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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이란 단어는 독일의 제조업 공장이 변화하는 모습으로부터 생겨났다. 3차산업혁명 이후 사무적인 일처리의 대부분을 컴퓨터가 담당하게 된 것처럼, 독일의 제조업 공장에서 생산 분야의 대부분을 사람이 아닌 컴퓨터 같은 기계가 처리하게 됨으로써 사람들은 이것을 4.0 Industry, 즉 4차산업혁명이라고 불렀다. 이후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산업혁명이란 단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며 이제 그것의 의미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세계를 바꿀  현상으로 인식되었다. 실제 포럼에서 소개한 4차산업혁명의 네 가지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5G는 현재 모든 분야에 접합하여 실생활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4차산업혁명은 한 마디로 현실과 가상의 융합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의 모든 사물은 정보통신기술과 결합해서 측정 가능한 것으로 바뀌며, 그것이 곧 가상의 공간에서 모여 빅데이터라는 결과물을 만든다. 빅데이터라는 결과물은 다시 현실의 모든 분야에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적용되며, 그 과정에서 경제성과 효율성을 꾀할 수 있는 인공지능기술이 사용된다. 5G는 이 모든 과정에서 속도와 효율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즉, 4차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이 깊숙이 그리고 보다 빠르게 현실로 녹아드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보통신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디어 산업, 좁게는 저널리즘까지도 급속하게 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로봇 저널리즘'이란 단어가 태동해서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데, 해외 언론사인 AP통신, LA타임스, 가디언(Guardian) 등을 포함해 국내의 파이낸셜뉴스, 전자신문, 이투데이 등은 기자의 역할 일부를 로봇이 해내고 있다. 예를 들어, 지진 관련 속보를 전달하는 퀘이크봇(Quakebot) 이외에도 증권이나 주식 관련 기사, 스포츠 관련 통계 기사의 경우는 로봇이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현재 로봇이 생산할 수 있는 기사에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많은 한계점이 있지만, 이것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빠른 시간 내에 극복될 것이라는 의견에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기사의 생산뿐만 아니라 분배의 측면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핵심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이다. 일명 큐레이션 서비스라고 하는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기술에 기반을 두어 이용자의 선호도에 따라 콘텐츠를 자동으로 추천하는 것이다. 현재 넷플릭스와 구글과 같은 방송 및 영상 분야에서는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넷플릭스의 경우 큐레이션 서비스를 위해 자체적으로 시청자 감정분석기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신문 기사 분야에서는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사이트가 2017년에 'Airs 추천'이나 'RUBICS'와 같은 큐레이션 서비스를 시도했으며, 최근 큐레이션 서비스를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많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같은 현상 속에서 미래의 이용자들이 양적인 측면이나 접근성의 측면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이용하지 못할 확률은 희박하다. 개별 방송사 및 언론사들도 이와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경쟁력은 그들이 가진 고유한 이미지와 콘텐츠에 의해 결정된다. 이에 따라 방송사와 언론사들은 각각의 디지털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데, 그 중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곳으로는 SBS와 중앙일보가 있다.

SBS의 경우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 모비딕 등의 버티컬 브랜드를 키웠는데, 특히 스브스뉴스는 사회적 맥락을 담아 시각화한 뒤 스토리텔링에 나서는 형식으로 성공했다. 이외에도 SBS는 카툰, 웹툰, 카드뉴스, 동영상 등 콘텐츠의 끊임없는 형식파괴를 통해 자신들의 고유한 이미지를 생성해나가고 있다. 중앙일보의 경우 조직 자체의 성격을 변화시키고 있는데, 기존 편집 기자들은 디지털 분야 편집으로 투입되고, 일부 기자의 역할을 경력직 웹 개발자가 대체하고 있다. 또한 JAM(Joongang Asset Management), 중앙 분석서비스 등의 자체적인 CMS(Content Management System) 개발을 통해 콘텐츠 생성과 유통경로를 관리해서 자신들의 이미지가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으로 인해 다가오는 새로운 저널리즘의 물결 속에서 각 방송사와 언론사들은 강력한 비주얼 저널리즘, 탐사보도 능력 확대, 고유한 이미지와 목적성 구축 등을 자신들의 디지털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용자들은 무한한 양의 정보 속에서 자신들의 성향에 맞게 정보를 선별적으로 수용할 것이고, 개인마다 정보의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저널리즘의 본질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실에 근거한 정보를 공정하고 평등하게 제공하고 또 그것을 수용할 수 있을 때 우리 사회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참고
1)현승헌, 백용재 (2017).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디어 서비스의 변화. 정보와 통신 열린강좌, 34(2(별책6호)), 22-31.
2)김동욱 (2017).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디어 · 콘텐츠 노동 환경의 변화. 방송과 미디어, 22(3), 8-17.
3)조영신 (2017). 2018 미디어 시장 전망. 미디어와 교육, 7(2), 48-60.
4)이민화 (2017). 4찬산업혁명과 미디어. KBS 인사이트포럼
5)4차 산업혁명과 미디어: 미디어 기업 운명 걸린 '디지털 완전체 시대'. 신문과방송. 한국언론진흥재단
6)한국 언론사들의 디지털 전략: 모범 답안 없지만 언론사별 정체성 확보는 핵심. 신문과방송. 한국언론진흥재단
7)디지털 시대, 기자로 살아남기: 더 좋은 기사, 더 많은 소통 위해 '디지털을 잡다'. 신문과방송. 한국언론진흥재단


태그:#4차산업혁명, #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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