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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포스터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포스터
ⓒ MK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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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도 출연하시고, 유명세를 타시니 좋으시겠어요."

평소 친분이 있던 젊은 여성 한 분이 느닷없이 그런 말을 했다.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 사이는 아니기에 정색을 하고 대답했다. "누구랑 착각하신 모양이신데, 저 영화 출연 한 적 없어요."

"<광식이 동생 광태>에 출연하셨잖아요."

미칠 광(狂)자, 클 태(太)자 아닙니다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는 2005년도에 개봉한 영화다. 이 영화를 탐탁지 않게 여겼던 건 주인공 광태(봉태규 분) 때문이다. 영화 속 광태는 바람둥이에 수시로 여자친구를 바꾸는, 한마디로 '망나니' 캐릭터다. 나(신광태)와는 정반대다.

"제 동생입니다."
"동생 분이 더 나이가 들어 보여요."

왜 아니겠나. 나보다 세 살이나 어린 사람이니 말이다. 후배 중에 광식이란 녀석이 있다. 그 영화 이후 녀석은 자신을 형이라고 부르란다. 농담으로 치부하려다 정도가 지나칠 땐 은근히 부아가 치밀 때도 있었다.

녀석 캐릭터는 영화 속 광식이와는 딴판이다. 영화 주인공 광식(고 김주혁 분)이는 소극적이고 배려심이 깊은 남자다. 겉으론 태연한 척 하지만 집에 돌아와 펑펑 우는 바보스럽도록 착한 캐릭터다. 

현실 속 광식이는 활발하다 못해 제 멋 대로다. 영화 광태를 닮았다. 현실의 광태(나)는 오히려 영화 광식이와 비슷하다.

당시 그 영화를 한번 보고 잊으려 했지만, (현실)광식이 녀석 때문에 오랜 시간 기억에 남았던 영화가 <광식이 동생 광태>다.

 현실속 광태 모습이다. 영화속 광태와는 딴판이다(옆 여인은 광태 부인 현숙)
 현실속 광태 모습이다. 영화속 광태와는 딴판이다(옆 여인은 광태 부인 현숙)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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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칠 광(狂)자에 클 태(太)자 쓰지? 그렇지, 미치려면 제대로 미치는 게 좋지."

청소년 시절, 이름가지고 장난치기 좋아하던 친구들이 종종 했던 말이다. 아니다, 분명히 난 빛 광(光)자에 클 태(泰)자를 쓴다. 풀이하자면 '빛을 내면서 큰다'란 의미다.

놀리던 녀석들 때문에 개명에 대해 고민한 적도 있다. 1970년대엔 이름을 고친다는 건 여간 복잡하고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그냥 신경 쓰지 말고 살자'고 자포자기 했던 시기다.

한참 뒤 나를 으쓱하게 만든 사건이 발생했다. '독도는 우리 땅'이란 노래를 전 국민 애창곡으로 만든 가수, 정광태님이 등장하셨다. 광태란 이름이 뜰 때도 있구나 하는 우쭐함 이후 찾아 온 절망.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의 광태 때문이다.

이름 때문에 면장이 될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이름때문에 면장이 됐다? 다소 억지스럽지만 그렇게 믿고 싶다.
 이름때문에 면장이 됐다? 다소 억지스럽지만 그렇게 믿고 싶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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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 중 특이한 이름 가지신 분 계시면 손들어 보세요."

몇 년전 글쓰기 강의 전에 내가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던졌던 질문이다. 한 사람이 손을 들고 '추돌석'이라고 말했던 것 같다.

"복 받은 줄 아세요"란 말을 건넸다. 이유는 이렇다. 인터넷에서 내 이름 신광태를 검색하면 모두 나에 대한 글들만 나온다. 내가 썼던 글, 나를 언급한 기사 등 온통 나에 대한 이야기다. 만일 내 이름이 평범했다면 나와 관련된 글을 찾는 건 사실 어려운 일이었을 거다. 동명인들 중 유명한 사람들이 많았을 테니 말이다.

문득 한자 뜻풀이도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시골마을 면장을 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들 한다. 그런데 난 현재 면장이다. 빛을 내면서 큰(光泰) 결과 아닐까! 청소년 시절 이름을 바꾸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안도감을 갖는 요즘이다.

덧붙이는 글 | 이름 때문에 생긴 일 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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