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경기를 찾아온 팬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서울 이랜드 선수단 사진

원정경기를 찾아온 팬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서울 이랜드 선수단 사진 ⓒ 서울이랜드


지난 19일 부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2 12라운드 부천 FC 1995(아래 부천 FC)와 서울 이랜드 FC(아래 서울 이랜드)의 경기에서 서울 이랜드 FC가 3-0 승리를 거두며 지난 맞대결에서의 대역전패를 설욕했다.

이로써 서울 이랜드는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과 시즌 첫 원정승을 챙기면서 리그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날 경기가 치러지기 전 경기당 득점이 0.8점으로 1점이 채 안 되는 득점 능력을 보여주었던 서울 이랜드가 어떻게 리그 2위 부천 FC를 상대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일까?

공격의 질을 높인 변화

 지난 19일 부천 FC와 맞섰던 서울 이랜드의 라인업, 공식 SNS에는 4-4-2 포메이션으로 표기되었지만 실제로는 5-3-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지난 19일 부천 FC와 맞섰던 서울 이랜드의 라인업, 공식 SNS에는 4-4-2 포메이션으로 표기되었지만 실제로는 5-3-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 서울이랜드


슈퍼루키이자 팀의 에이스로 잡은 조재완이 부상으로 출전을 하지 못하자 지난 13일에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2실점을 하는 동안 한 점도 득점을 하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패했다.

슈팅 수에서부터 큰 차이가 났다. 부산이 18번의 슈팅을 시도하는 동안 단 3번의 슈팅밖에 시도하지 못했다. 12번의 슈팅 시도와 조재완의 멀티골로 괜찮은 공격력을 뽐낸 안산 그리너스와의 직전 경기와 대조적이었다.

전술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는지 인창수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서울 이랜드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새로운 포메이션을 시도했다. 기존 4-2-3-1 포메이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최전방 공격수 자리로 옮기고 양쪽 윙 포지션을 센터백과 윙백으로 옮겨 5-3-2 포메이션으로 부천 FC를 상대했다.

인창수 감독의 선택은 공격진에 눈에 띄는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포메이션 변경 전 비엘키 에비치에게 집중되었던 수비가 비엘키 에비치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탁우선의 움직임으로 분산이 되었다. 공간에 여유가 생긴 비엘키 에비치는 공격에서 현란한 드리블과 슈팅을 이어갔고 후반 19분에는 페널티박스 안으로 롱볼이 들어오자 조찬호와 함께 수비를 흔들어 최한솔의 득점을 유도했다.

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터진 안지호의 헤딩골로 점수 차를 벌린 서울 이랜드는 1분 만에 최오백의 쇄기 득점으로 승기를 완전히 잡아냈다. 최오백의 골에서 인창수 감독의 포메이션 선택이 더욱 빛이 났다. 5-3-2 포메이션에서 처음으로 윙백을 소화한 최오백과 중앙 미드필더로 교체출전한 유정완, 최전방 공격수 비엘키 에비치와 조찬호가 동시에 전방 압박을 펼치며 부천 FC의 수비진을 밀어붙였고, 결국 패스 미스를 유도하여 빠른 역습으로 득점까지 이루어 낸 것이다.

이날 서울 이랜드가 시도한 13번의 슈팅 중 8번을 유효슈팅으로 만들어 냈다. 이는 이번 시즌 팀의 최다 유효슈팅 타이기록이다. 단순히 공격 시도 횟수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공격의 질이 높아졌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포메이션 변화로 상위권 도약 가능할까

 기자회견을 하는 인창수 감독 사진

기자회견을 하는 인창수 감독 사진 ⓒ 서울이랜드


인창수 감독은 시즌 전 스스로를 '비엘사 스타일'이라고 말하며 남미 스타일의 '압박 축구'를 펼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인창수 감독이 보여준 축구는 '압박 축구'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오히려 공격수가 상대 수비에 막혀 고립되는 경우가 잦았고 어설픈 압박으로 쉽게 실점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며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었다.

하지만 포메이션에 변화를 줌으로써 꼬였던 공수의 실마리가 물리며 인창수 감독이 원하던 모습이 그라운드에서 실현되었고, 그토록 갈망하던 원정에서의 첫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이제 서울 이랜드에게 남은 과제는 조재완, 고차원 등 부상 선수들의 복귀와 새로운 포메이션의 완성도 높이기다. 두 과제가 모두 해결된다면 주장 김영광이 언급한 '우승'이라는 목표도 더 이상 허황된 꿈이 아닐 수 있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졌던 15경기 무승의 늪에서 겨우 탈출하고도 경기력의 기복이 심해 하위권을 맴돌던 서울 이랜드가 포메이션 변화를 계기로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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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6기 박영우
서울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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