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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가 세종보 앞까지 차량을 타고 들어가 콘크리트 고정보에 올라가 작업을 하고 있다.
 작업자가 세종보 앞까지 차량을 타고 들어가 콘크리트 고정보에 올라가 작업을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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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개방 6개월 만에 '맑은 금강'이 돌아오고 있다는 세종보에서 또다시 보강 공사를 벌어지고 있다. 4대강 사업 속도전이 부른 재앙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30일 금강유역환경회의 유진수 사무처장과 동행하여 찾아간 세종보는 둔치 제초작업을 하는 기계음으로 조용한 강변을 깨우고 있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수문개방으로 드러난 좌안(左岸·상류에서 하류 방향으로 볼 때 왼쪽)의 상류 펄밭은 시간이 흐르면서 냉이, 부들, 줄풀 등 습지식물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짙은 회색의 뻘층은 코를 찌르던 악취는 식물정화로 차츰 사라지고 있다. 퇴적층이 짙은 회색으로 변한 것은 유기물이 썩으면서 산소가 고갈됐음을 나타낸다.

상류에 있는 마리너 선착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북아메리카 원예식물인 금계국이 노란 꽃을 피웠다. 어른 키 높이까지 자란 갈대는 산책로까지 파고들 기세다. 수문이 개방 후 웅덩이에 갇힌 강물은 녹조류가 장악하여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상태로 멀리서 보면 주변 잡풀로 착각할 정도다.

세종보 상류 마리너선착장에 갇힌 강물이 썩으면서 녹조류가 창궐하고 실지렁이가 올라왔다.
 세종보 상류 마리너선착장에 갇힌 강물이 썩으면서 녹조류가 창궐하고 실지렁이가 올라왔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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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이 차단된 선착장은 30~50cm 정도의 수위로 구조물을 떠받드는 부표는 바닥과 맞닿아 있다. 강바닥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삽으로 퍼 올리자 미세한 입자의 시커먼 펄 흙이 올라왔다. 손으로 파헤치자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실지렁이가 보였다. 4대강 사업으로 강물이 갇히고 부유물이 쌓이고 썩으면서 생겨난 것으로 환경부 수생태 4급수 오염지표 종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현대건설에 의뢰해 제방으로 향하는 임시도로를 철거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현대건설에 의뢰해 제방으로 향하는 임시도로를 철거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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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건설로 만들어졌던 상류 가교인 철교는 철거를 위해 출입을 차단해 놓았다. 건너편 우안 제방으로 향하는 아스팔트 도로는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대형 중장비가 아스콘을 걷어내고 대형 트럭들이 줄지어 걷어낸 폐기물을 옮기느라 뽀얀 먼지가 발생하고 있다.

작업자가 콘크리트 고정보에 올라가 작업을 하고 있다.
 작업자가 콘크리트 고정보에 올라가 작업을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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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개방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모래와 자갈이 드러난 세종보는 1톤 화물차량이 보 입구까지 들어가 있다. 콘크리트 고정보 위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작업자도 보였다. 작업자들은 기계를 이용해 콘크리트 이음새 부분을 갈아내고 접착제를 칠 한 후 '우레탄 경화제'로 덧칠하고 있었다. 4대강 사업 당시 건설된 콘크리트 고정보에 생긴 균열을 보강하는 것으로 보였다.

한국수자원공사 세종보 담당자는 "지난번 보강공사에 끝마치지 못한 부분을 마무리하는 작업"이라고 밝혔다.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이 세종보 상류에서 식물을 관찰하고 있다.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이 세종보 상류에서 식물을 관찰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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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수 처장은 "세종보는 4대강 속도전이 부른 괴물이다. 준공 후부터 툭하면 문제가 발생하여 수리하고 있다. 가동도 하지 않고 일 순위로 사라질 보를 수리하여 예산을 낭비할 필요가 없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문개방 6개월 만에 강바닥에 두껍게 쌓였던 펄들이 씻기고 모래톱은 넓어지고 있다. 금강을 떠났던 왜가리, 쇠백로, 꼬마물떼새 등 낮은 여울 모래톱에서 살아가는 새들도 증가하고 있다.

수문개방 6개월 만에 강바닥에 두껍게 쌓였던 펄들이 씻기고 모래톱은 넓어지고 있다.
 수문개방 6개월 만에 강바닥에 두껍게 쌓였던 펄들이 씻기고 모래톱은 넓어지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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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는 연내 4대강 보 처리방안 발표를 앞두고 4대강의 보 수문을 개방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금강에서는 세종보와 공주보의 수문이 개방된 상태다. 하류 백제보는 인근 시설재배 농가의 지하수 문제로 발목이 잡혀 개방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세종보는 지난 2009년 5월 착공한 세종보는 217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건설했다. 총 길이 348m(고정보 125m, 가동보 223m), 높이 2.8~4m의 저수량 425㎥의 '전도식 가동보'다. 지난 2012년 6월 20일 준공했고, 정부는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훈·포장을 수여한 바 있다.


태그:#4대강 사업, #세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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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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