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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극적으로 남북 회담이 성사되면서 근 10년 동안 꽁꽁 얼어있던 남북관계에 반전(反轉), 그리고 반전(反戰)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만일 북한과의 협상이 잘 풀려 종전이라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면, 틀림없이 이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가장 눈에 띄는 업적이 될 것입니다.

현재에는 북미 정상회담 협상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5월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일방적인 핵 포기만 강요한다면 북미 정상회담 참여를 재고려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서 북미 정상회담이 순탄치만은 않게 흘러가고 있으며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북한이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여 소위 말하는 '화전 양면 전술'이 아닌가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왼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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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의 불협화음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선 핵 포기, 후 보상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요구합니다. 이에 북한이 체제 유지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강경대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공위성과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

핵 포기와 더불어 미국 국무부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요구해오던 항목이 또 있습니다. 바로 '인공위성 발사 금지'입니다. 실제로 2012년 2.29 합의에서 미국은 핵과 미사일 시험 중단을 요구했지만 합의를 하고나서 두 달도 채 되지 않아서 북한이 인공위성 은하 3호를 발사해 북미 관계를 사실상 단절시켰던 사례가 있습니다.

인공위성 발사 금지라는 조약은 어렴풋이 들었을 때는 북한의 기술 발전에 대한 경계를 의미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그것과 다릅니다. 바로 ICBM 기술과 인공위성 발사의 크나큰 연관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인공위성의 발사와 ICBM 발사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기반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와 ICBM의 시험 발사가 같은 시기에 이루어졌다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두 기술 간의 연관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른 미사일과는 다르게 ICBM은 통상적으로 5500km 이상의 사정거리를 가져야만 합니다. 그 정도의 사정거리를 가지려면 미사일의 최고 고도가 대기권을 벗어납니다. 그러므로 인공위성 발사기술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차이점에는 추진이 끝난 이후 위성 발사체는 궤도위에 안착하게 되고 ICBM은 다시 지구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 있습니다.

이렇듯 두 기술 간의 많은 유사점이 존재하고 위성 발사체에서 핵탄두를 장착한다면 언제든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미사일이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미국 정부는 북한의 위성 발사 실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북한의 ICBM 기술

ICBM은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의 약자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라고도 불립니다. 미국은 ICBM에 민감합니다. 그 이유는 ICBM의 이름 뜻대로 대륙을 넘어서 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므로 북한에서부터 미국 영토까지 도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ICBM을 비롯한 장거리 미사일들의 비행원리는 부스트단계 – 중간단계 – 종말단계 등 3단계로 구분됩니다

첫째 부스트단계는 탄도미사일의 발사부터 연료의 연소가 끝나는 시점까지의 비행을 말합니다.

두 번째 중간단계는 연료의 연소가 끝나는 시점부터 시작합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단계이며 대기권 바깥 진공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자유낙하를 하게 됩니다. 이때의 비행 궤적은 연소를 마친 시점에서 미사일이 가지고 있는 운동 방향 그리고 속도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종말 단계는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집니다. 이 단계에서는 탄두가 대기권에 진입해 탄착하기까지를 말하며 마하 20 이상의 초음속, 그에 상응하는 대기마찰로 발생하는 고열, 공력(물체와 공기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발생하는 기계적 힘)에 의한 감속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 가지 단계에서 기체와 추진기관 설계 기술, 연료기술, 자세 제어 기술, 재진입 기술(높은 고도에서 대기권으로 진입 시 필요한 기술) 등 많은 기술들이 요구됩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ICBM 기술은 어디에 위치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현재 북한의 ICBM 기술은 사실상 완성단계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입니다

지난해 ICBM의 전단계인 IRBM 시험발사에 성공한 바가 있습니다. 2017년 5월 14일에 발사된 IRBM 화성 12형은 고각으로 발사되어 2100km의 최고고도로 약 780km를 비행했습니다. 이 당시에 예상으로는 아직 여러 개의 엔진을 묶는 클러스터링 기술과 재진입시에 필요한 탄도 기술이 미흡하기 때문에 2~3년 이후에나 ICBM이 완성될 것으로 보았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같은 해 11월 29일에 화성-15형을 발사했으며 이를 계기로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획득했으며 이미 미국 본토를 공격할 대륙 간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미 갖춘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사진은 조선중앙통신이 지난해 11월 보도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5' 시험발사 모습.
 사진은 조선중앙통신이 지난해 11월 보도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5' 시험발사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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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평화

오랜 기간 동안 고착되어 있던 남북관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6.25 전쟁 휴전 이후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쟁의 긴장 속에 갇혀있던 한반도에 새로운 바람이 부는 것만 같습니다.

우리는 북한과 분단되어 있던 시간만큼 많은 일 들을 겪어왔습니다. 단일 팀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적도 있고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감격스러운 사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들만큼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판문점 도끼만행 등 그리고 최근엔 2010년 연평도 포격도발까지 심각한 일들도 발생했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새 시대의 새로운 국면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평화가 오는 것은 여지없이 반길 일입니다. 하지만 그럴 때야말로 신중해야 하는 때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북한의 변덕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중심을 잡고 우리의 평화를 우직하게 이끌어나가 더 나은 한반도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태그:#북한, #ICBM, #인공위성, #과학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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