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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구에 4년째 살고 있는 나는 대학교를 다니며 자연스럽게 이곳에 머무르게 됐다. 중·고등학교 때는 다른 지역에서 살다와 이 지역의 장점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동시에 문제들도 눈에 들어왔다.

무용을 전공하며 자연스럽게 부산 금정구의 청년예술가들을 위한 정책들에 관심이 많아졌다. 지난해에는 운 좋게 금정문화재단에서 주관한 청년예술가지원사업으로 '처음 프로젝트'에 함께하기도 했다. 청년예술에 대한 지원정책을 알아보고 직접 누려보기도 하며, 하나의 단기성 사업만으로는 지역의 문화예술을 위한 비전을 보기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특히, 부산 금정구는 2030의 젊은 계층이 많고 부산에서 대학교가 가장 밀집한 곳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이렇다할 문화 콘텐츠가 없는 게 사실이다. 사실 나도 우리 지역에서 뭘 하고 놀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지금도 곳곳에서 많은 노력들이 일어나지만, 현재의 문화 인프라로는 금정구 지역의 문화가 더 발전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년 후보들이 지역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들에 관심이 생겼고 귀 기울이게 됐다.

우리 동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2030 후보들과 서면·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부산 2030 청년후보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우리동네 청정지대'는 각 지역구별로 전담 기자를 두고 부산 전체의 청년 후보들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이 만나보려 했다.

나는 금정구의 구의회의원 후보자들을 만났는데, 인터뷰 대상은 문나영(35) 더불어민주당 후보(금정구 다선거구)와 이준호(28) 자유한국당 후보(금정구 다선거구), 여근우(25) 더불어민주당 후보(금정구 라선거구), 전미경(36) 녹색당 후보(금정구 라선거구)이다.

문나영 후보, 전미경 후보, 이준호 후보, 여근우 후보
▲ 4인 4색 금정구의회의원 후보자 문나영 후보, 전미경 후보, 이준호 후보, 여근우 후보
ⓒ 강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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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대의 목소리, 정치는 제3자의 것?

요즘 거리를 다니다 보면 유독 젊은 나이의 후보들이 눈에 띈다. 사실 나는 첫 지방선거 투표라 이전에 얼마나 젊은 분들이 선거에 나왔는지 눈으로 직접 보지는 못했다. 어쨌든 젊은 후보가 명함을 나눠주며 인사하는 모습은 신선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의 투표율에서도 보여졌듯이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은 60대와 많게는 30%p 정도의 격차를 보였다. 현 정치에 있어 2030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어려운 것은, 또 투표율 이 낮은 것은 왜일까?

전미경 금정구의원 후보는 "여태 부산에는 청년 정치가 없었던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지방선거로 인한 효과를 체감하는 60대 이후의 분들과 달리, 청년들은 지역정치와 본인과의 연결 지점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렇게 만든 정책과 청년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청년 구의원이 아닐까"라고 얘기했다.

여근우 금정구의원 후보는 "청년 개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아직까지 청년들에게 정치란 낯선 문화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정치를 이념이나 개념으로 보기에 청년들이 너무 어린데, 그만큼 사회가 어렵기 때문에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나영 금정구의원 후보는 "청년들이 주변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며 그들이 소외될 수 밖에 없는 경제 구조의 문제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당장 한 달을 벌어먹고 살기 힘든 청년들이 정치라는 남의 일에 관심을 가지기 버겁다"는 것. 또한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까지만 하더라도 정치는 외우는 과목이었기에 사실상 우리나라 교육으로 청년들이 정치를 '살아있는 생명'과 같이 관심가지는 것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준호 금정구의원 후보는 "청년들의 관심부족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에서 총 7표의 투표를 행사하는데, 시장과 구청장을 제외하고는 시의원과 구의원이 어떤 업무와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선생님은 가르침으로, 예술가는 작품으로, 후보자는 정책으로 평가되고 인정받는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생각들이 많아도 그것이 생각만으로 그친다면 우리동네는 하나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후보들의 구체적인 공약에 대해 들어보았다.

"금정구의 청년 문화"

여근우 후보는 "청년들이 하는 모든 행위가 문화라며 청년들이 그 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한 '문화'가 우리 만의 것으로 정착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그는 "조건은 좋지만 누군가 나서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기에 앞으로 뭔가 작용한다면 청년문화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나영 후보는 "지금이 과도기"라고 생각했다. "시작은 빠른 편이며 열매를 맺지 못했지만 젊은 문화가 자리잡기 좋은 구조"라는 설명이다. 그는 "장소가 생기고 그에 따른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라면서 "'놀 것'과 '놀거리'를 만들어줘야 하며 그러기 위해 비슷한 또래 정치인들을 유심히 보고 '키워줌'이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이준호 후보는 "부산에서 청년문화는 금정구가 제일 좋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불편함이 없는 것이 좋은 문화이며 대학이 있기에 전체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라고 봤다. 그의 전문 분야가 아니라 섣부른 판단을 하기 힘들지만 지하철 조성 정도라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국회의원들이 예산을 많이 받아와준다면 다른 것들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창업·취업을 강요 않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

전미경 후보는 "지원 센터에서 '창업'과 '취업'이라는 간판을 떼고 청년들이 스스로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보조해주는 인생의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들이 생겨나야 한다"라고 한다. 또한 "'청소년 문화센터'도 지역 내에 자리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청소년이 직접 센터를 운영하기도 하는 등 이들 자신의 꿈을 성취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조력자가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문나영 후보는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심리적인 안정을 찾기도 하는 청년들의 공간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을 고민"하고 있었다. "신축 이전할 예정인 장전1동사 건물과 같이 빈 공간을 주민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계획이다.

여근우 후보는 "이전에 금정구는 홍대보다 인디문화로 더 유명했으며 많은 대학생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환경이었다"라면서 "금정구에는 좋은 장소들도 있고, 재능 있는 친구들도 많다, 장소의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청년들이 만나 그들만의 문화를 펼치는 데 있어 많은 힘을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준호 후보는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청년들이 취업과 창업에 초점이 맞춰져있기 때문에 우선 순위가 있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중
 인터뷰 중
ⓒ 강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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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사회활동을 준비하는 이들, 긴급 생활지원 필요"

문나영 후보는 "일회성으로 그치는 긴급 생활지원이 아니라 정확하게 자리 잡은 생활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지나가다 편의점에서 본 한 청년이 편의점 도시락이 비싸서 빵을 고르는 것을 봤다고 한다. 당장의 도시락을 사줄 수도 있었지만 그 청년에게 중요한 것은 도시락을 사 먹을 수 있는 자금과 직장이 필요한 것. 그는 "현재 취업시장과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청년들에게 희망이 없다"라고 짚었다. 장전 1, 2동은 1인 가구가 부산시 통계에서도 상위로 올라가는 지역이다.

하지만 1인 가구, 특히나 졸업 후 사회활동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제도나 정책, 도움을 줄만한 공간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문나영 후보는 "청년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하기까지 기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라면서 "현재의 긴급생활자금은 청년들이 근로능력이 있으며 부모님이 소득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받기 힘들다"라고 진단했다.

이준호 후보는 구의원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며 "생활 밀착형이 곧 구의원의 역할"이라고 규정했다.

"침례병원 및 공공 병원, 공공의료 병원으로 전환돼야"

여근우 후보는 "금정구 침례병원이야말로 4년 안에 해결하고 싶은 지역 최대의 현안"이라고 말했다. 사실 지금 청년들에게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가까운 의료시설이 없어 골든 타임을 놓치기 쉬운 먼 거리다. "막대한 부채를 시에서 부담한다면 공공병원으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미경 후보 또한 "금정구 침례병원이 공공의료 병원으로 전환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바로 이 부분이 동네 어르신들이 제일 걱정을 하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침례병원이 파산되면서, 갑자기 아플 때 차가 없으면 응급실에 가기 어렵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병원 주변에 형성되어 있는 동네 골목 상권도 급속하게 침체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문나영 후보는 "기초의원은 주민들의 대표자이기에 국가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국민의 안전"이라고 봤다. 그는 "민간 매각으로 인한 의료비 부담은 결국 기본 공고의료시설을 먼저 확보하고 더 나은 시실과 서비스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육아도시 금정! 여성도시 금정!"

전미경 후보는 "청년 중에 유독 여성일수록 이중고를 겪게 되는 상황을 보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질 좋은 일자리가 여성에게 분배되지 못하는 현실, 공공기관에서 마저 출산휴가가 어렵고, 승진 속도도 느리다. 현실은 아직 변하지 않고 있다. 그는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의무적으로라도 여성 할당제를 공공기관에 도입해서 위의 문제들과 직장 내 문화를 개선하는 모범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구의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여성의 육아부담을 덜 수 있는 시간제 돌봄 서비스의 이용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문턱을 낮추는 것"이라면서 "육아 시간제 노동서비스를 늘리는 동시에 어린이집 선생님과 보육교사 분들의 처우개선을 통해 함께 즐거운 동네를 만들고 싶다"라고 밝혔다.

문나영 후보는 워킹맘이다. 아이들의 문제는 부부가 혼자 해결하기 어렵기에 금정구에서 원스톱 교육정보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는 "아이 키우기 힘든 엄마 아빠들을 위해 전문가 수준의 정보들을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호 후보는 그의 첫 번째 공약으로 노인 여성에 대한 정책을 이야기했다. 그는 "금정구에서 30년을 살며 독거 여성 노인이 많은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됐다"라면서 "평소에 어머님들의 일손을 많이 도와드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구청에서 직원을 직접 채용해 문고리가 고장났거나 못을 박아달라는 분들을 예약을 통해 재료비만 내고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터뷰 후기] 이렇게 직접 후보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해보니 지역 정치에 대해 막연히 생각했던 것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사실 이런 기회를 구의원들이 먼저 주민들에게 다가온다면 많은이들이 지역정치를 가깝게 느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더 원활한 소통덕에 주민들이 우리가 원하는 동네를 이야기 할 수 있고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자연스레 정치 효능감을 갖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안녕하세요. 바람직한 지역내 정치풍토의 정착을 위해, 부산 2030 청년후보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동네 청정지대'입니다. 우리 동네 청년들이 금정구/연제구/동구/남구 지역의 2030 청년후보들을 집중 조명하는 릴레이 기사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태그:#부산, #부산 금정구의원, #금정구, #구의원, #613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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