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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역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뉴스 개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역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뉴스 개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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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의 댓글 조작 사건 논란의 불똥이 국내 포털 사이트 1위인 네이버에 번졌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댓글 창을 없애자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자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9일 네이버 모바일 앱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 검색'을 빼고 뉴스 편집에서도 손을 떼는 등 시스템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내놓은 시스템 개편안을 분석해 보고자 지난 16일 서울 당산역 근처에서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를 만났다. 금준경 기자는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에 출입한다. 다음은 금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 지난 9일 네이버가 시스템 개편안을 내놓았잖아요. 네이버가 뉴스 편집에서 손 떼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포털 출입 기자로서 네이버가 비겁하다는 생각부터 들었어요. 뉴스 개편이나 댓글 시스템에 있어서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으면 네이버가 내놓았어야 할 대책은 공정하게 한다는 걸 투명하게 드러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네이버의 답은 '우리 안 해'예요.

왕관을 쓴 자는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네이버는 하루 3천만 명이 들어오는 앱이고 이 중 천만 명이 뉴스를 봐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한국 사회 여론을 움직이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것에 대한 비판이 오면 책임지겠다고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네이버는 책임 소재를 없애버리는 방식으로 대응했죠.

한성숙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강조해요.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사람이 원칙 없이 편집한 게 문제였다고 말해요. 차라리 '우리는 최대한 공정하게 편집하기 위해, 혹은 어떤 가치를 위해 편집해 왔습니다만 완벽하지 못했습니다'라고 하는 게 대표로서 해야 할 말 아닌가요. 지금까지 사람이 원칙 없이 해온 게 문제였다는 건 자기들이 불공정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거죠. 저는 그게 무책임하다고 느꼈어요."

- 네이버가 비겁하다고 표현하셨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해경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해경을 해체했잖아요, 같은 논리인 거 같기도 해요.
"같은 맥락에서 '없앤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는 걸 알 수 있죠. 그렇다면 과연 손을 뗐는가를 따져봐야 해요. 네이버는 뉴스 편집을 더 이상 안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사실과 달라요.

네이버 개편안을 보면 모바일 첫 화면에서는 기사가 빠져요. 대신 네이버를 손으로 한번 옮기면 '뉴스판'이 나와요. 그리고 한 번 더 옮기거나 밑으로 움직이면 뉴스 피드판이 나와요. 뉴스판은 네이버 PC의 뉴스스탠드를 모바일에 적용하겠다는 것이고, 뉴스 피드판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뉴스를 편집하겠다는 거예요. 뉴스를 하잖아요. 그리고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뉴스 편집을 맡기겠다고 했어요.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맡기면 공정하고 객관적이라는 건 착각이죠."

- 인공지능도 기준값을 넣어야 하지, 스스로 작동하진 않아요.
"기만이죠.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문제가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공정하지도 객관적이지도 않아요. 알고리즘도 사람이 만든 거예요. 따라서 (알고리즘이)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는 것에 대해서 제가 취재해 온 전문가들은 '그게 말이 되냐'고 지적을 합니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가져올 폐단이죠. 아시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보여주는 게 뉴스 편식을 부추길 수가 있어요. 태극기 집회에 나가는 할아버지한테 그것과 관련한 기사만 보여주면 정말 세상 전체가 그런 줄 아는 것처럼 말이죠.

네이버가 지금까지 플랫폼으로서 최선의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어느 정도 국민이 알아야 할 이슈에 대해 기본적으로 제시해줬다고 전 평가해요. 알고리즘을 적용했을 때 <비마이너>나 <뉴스민> 같은 다양한 매체들의 기사가 나올 수 있을까요? 정치권과 언론이 나서서 비판하니, 짜증 나서 '에이, 안 해'라고 하는 심정은 이해가 가요. 그런데 그런 문제를 이렇게 푸는 것은 굉장히 기만적인 행위라고 생각해요."

- 네이버 측에서도 그런 비판이 나올 거라고 예상을 했을 텐데요. 그럼에도 그런 조치를 한 이유가 뭐라고 보세요?
"지금 정치권에서 여야 불문하고 다 네이버 규제법을 만든다고 하고, 대한민국의 유력 언론들이 네이버를 비판하는 상황입니다. 손익 계산을 해봤을 때 네이버가 이걸 그대로 안고 가면 리스크가 굉장히 클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첫 화면에서 뉴스를 버리는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알고리즘 같은 경우에는 기술적인 영역이에요. 미디어오늘이나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네이버 기사가 편향적으로 배치되면 비판할 수 있죠. 그런데 만약에 알고리즘 편집이라면? '네이버 기사가 왜 이렇게 편향됐어?'라고 물으면, 네이버는 '그거 사람마다 다르게 보여요'라고 말할 겁니다. 그러면 우리가 비판을 할 수 있나요?"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맡기면 공정하다? 착각"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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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시간 검색어가 첫 화면에서 빠져요. 어뷰징이 줄어들 거라는 예측도 있던데.
"이건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언론사들이 실검 이슈에 맞춰서 기사를 쓴단 말이에요. 사실 확인도 안 되고 내용도 없고 가십 거리인데도 기사를 쓰는 거죠. 왜냐? 트래픽이 되거든요. 근본적인 원인이 네이버의 실검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을 때 네이버는 단 한 번도 실검을 건드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실검을 건드린 건 의미 있는 결단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애매한 점이 있어요. 첫 화면에서 뺀다고 했는데, 사용자 선택에 따라서 넣을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왜 모바일에서만 빼는 거죠? 어뷰징은 모바일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니잖아요."

- 다른 포털에는 여전히 실검이 있습니다. '어뷰징에 영향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어요.
"어뷰징은 주로 뉴스트래픽이 많은 네이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같은 언론사라도 네이버 용 기사와 다음용 기사를 따로 내는 것도 있고요."

- 언론사가 편집하는 뉴스판을 도입하겠다고 한 건 어떻게 평가하세요?
"지금 네이버에 모바일에 채널이라고 있어요. 뉴스판과 같은 거예요. 첫 화면 하단에 있어요. 이걸 쓰는 사람이 많을까요, 안 쓰는 사람이 많을까요? 안 쓰는 사람이 많아요. PC 뉴스 스탠드가 망했다는 평가가 나오잖아요.

그렇다면 뉴스 소비가 줄고 사람들이 구독을 잘 안 할 거라는 점을 알면서도 추진하는 의도가 무엇이냐, 표면적으로 언론사 브랜드 강화라는 이유가 있다지만 속내는 직접 편집의 부담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언론사에 (부담을) 떠넘기는 느낌이 있죠. 이것도 최선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지금처럼 사람이 편집을 하되 좀 더 원칙을 투명하게 밝히고 외압 받은 게 있으면 솔직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봐요. 노조도 생겼으니 언론사 노조가 공보위를 진행하듯 보도과정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견제하는 게 맞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언론사가 편집하니까 우리가 하는 건 아니다'라고 나오는 건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라고 봅니다."

- 네이버에서 뉴스가 나오잖아요. PC의 뉴스와 모바일의 뉴스판의 차이가 뭔가요?
"네이버 모바일에 들어가시면 글 기사 5개, 사진기사 2개가 떠요. 기본적으로. 이게 네이버 뉴스 편집인데, 뉴스판이라는 건 이게 아니라 언론사들 이름만 떠요. PC 뉴스스탠드와 똑같은 거예요. 언론사들의 이름이 뜨고 그중 내가 구독하고 싶은 언론사를 3~4개까지 골라요. 그 다음 그 언론사들이 편집한 뉴스만 보여준다는 겁니다. 모바일판 뉴스 스탠드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 네이버가 아웃 링크제로 전환한다고 했잖아요. 어떤 언론사에 접속하면 팝업 등이 뜨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문에 뉴스 품질이 저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포털이 아웃링크를 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해요. 근데 문제는 준비가 되어 있냐는 거죠. 또,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자신이 있냐는 겁니다. 이 두 가지가 궁금한 겁니다.

한국신문협회, 온라인 신문협회 두 협회가 적극적인데 거의 같은 협회예요. 한국신문협회는 조중동 등 일간지가 있는 협회고, 온라인 신문협회는 일간지의 닷컴사가 있는 거의 같은 개념입니다. 업계 입장에서는 아웃링크를 주장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런데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언론사가 어뷰징을 얼마나 심하게 했는지, 지나친 광고에 회원사들이 자유롭지 않다는 걸 알잖아요. 이런 언론사들이 아웃링크 요구를 하는 게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거죠. 아웃링크를 요구하려면 최소한 협회로서 '우리 회원사들이 과거와는 다르게 개편을 하겠다', '이번에 아웃링크해주면 과거처럼 어뷰징안하고 낚시 기사 안 만들겠다'는 자체 규약 같은 것을 만드는 게 먼저라고 봐요. 그게 협회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인터넷 언론은 광고 문제가 심각해요. 미디어오늘 기사를 공유한 취재원이 우리 기사 좋다고 페이스북에 공유를 해줬어요. 그런데 왜 다음이나 네이버 링크로 공유해주냐고 그분한테 물어봤어요. '미디어오늘 홈페이지에는 광고가 너무 많다. 미디어오늘 링크를 올리면 친구들에게 불편한 걸 권해주는 느낌이 든다'는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무턱대고 아웃링크만 요구할 수 있느냐, 그게 답답하다는 거죠. 낚시성 기사, 어뷰징, 광고 문제 등 과거처럼 난장판을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와 다짐과 준비를 한다면 아웃링크를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언론사와 협회들이 아웃링크를 요구하는 이유가 뭘까요? 네이버가 유통 권력을 장악한 것에서 독립하고 싶기 때문이고, 수익을 네이버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고, 독자들이 찾아오길 바라기 때문이잖아요. 그런데 정작 이 논의에 독자는 들어와 있지 않아요. 언론이 독자를 생각해서 접근했으면 좋겠어요."

"댓글을 없애면 문제 해결? 댓글의 영향력부터 파악해야"

- 지금 문제가 댓글이잖아요. 댓글을 아예 못 달도록 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반대 의견 또한 만만치 않은데.
"자동차를 없애면 교통사고가 안 날 것 같아요. 술을 없애면 주폭이 사라질 거고. 댓글을 없애야 한다는 법안을 야당에서 내놨어요. 댓글 난장판인 거 맞아요. 인신공격도 있고, 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고. 기자 입장에서 저도 저를 조롱하는 댓글, 비난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이 말할 수 있는 창구를 없애는 건 대책이 아닌 거 같아요.

네이버가 댓글을 제대로 관리 못 하죠. 그러면 제대로 관리하게 만들어야죠. 댓글을 없애버리자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안 될 것 같습니다. 댓글이 없으면 해결이 될까요? 댓글을 달게 하느냐 아니냐를 정치적으로 결정하기에 앞서서 댓글이 과연 우리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부터 연구해야 해요. 지금 연구가 너무 부족하다고 해요. 그것부터 차분하게 논의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되는 거지, 정치적인 논리로 '드루킹이 대선 결과까지 바꿨다' 이런 주장은 우려스러운 거죠."

- 댓글이 여론 형성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까요?
"그건 연구를 해 봐야 알 것 같아요. 다만 정치적 입장이 있는 사람이 정치적 신념과 반대인 댓글을 본다고 넘어가지는 않아요. 저는 그렇게 쉽게 속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 이번에 취재하면서 느낀 점이 있을까요?
"한국신문협회 같은 이익단체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문제는 회원사들이 왜 지면에서까지 자사 이익을 대변하려고 하는 건지 의문이 들어요. 신문협회 소속 대부분의 일간지가 아웃링크를 주장하고 네이버 발표에 대해 비판하는 사설을 썼어요. 물론 네이버의 정책은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고 사설을 쓸만한 공적이 이슈도 맞아요. 그런데 여기에 몇몇 언론이 지나치게 자기 이해관계를 끼워넣는 게 안타깝습니다.

예를 들어서 조선일보가 네이버의 대책을 평가하면서 '인링크가 사이비 언론들에 혜택을 줬다', '뉴스 장사꾼, 사이비 언론을 정리해야 한다'는 식으로 사설을 썼어요. 네이버의 입장 발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예요. 대한민국 인터넷 언론사가 6천 개가 넘는데 그중에서 네이버의 인링크 제휴는 70여 곳 밖에 안 돼요. 오히려 적다고 비판해야죠. 그런데 조선일보는 '지금 인링크 70개도 많다. 우리 빼고 자격 미달 언론사들 정리해라'는 요구를 하는 거란 말이에요.

'사이비 언론', '뉴스 장사꾼'이라는 지적은 조선일보도 자유롭지 않아요. 광고주로부터 강압적인 광고를 하는 관행은 사이비 언론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언론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그리고 트래픽 가지고 뉴스를 장사한 게 누굴까요. 어뷰징 매뉴얼까지 작성한 곳이 조선이에요(관련 기사 : 조선일보 '뉴스 장사꾼' 비판 자격 있나). 순전히 조선일보가 과거 부역을 했다거나 보수적이기 때문에 지적하는 게 아닙니다. 온라인 저널리즘의 공론장에서 조선일보가 끼쳐온 해악이 크다는 점에서 이런 지적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왜 이 요구를 하는가 생각해보면 조선일보는 신문시장에서는 1등이잖아요. 하지만 네이버에서는 N 분의 1이잖아요. 그게 싫은 것 같아요. 그 이해관계를 공적인 사안을 다룬다는 네이버 이슈에서 껴 넣으면 안 되죠. 언론사들이 자기 지면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방증이거든요. 그게 좀 안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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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