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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새로운 사람을 대면하게 될 때 처음 보는 건 필연적으로 그 사람의 인상이다. 참고로 인상(印象)이란 '어떤 대상에 대하여 마음 속에 새겨지는 느낌'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물론 잘생긴 사람이 좋은 인상일 확률이 높겠지만, 잘생김과 못생김에 대한 이야기보다 난 이 인상(印象)이란 것이 그야말로 각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 판단에 더 무게가 있다고 믿는다.

잘생겨도 인상이 좋지 못한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못 생겼을지라도 좋은 인상을 주는 경우를 우리는 더러 마주하지 않나. 그럼 그 다음은 무얼까, 인상 다음에 그 사람을 결정하는 요소가 있다면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이 비슷하게 수렴할 것이다. 다름아닌 바로, '말'이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끊임없이 다른 누군가와 소통하며 살아간다. 그 소통의 주요한 도구는 다름 아닌 '말'이다.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내뱉는 '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 말이 우리를 돋보이게 할 수도 있고, 또 반면 그 말 때문에 낙망하거나 곤경에 빠질 수도 있다. 이미 우리가 겪어오고 있듯 말이다.

인상은 변한다. 본디 주관적 판단이기 때문이다. 비호감으로 유명했던 어느 연예인이 호감으로 돌연 그 인식이 바뀌는 경우를, 또 호감형으로 유명했던 어느 연예인이 돌연 비호감으로 낙인 찍히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본다. 객관적인 그 사람의 외양은 변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우리의 인식을 바꾼 변수인 '말'과 '행동', 그 중 으뜸은 단연 '말'이었다.

이 책 <말투가 인성이다>는 바로 이 '말'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책 제목이 곧 주제이기도 하다. '말투가 곧 인성'이라는 사실 말이다. 후쿠다 다케시라는 일본 작가가 쓴 책이다. 상대에 대한 예의와 배려로 우리에게 이미 유명한 나라답게 말 한 마디, 문장 하나를 내뱉더라도 몇 번의 고심과 심사숙고가 당연한 사람들이다. 말하자면 그들이 상대방을 대하는 방식을 공식화한 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말하는 법과 듣는 법은 앞으로의 기난긴 인생에서 끊임없이 나를 따라다니며 실패와 성공을 좌우하는 열쇠와 같은 존재입니다. 즉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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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가 인성이다 中

매사에 부정적인 어휘와 말투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칭찬해 줄 법한 상황임에도 '겨우 그 정도 밖에 못했어?'라거나, 상대방을 낮추어 부르는 말투, 하대하는 단어 등, 말을 내뱉는 당사자에겐 별 것 아니어 보일 수 있지만 듣는 이에게 누적이 되며 내상이 쌓일 수 있는 그런 말들 말이다.

이런 사람들 주위엔 사람이 결코 모이지 못한다. 결국 고립이 될 수밖에 없다. 혹시 스스로 그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왜 내 주위엔 사람들이 없지?' 결국 내뱉는 말들이 다시 본인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온다는 걸 우린 여러 사례들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

내겐 이전 회사의 동료 중 하나가 그런 존재였다.

타인을 험담하고 비방하며 무례한 말들을 서슴없이 내뱉곤 했던 동료가 있었다. 감사의 표현에 인색하고, 불만을 드러내는 데 공격적이면서 극단적인 어휘를 사용하다보니 어느 순간 같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곤혹스러웠다. 문제는 그 공격적인 말들 하나하나가 다 습관이었다는 점이었다. 불평하던 습관은 곧 불평하는 태도로 연결되고, 결국 매사에 습관처럼 '힘들어 죽겠다'를 입에 달고 다니던 그 동료는 다른 사람들이 함께 하기를 꺼려하는 외딴 섬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어렸을 적부터 함께 중, 고등학교를 다녔던 한 친구 녀석은 중학생 시절부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늘 자기중심적 이야기를 하곤 했다. 타인의 기분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말들과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지 않는 습관 때문에 늘 사람들과의 관계를 힘들어 했고, 그런 와중에 늘상 스스로를 향한 비난, 에컨대 '나 같은 놈이 뭘', '내가 그러면 그렇지, 그럴 줄 알았다'와 같은 패배의식이 들어간 언어습관이 생겼다. 성인이 된 지금도 걸핏하면 스스로를 향한 비난을 멈추지 않곤 한다. 성인이 된 지금, 이미 충분히 괜찮은 상황과 여건 속에 있음에도 이따금 드는 패배의식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그다.

말은 결국 습관이다. 우리 머리 속에 입력되어 알고 있는 어휘, 그 가운데서 습관적으로 내뱉는 말들 위주로 언제나 입 밖으로 내보낼 태새가 되어 있는 셈이다. 때문에 말을 조심하기 위해서는 내 머릿 속의 환경설정을 새로이 재정비 해야한다.

그러지 않고선 내 '말투'가 변화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습관이 쌓여 내 말투가 형성되고, 결국 그 말투가 나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는 악순환의 고리부터 끊어야만 한다. 그 고리를 끊기 위한 좋은 참고서로서 이 책은 활용될 수 있겠다.

누군가는 말 역시 재능이 아니냐고 항변할 수 있겠다. 노력의 한계, 혹은 개선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역시 '말하기'에 서툴렀던 사람 중 하나였다고 고백하고 있다. 본인의 체험과 노력을 근거로 '선천적으로 말이 서툰 사람은 없다'고 도리어 일갈한다.

몇 십 년 만에 만난 예전 친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제 명함 앞 뒤를 이리저리 뒤집어보며 뚫어지게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친구의 얼굴은 "그렇게 말이 없던 네가 화술선생? 대체 뭘 가르치는데?" 묻고 싶은 표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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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가 인성이다 中

말하는 법 하나로 태도가 바뀌고, 태도가 바뀌면 나를 대하는 사람들이 달라지며, 그게 곧 삶의 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이기도 하다. 결국 말투를 바꿈으로써 앞으로의 우리 인생 역시 변한다는 말이니, 올바르게 '말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단순한 진리이지만 실행에 쉽사리 옮기지 못하는 연유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 결코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소년을 위한'이라는 문구를 저자가 책의 제목에 끼워넣었듯이, 이미 늦었다며 벌써부터 포기하거나 좌절하기엔 이르다.

조금이라도 젊은 지금 각자가 가지고 있는 말투를 조금이라도 바꾸고 개선하려는 시도를 해봐야 자신의 인성을 조금이라도 다듬을 수 있다. 또 그럼으로 인해 내 인생이 조금이라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부제 ' 말하는 법 하나로 태도가 바뀐다'는, 내가 타인을 대하는 태도와 타인이 나를 대하는 태도 모두를 포괄하는 의미가 되는 셈이다. 곧, 나를 둘러싼 나의 삶 전반이 변화한다는 말이기도 하니, 말 한마디, 말투, 태도의 선순환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당장 나 스스로에게 적용해봄이 어떨까.

먼저 이 책을 차분히 정독하는 것이 그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청소년 여러분들의, 그리고 아직 앞길이 창창한 젊은 그대들의 인생이 바뀌기를 바란다. 물론, 이 책에서 권면하는 바를 삶에 적용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말이다.


말투가 인성이다 - 청소년을 위한 긍정 대화법

후쿠다 다케시 지음, 강성욱 옮김, 문예춘추사(2018)


태그:#말투가인성이다, #청소년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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