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감독이 입장하고 있다. 신태용호는 28일 대구에서 온두라스, 다음달 1일 전주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을 치른 뒤 3일 사전캠프지 오스트리아로 떠난다. 2018.5.14

14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감독이 입장하고 있다. 신태용호는 28일 대구에서 온두라스, 다음달 1일 전주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을 치른 뒤 3일 사전캠프지 오스트리아로 떠난다. 2018.5.14 ⓒ 연합뉴스


신태용호가 주축들의 잇단 부상으로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이미 전술 변화를 예고한 가운데 최선의 대안을 고심중이다.

당초 신태용호의 월드컵 플랜 A는 4-4-2였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투톱 카드와 유기적인 전방위 압박전술이 핵심이었다. 신태용호 출범 이후 최고의 경기로 꼽히는 지난해 11월 콜롬비아(2-1 승), 세르비아(1-1무) 등 강팀과의 평가전에서 가장 효과를 봤던 카드였다.

그런데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를 비롯하여 측면 공격수 권창훈-염기훈, 최전방 공격수 이근호 등이 줄줄이 낙마하며 4-4-2의 완성도를 좌우할 동력이 흔들리고 있다. 같은 포지션에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주전들과는 스타일과 장단점이 각기 달라 동일한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신태용 감독은 여러 가지 전술을 고심중인 듯하다. 결국 공격에서는 팀의 간판인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시프트, 수비에서는 스리백으로의 변화 여부에 플랜A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누가 뭐라해도 대표팀 최고의 해결사다. 주포지션은 왼쪽 측면 공격수이지만 최전방은 물론이고 2선의 모든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수 있다. 다만 대표팀에서는 감독의 전술적 활용법에 따라 다소 기복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태용 감독이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이동시킨 것은 수비부담을 줄여주고 최대한 골문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득점에 더 집중시키기 위한 의도였다. 하지만 원톱이나 스리톱에서 중앙 공격수를 맡았을 때 손흥민의 활약은 그리 좋지못했다. 손흥민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하여 역습 상황에서 상대 뒷공간을 파고드는 '침투형 공격수'에 가깝다. 때문에 힘과 제공권에서 앞선 상대 수비에 둘러싸였을 땐 탈압박 능력이 떨어져 부진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손흥민의 공격력을 활용하기 위한 최적의 전술은 역시 투톱이다. 연계능력과 수비가담이 좋은 동료 공격수를 투톱 파트너로 붙여 상대 수비의 집중견제를 분산시켜주는 효과를 이끌어냈다. 그간 대표팀에서 이런 역할을 가장 잘해준 것이 이근호였다.

현재 대표팀에서 손흥민의 파트너로 나설수 있는 공격수는 김신욱과 황희찬밖에 남지않았다. 몸싸움과 돌파력이 좋은 황희찬이 선발로 나서고, 장신 공격수인 김신욱은 후반 조커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황희찬은 아직 부족한 국제대회 경험, 김신욱은 손흥민과의 시너지효과나 유럽팀과의 경쟁력에서 아직 의문부호가 남아있다.

그런데 신태용 감독이 손흥민의 파트너가 반드시 전형적인 공격수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다른 대안이 나올수 있다. 구자철이나 기성용처럼 득점력이 있고 공격전개능력을 갖춘 미드필더를 과감하게 공격수 포지션에 전진배치하여 일종의 미끼 역할을 맡기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손흥민(자료사진).

손흥민(자료사진). ⓒ 연합뉴스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투톱 전술을 유지하면서 스리백을 가동한다면 대표팀의 주포메이션은 3-5-2가 될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을 다시 익숙한 측면 공격수로 이동시켜서 4-2-3-1이나 3-4-3을 쓰는 것도 가능은 하지만, 현재로서 손흥민의 득점력과 개인기를 대체할 확실한 원톱형 공격수가 없는 것을 감안할 때 확률은 낮다.

스리백은 수비 안정을 좌우할 변수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신화를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도 부임 초기에는 포백을 시도했으나 이 전술에 부합할만한 수비수가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일자형 스리백으로 다시 과감하게 전환했고 월드컵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신태용 감독도 부임이후 꾸준히 스리백에 대한 미련을 드러낸 바 있다. 문제는 신태용호가 스리백으로 나선 경기에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태용호가 스리백 카드로 승리한 경기는 최약체로 꼽히는 동아시안컵 북한전이 유일한데 그나마도 경기력은 그리 좋지못했다. 러시아-모로코-폴란드 등 월드컵 본선수준의 강팀들을 만났을 때 수비강화를 위하여 스리백을 꺼내들었다가 오히려 공격과 수비 모두 난조를 드러내며 무너진 경우가 많았다.

스리백의 핵심을 이뤄야할 중앙 수비수들의 개인기량과 신체능력이 예년에 비하여 다소 떨어진다는게 고민이다. 팀내 경험이 가장 풍부한 장현수나 김영권이 꾸준한 출전기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못하고 있고 김민재도 낙마한 상황에서 빌드업과 수비조율을 맡아줄 선수가 없다.

신태용 감독은 일종의 변형 스리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어 리베로처럼 상황에 따라 스리백의 중앙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는 선수를 두어 스리백과 포백을 넘나드는 전술이다. 사실상 대표팀 후방에서 경기조율을 담당하는 플레이메이커 기성용이 이 역할을 맡을수도 있다.

수비자원의 다양화도 고려해볼 만하다. 대표팀에서는 박주호와 고요한, 김민우처럼 2개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할수 있는 멀티플레이어가 많다. 이들은 좌우 측면수비와 윙백은 물론, 중앙 미드필더까지도 볼수 있는 자원들이다. 이들을 발탁하면 최종엔트리에서 다른 포지션의 선수 숫자를 다소 줄이더라도 대체가 가능하다는게 장점이다.

현재 대표팀의 최대 취약포지션이 중앙수비라는 것을 감안하면 수비보강과 전술다양화를 위하여 이번 1차엔트리에 선발된 6명의 중앙수비수 대부분을 데려가는 것도 가능하다. 장현수나 권경원처럼 포백이 익숙한 선수들과, 오반석처럼 스리백에서 더 좋은 활약을 보이는 선수들도 있는만큼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상대팀에 따라 수비 라인업을 전혀 다르게 가져가는 맞춤형 전술로 하나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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