부터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부천시 약대동, 중1,2,3,4동에서 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최진우 후보가 자전거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 자전거 선거운동을 하는 최진우 부천시의원 후보 부천시 약대동, 중1,2,3,4동에서 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최진우 후보가 자전거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 최진우후보선거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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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우 후보 역시 미세먼지 대응을 핵심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그는 환경전문가답게 경인고속도로, 외곽순환도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정확한 측정시스템을 마련하고 도심숲을 늘려서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어린이들이 생활하는 교실에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겠다는 것도 공약이다.

6.13 지방선거가 재미없는 선거가 되고 있는 지적이 많다. 누가 당선될지가 뻔하다는 것이다. 중앙정치의 영향을 많이 받는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선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풀뿌리 생활자치라고 할 수 있는 기초지방자치까지 이렇게 선거가 치러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거대정당 공천이 곧 당선'이 되면 선거를 하는 의미 자체가 퇴색된다. 실제로 이번에 거대정당들은 기초지방자치단체 공천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을 일으켰다.

그래서 부천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민정치의 실험은 주목할 만하다. 유권자들에게 기득권 정치와는 다른 선택지가 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태그:#윤병국, #최진우, #부천시민정치, #100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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