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음반 'LOVE YOURSELF 轉 'Tear'를 발표한 방탄소년단

새 음반 'LOVE YOURSELF 轉 'Tear'를 발표한 방탄소년단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RM, 뷔,정국, 슈가, 진, 제이홉, 지민)이 결국 일을 저질렀다. 빌보드 앨범 차트 꼭대기에 'BTS'(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신보 < Love Yourself 轉 'Tear' >는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의 앨범 < Beerbongs & Bentleys >을 제치고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비 영어권 앨범이 1위에 오른 것은 2006년 팝페라 그룹 일 디보(Il Divo) 이후 12년 만이다.

빌보드 차트는 미국 내 앨범 판매량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음악 시장이 음반에서 스트리밍 위주로 재편되면서, 앨범 차트는 예전만 한 위상을 가지고 있지 못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 시장 내에 거대한 규모의 팬덤이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대중음악매체 롤링스톤(Rolling Stone)은 이 소식을 보도하면서 '방탄소년단은 공식적으로 미국을 지배했다'는 수사를 붙였다.

미국에서 들려온 쾌거에 미처 다 놀라기도 전, 타이틀곡 'Fake Love'가 빌보드 Hot 100(싱글 차트) 10위에 올랐다는 소식마저 전해졌다. 'DNA'가 67위, 'MIC DROP'이 28위에 오른 바 있으니 곡을 낼 때마다 순위가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싱글 차트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어떤 곡이 인기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필수적인 지표다. 빌보드 싱글 차트는 온라인 스트리밍, 다운로드, 그리고 라디오 방송 실적 등을 합산하여 집계된다. 아직 라디오 성적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높은 순위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세계 최고의 보이 밴드가 되다

'방탄소년단' 위로와 감동 드릴게요! 최근 미국의 대중음악 시상식인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한국 최초로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부문 상을 수상한 방탄소년단(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이 24일 오전 서울 을지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정규 3집 < LOVE YOURSELF 轉 'Tear' >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 LOVE YOURSELF >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시리즈로 < LOVE YOURSELF 起 'Wonder' > 영상과 < LOVE YOURSELF 承 'Her' > 앨범이 사랑의 설렘과 두근거림을 표현했다면 < LOVE YOURSELF 轉 'Tear' > 앨범은 이별을 마주한 소년들의 아픔을 담고 있다.

▲ 방탄소년단 최근 미국의 대중음악 시상식인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한국 최초로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부문 상을 수상한 방탄소년단(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이 5월 24일 오전 서울 을지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정규 3집 < LOVE YOURSELF 轉 'Tear' >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지난해 방탄소년단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를 통해 미국 무대에 데뷔했을 때, 'Best Of Me'를 함께 작업한 체인스모커스(The Chainsmokers)는 이들을 '인터내셔널 팝스타'라고 소개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얼마 전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은 방탄소년단을 '세계 최고의 보이 밴드'라고 소개했다. '설마'라고 말하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제 누구도 이 표현을 립 서비스로 여기지 않는다.

'방탄이 그 정도로 유명해?' 예상을 뛰어넘는 성취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표했다. '한류'라는 말은 몹시 익숙하지만, 이 정도 고지에 오른 케이팝 스타는 없었기 때문이다. 서양 시장에서 케이팝은 어디까지나 마니아들만의 하위문화로 여겨져 왔던 것이 현실이었다. 무엇이 방탄소년단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었을까. '마케팅을 잘 해서', 혹은 '케이팝이 전 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법이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한 가지로 축약해서 설명할 수 없다. 높은 수준의 퍼포먼스, 음악의 멋을 잘 살리는 뮤직비디오, 앨범과 앨범 사이에 이어지는 콘셉트, 그리고 온라인 공간을 통해 쌓아온 팬덤 '아미'(Army)와의 유대 관계, 아미의 능동적인 행동력, 그리고 리더 RM의 능란한 인터뷰 기술 등 수많은 요소가 얽혀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것은 온전히 방탄소년단만의 서사다.

구름 위를 나는 'Anpan Man'

한편, 신보 < Love Yourself 轉 'Tear' >는 음악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인디 록 매거진으로 유명한 '피치포크'(Pitchfork)는 방탄소년단의 신보에 7.1점이라는 점수를 매겼다. 피치포크는 이 앨범이 사랑과 상실에 대해 유연하게 다루고 있으며, 흥미롭고 선명한 곡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국내외 비평가들이 입을 모으는 것처럼, 이번 앨범은 전작 < Love Yourself 承 'Her' > 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장르를 공존시키고 있다. 라틴 팝과 같은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영민함도 돋보인다. 그러나 앨범 전반을 지배하는 감정의 결은 전작과 크게 다르다. 뷔의 저음이 이끌어가는 'Intro(Singularity)'는 이번 앨범의 분위기를 대변한다.

'Fake Love'는 이모힙합을 표방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방탄소년단이 지금까지 '피, 땀, 눈물'에서 보여준 처절한 케이팝에 가깝다. 방탄소년단과 절친한 사이가 된 스티브 아오키(Steve Aoki)는 이번에도 '전하지 못한 진심'에 힘을 보탰다. 'MIC DROP'(Remix Ver)을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강한 비트의 EDM을 점쳤을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차분한 피아노 위주의 발라드가 펼쳐진다. 모든 리스너들의 의표를 찌른 부분이다.

언더 뮤지션과의 협업도 돋보인다. 지난 앨범에서 나잠수가 'Pied Piper'에서 토크박스 연주를 들려주었다면, 이번에는 줄리안 하트, 가을방학의 정바비가 '134340'에 힘을 보탰다. 곡이 진행되는 내내 반복되는 플루트 리프는 이 곡 고유의 독특한 분위기에 기여한다. 이별을 명왕성(명왕성은 2006년에 행성의 지위를 잃었다)의 신세에 비유한 가사도 재미있다. '낙원'은 '134340'과 더불어 신보에서 가장 매력적인 곡 중 하나다. 영국 뮤지션 MNEK이 프로듀싱한 미니멀한 비트 위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꿈이 없어도 괜찮다'며 듣는 이들을 위로한다.

세상은 욕할 자격이 없네
꿈을 꾸는 법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 적도 없기에

- '낙원' 중

 2017 BTS LIVE TRILOGY EPISODE III THE WINGS TOUR THE FINAL 10일 있었던 방탄소년단 윙스투어 마지막 공연 자료 사진

2017 BTS LIVE TRILOGY EPISODE III THE WINGS TOUR THE FINAL. 지난해 12월 10일 있었던 방탄소년단 윙스투어 마지막 공연 사진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전작들에 비해 차분했던 앨범의 분위기는 팬송 'Magic Shop'을 기점으로 반전을 맞이한다. 만화 '날아라 호빵맨'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Anpan Man'은 이 앨범에서 가장 발랄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전형적인 EDM 앤섬 'So What'이 Outro 직전에 배치된 것은 마치 콘서트의 클라이맥스 장면을 보는 듯한 구성이다.

방탄소년단은 데뷔와 동시에 슈퍼스타가 된 팀이 아니다. 2013년, 'No More Dream'으로 데뷔한 이후, 방탄소년단은 차곡차곡 계단을 밟아 올라왔다. 앨범 판매량도, 콘서트의 규모도 서서히 높아졌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여기에 있다. 방탄소년단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가 목표다'라고 단언한 바 있다. 결코 쉽지 않은 목표다. 그러나 지금 누가 그들이 꾸는 꿈을 불가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Airplane'(제이홉의 믹스테이프)의 노랫말처럼, 그들은 이미 구름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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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음악과 공연,영화, 책을 좋아하는 사람, 스물 아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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