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사영화상 최우수감독상 수상자인 <남한산성> 황동혁 감독과 신인감독상 수상자인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

춘사영화상 최우수감독상 수상자인 <남한산성> 황동혁 감독과 신인감독상 수상자인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 ⓒ 이정민,메가박스㈜플러스엠


'감독들이 선택한 감독'은 <남한산성> 황동혁과 <범죄도시> 강윤성이었다. <박열>의 최희서는 지난해 10월 부일영화상을 시작으로 신인여우상 11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지난 18일 오후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제23회 춘사영화제 시상식은 지난해와 올해 초반 관객들과 평단의 주목을 받은 영화들의 '경쟁의 장'이 됐다. 춘사영화제는 평론가들의 예심을 거쳐 한국영화감독협회 소속 감독들이 본상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그 결과 <남한산성>을 만든 황동혁 감독이 감독상을, <범죄도시>를 만든 강윤성 감독이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강철비>의 배우 정우성이 받았고 여우주연상은 <악녀>의 김옥빈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12월 열린 한국영화감독조합 주최하는 '디렉터스 컷 어워즈'와 비교했을 때 신인여우상 수상자(<박열> 최희서)만 빼고 수상자가 모두 달라 눈길을 끌었다.

"관객 500명 들었지만 지금도 볼 수 있는 영화"

 들꽃영화상에 이어 춘사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소통과 거짓말> 김선영 배우

들꽃영화상에 이어 춘사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소통과 거짓말> 김선영 배우 ⓒ 성하훈


23회 춘사영화상 일부 부문의 경우 경쟁이 무의미할 정도로 후보들이 독보적이었다면 감독상에선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수감독상의 경우, <1987>과 <남한산성>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 심사위원들의 고심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춘사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두 작품이 막판까지 경합을 하다 보니 심사위원들의 투표가 2차 3차까지 이어졌다"며 최종적으로 <남한산성>이 더 많은 표를 얻었다고 밝혔다.

신인감독상을 놓고도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과 <델타 보이즈> 고봉수 감독이 경합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독립영화 감독들에게 신인감독상을 주던 전례에 비춰볼 때 상업영화인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을 선택한 건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다.

춘사영화제 관계자는 "예심을 담당했던 평론가들이 후보작으로 올린 것이어서 영화만을 기준으로 선택했다"면서 "고봉수 감독의 <델타 보이즈>도 상당히 인상적이라 심사위원들이 고민을 많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공동 수상을 낼 수는 없다보니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을 수상자로 선정했지만 고봉수 감독의 연출력도 인상 깊게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박열> 최희서 배우의 신인여우상 수상은 논란의 여지 없이 압도적 지지로 결정됐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이후 개최된 이름 있는 영화상의 신인여우상 부문을 싹쓸이한 최희서는 이로써 11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대종상에서는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했는데, 경쟁이 무의미할 정도로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신인남우상은 <메소드> 오승훈 역시 유명 배우는 아니었지만 워낙 연기력이 출중해 심사위원들의 시선을 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훈은 지난 4월 들꽃영화상에서도 신인배우상을 수상해 <메소드>를 연출한 방은진 감독의 안목이 남다름을 입증했다.

 <박열>로 신인여우상 11관왕을 차지한 최희서 배우

<박열>로 신인여우상 11관왕을 차지한 최희서 배우 ⓒ 메가박스㈜플러스엠


<소통과 거짓말> 김선영 배우 역시 들꽃영화상에 이어 두 번째로 여우조연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춘사영화제 관계자는 "영화에서 두 역할로 출연했던 데 연기가 빼어나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선영 배우는 들꽃영화상 시상식 때 "영화를 통한 첫 수상"이라며 감격했는데, 이번 춘사영화제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김 배우는 "<소통과 거짓말>은 작년에 개봉해서 관객이 500명 정도 들었다. 지금도 다시보기로 볼 수 있다"라고 말한 뒤 한동안 흐르는 눈물에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눈물 젖은 목소리로 "감독이 내 남편이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감사하다"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남우주연상은 <강철비>의 정우성이 받았는데, 최근 남북관계 화해 분위기가 작용하고 있는데다 세월호 유가족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 등 사회적 약자들을 지지하는 정우성 배우의 미담이 많이 알려진 탓에 수상의 의미는 컸다. 정우성 배우는 "저의 연기상을 기대했던 양우석 감독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다"며 "함께 했던 곽도원, 조우진 또 김의성 배우 그 외의 함께 했던 배우님과 스태프분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우조연상은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의 김동욱에게 돌아갔다. 춘사영화제 관계자는 "김동욱의 연기가 심사위원들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며 수상작 선정에 고민이 많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지하철서 명함 드린 분이 수상해 기뻐"

수상자들의 수상소감도 이날 시상식을 풍성하게 했다. 황동혁 감독은 "이 영화가 저의 네 번째 영화인데 제가 만든 영화를 잘 보지를 못한다"며 "제가 만든 영화를 보면 아쉬운 점이 많아 TV에 나와도 다른 채널로 돌리는데, 이번 작품은 단 한 컷도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찍었다"라고 말했다.

최희서 배우는 "춘사 나운규 선생님에 대해서 제가 잘 몰랐기 때문에 부끄러운 마음으로 어젯밤 일대기를 읽었다"며 "박열 선생님과 같은 해에 태어나셨더라. 굉장히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힘든 시기에 열정으로 살아오셨던 그런 청춘이 있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저는 편한 세상에서 연기를 하고 있음을 알았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인사를 못 드렸던 분이 있었다"며 "어려운 일본어 대사를 완벽히 소화해내며 항상 현장에서 존경스러운 태도로 임했던 이제훈 배우와 함께 이 상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각본상을 수상한 <로마서 8:37> 신연식 감독은 "이 작품을 해야하나 오랫동안 고심을 많이 했다. <동주>로 간신히 빚을 갚았는데 다시 이런 짓을 해야 하나 싶었다"며 "그래도 살면서 해야하는 일은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용기내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또 "역시 모든일은 용기를 내야 하는 것 같다. 오래전 지하철에서 너무나 열심히 대본을 읽는 배우가 보여 용기 내 명함을 드렸었는데 그 분이 최근 많은 상을 받게 돼 기분이 좋다"면서 배우 최희서와의 특별한 인연을 언급했다.

춘사영화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