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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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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 고등학교 다닐 적에는 중간,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면 자주 가던 곳이 있다. 사는 지역이 남양주다 보니, 구리 돌다리 시장을 참 많이 갔다. 가서 친구들과 많이 했던 것 돌다리에 소금 창고에 가서 옷을 구경하고, 구리 곱창을 먹고 노래방에서 소화를 시키며 노래를 하는 것. 그리고 나오는 길 스티커 사진을 찍는다거나 어쩔 땐 친구가 머리를 하기도 했다.

이땐 카페보다 생크림을 토스트에 찍어 먹으며 아이스크림 먹는 곳에 많이 갔는데 엄마의 병원 진료차 다시 들리게 된 이곳 구리전통시장은, 그리고 시장 주변은 너무도 변해있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길게 이어지던 시장 주변의 가게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영업을 안 하고 있었다. 시장 안도 그럴까? 변한 모습이 걱정되어 들어갔더니 시장 안은 다행히도 아직 생기가 살아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들리는 소리, 보이는 라디오를 진행 중이었다. 2013년 개국 이래로 상인 및 이용고객이 DJ가 되어 운영되는 형태였다. 살짝 허기가 져서 찹쌀 도넛 한 개와 꽈배기를 하나씩 엄마와 나눠 먹으며 길을 걸었다.

지나가다 보인 생선 아주머니에게 엄마는 임연수어 두 손을 구입하셨고 한 손에 6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손질이 끝나자 ABC초콜릿을 하나씩 주시는 아주머니의 특별 서비스.

앞머리가 자꾸 갈라진다며 핀을 파는 아주머니께 부탁을 해놓았던 엄마는 들러 앞머리 가발을 사고 만족스러워했다. 목마름에 식혜 한잔을 나눠 마시며 엄마와 곳곳을 구경하다 보니 양손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아주 크지는 않지만 웬만한 건 다 갖추고 있는 구리 시장은 주차장도 구비하고 있어 차로도 불편함이 적다고 한다. 이곳에서 시간을 즐기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쇼핑몰에 가고 인터넷 쇼핑을 하면 힘들이지 않고 집까지 찾아와 주는 서비스가 너무 편하고 필요할 때도 많다지만 흥정도 하고 바구니에 놓인 토마토 한 바구니, 고구마 한 바구니, 반찬거리들을 하나씩 구입하며, 때론 안부도 묻고,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

바쁘다 바쁘다 바쁘고 힘든 삶을 살지만 가까운 시장에 오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게 우리가 사는 가장 자연스럽고 편한, 그리운 모습이 아닐까?




태그:#모이, #돌다리, #시장구경, #구리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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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며, 다양한 시드니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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