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북미정상회담의 전제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못 박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원하는 특정한 조건들이 있다"라며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조건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항상 분명히(very clear all along) 말해왔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리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를 말한 바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도 내가 이 자리에서 그것(CVID)에 대해 말하는 걸 많이 들어왔을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의 정책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관해 한국 정부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전달받았고, 우리는 그 대화를 위해 선의로 노력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미국의 일방적인 핵 폐기 요구에 반발하며 CVID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혔으나, 미국이 북미정상회담의 조건으로 CVID를 거듭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워트 대변인은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행사에 전문가들을 제외하고 기자단만 초청한 것에 대해 "이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려고 한다"라면서도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 계획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에 의해) 완전하게 설명될 수 있는 핵실험장 폐쇄가 북한 비핵화의 핵심적 조치"라며 "우리는 구체적 내용을 알아가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정부 관계자 초청 여부에 대해 "기자단만 초청받았고, 그 이상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