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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의 경성대ㆍ부경대 역
▲ 부산 남구의 경성대ㆍ부경대 역 부산 남구의 경성대ㆍ부경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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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2일 오후 4시 12분]

나는 비교적 해외경험이 많은 편에 속한다. 21세 때 호주 워킹홀리데이로 1년간 있었고, 전공인 복지 분야 공부를 위해 일본의 복지에 대해서 공부하고 여러 번 답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해외와 한국의 차이에 대해서 피부로 많이 느껴졌다.

그중 가장 살결에 민감하게 닿았던 부분은 '정'이었다. 외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을 부산에서 느껴왔기 때문에 부산 이외 어느 도시에도 내 마음이 자리 잡지 못했다.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처럼 내 마음도 무심하게 주고받는 사투리가 정겹고 사람들의 시원시원함이 좋다. 닭모래주머니를 서비스로 주는 지역이 어디에 또 있을까. 정 많은 부산을, 나는 취업을 위해 곧 다른 지역으로 떠나야만 한다.

하지만 나는 정말 부산에 '남구' 싶다. 그렇기에 2030 남구 청년후보들의 고민 지점이 나와 같은지 확인해봤다. 이들과 인터뷰 또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부산시 남구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하나 하나 파헤쳐봤다.

인터뷰에 응한 후보는 김근우(더불어민주당 남구의원 후보, 남구나선거구, 31세), 김종현(민중당 부산시의원 후보, 남구제1선거구, 29세), 박소연(민중당 남구의원 후보, 남구라선거구, 38세), 이기윤(민중당 남구의원 후보, 남구마선거구, 38세), 손상우(우리미래당 남구의원 후보, 남구나선거구, 36세) 예비후보다.

공부만 하고 커온 청년의 설 자리는 어디인가

청년 예비 후보 김근우씨가 유세를 하고 있다.
▲ 김근우 청년 예비 후보 김근우씨가 유세를 하고 있다.
ⓒ 김근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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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청년'을 위한 공간이 들어서고 있다. 그렇지만, 부산에서는 유독 '취업' '창업'을 뗀 '청년' 공간은 보이지 않는다. 취업을 하면, 창업을 하면, 우리의 문제가 많이 해결 될 것만 같았지만, 많은 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이제는, 누구라도 모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냥 앉아서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 자신들이 당면한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한 공간, '남구'지역 청년후보들은 그러한 공간이 필요함을 느끼고 있을까?

김근우 남구의원 후보는 "청년들의 '취업' 이외의 것들을 충족할 수 있는 공간은 필요하다"라면서 "남구는 대연동의 문화공간 등 청년들을 위한 공간들이 많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취업과 창업"에 매몰될 수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도 문제로 꼽았다.

김종현 부산시의원 후보는 "친구를 만나도 딱히 할 것이 없다보니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나본 청년들 중 많은 분들이 '문화'를 관심에 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문화 생활 측면에 있어 부산이 부족한 부분이 있어 서울을 오가며 충족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기에 "부산지역 문화 활동가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부산의 청년문화를 만들어 내고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쉬웠던점은 대부분의 후보들은 '청년' 공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목표가 없었다는 점이다. 청년들의 분출하는 욕구를 담아내기 위한 그릇은 단순한 '투표' 행위로 그치지 않고, 유권자들의 표현방식도 다양해졌고, 이를 담아낼 수 있는 후보가 '청년의원'으로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놀이문화도 수업만큼 다양했으면...

박소연 청년 예비후보가 길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박소연 청년 예비후보 박소연 청년 예비후보가 길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황형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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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지역에는 경성대와 부경대 그리고 동명대까지 세 개의 대학교가 있다. 그럼에도 대학로는 천편일률적이고 서면에 비해 '젊음의 거리'라기 보다는 특색도 없고 재미도 없는 동네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청춘들의 개성이 넘치는 끼를 더 발휘할 수 있는 대학로가 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예비후보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박소연 남구의원 후보는 "경성대·부경대 앞은 청년들의 거리보다는 상업적 유흥지역처럼 느껴진다"라며 "홍대와 같은 문화가 넘치는 젊음의 거리가 돼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를 위해 "단순 지원프로젝트보다는 실직적인 지원을 모색해, 예술인들에게 문화 예술 창작활동 지원을 하고 일반인들에게는 넓은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며 청춘들이 직접 참여, 운영하는 대학로가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손상우 남구의원 후보는 "서른 살 자의로 특별한 목적없이 일본 유학 생활 경험을 떠올렸다"라며 "듣고 싶은 수업을 실컷 듣고, 부활동도 열심히 했다, 기숙사 비용은 저렴하고 아르바이트로 생활이 가능했던 것과 반대로 한국은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기초의원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경제적·시간적 여유를 주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떠나지 않는 도시가 되려면

부산 남구 지역에는 재개발 지대가 많다. 그만큼, 많은 자본들이 급속도로 투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지역의 개성을 살리기 위한 도시재생 보다는 단조로운 거대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먼저 들어서고 있다. '남구'의 개성을 살리는 도시재생에 대해 후보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종현 부산시의원 후보와 이기윤 남구의원 후보는 '지역청년들이나 예술가들이 주민들과 결합한 사업을 추진해야 진정한 '재생'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그 지역 내 공동체를 지원하는 형식의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두 후보는 '대연 우암 공동체'의 사례를 들며 자조주택을 설립하는 방향도 주민조직이 성장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박소연 남구의원 후보는 감천문화마을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시에서만 추진하는 '관광사업' 형태의 도시재생은 주민이 생활의 불편을 감내해야 하는 '아이러니'가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실제거주자들을 위한 도시 재생, 동네에서 부터의 직접정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우리 동네의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노력은

고령화 사회로 인한 노인 질환은 한국사회에게 점점 많은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남구 지역 역시 노인 인구가 많이 증가하고 있어서 이를 피할 수 없다. 인생을 아름답게 마감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다양한 논의도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치매 국가 책임제'처럼 우리동네 에서는 정부의 방향과 발맞춰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후보들은 어떠한 고민을 하고 있을까.

박소연 남구의원 후보는 "'시니어센터'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가족' 단위에게만 맏겨진 요양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내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모두가 늙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모든 노인이 받을 수 있는 보편적 의료복지 시스템도 시급"하다고 한다. 그리고 "독거노인들을 위한 가정방문 서비스, 이를 뒷받침하는 노인돌봄과 요양보호사들의 처우 또한 개선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손상우 청년 예비후보가 선거사무소 앞에 서 있다.
▲ 손상우 손상우 청년 예비후보가 선거사무소 앞에 서 있다.
ⓒ 손상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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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우 남구의원 후보는 현재 재가요양보호사로 일을 하는 경험담에서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많은 수익을 얻는 괜찮은 아르바이트 자리"라며 "'대학생과 어르신이 손잡고' 공약을 내세워 학생들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도움을 주어 대학생에게는 아르바이트를, 어르신들에게는 케어서비스를 제공하는 윈윈 모델을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우리 집 앞에 '세균실험실'?... 주피터 프로젝트를 해결 방안은

부산항 제8부두의 주피터 프로젝트가 남구 지역의 뜨거운 감자로 지역주민의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국방부는 "부산항 8부두에 세균무기 실험실이 설치돼 있지 않고 관련 장비가 생물학 작용제의 실험을 위한 것이 아니며, 이미 미국에서 성능 검증이 완료돼 추가적인 검증이나 실험이 불필요하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미군이 주둔한 여타 다른 국가에서는 '합동 감시단' '주민-군-정부' 거버넌스를 통해 주민들의 의문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청년 예비후보들에게도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4월 초, 국방부의 답변에도 '남구 미군 세균무기 실험실 철거를 위한 남구 지역 노동조합 대책위'(대책위)는 "주피터 프로젝트는 남구는 물론 부산시민들의 생명과도 직결된 중요한 문제인데도 주요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라며 "주피터 관련 의혹 해소를 위한 민·관 합동 공개토론회를 열자"고 남구청에 요청했지만 진척은 지지부진하다.

청년후보들도 마찬가지로 주피터 프로젝트에 대해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주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으므로 전문가 및 남구주민 합동 환경감시단을 운영해 감시·감독하며 국방부와 주한미군의 토론 및 협의회를 제안하고 철거를 위한 행동을 시민과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김종현, 박소연 후보). 한편, 손상우 후보는 더 나아가 자주권 회복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하며 논란이 있는 장비와 시설은 우선적으로 철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들이 생각하는 우리 지역 '첫 번째' 문제

시민으로써 지켜본 남구의 문제들을 지금까지 살펴봤다. 청년 예비후보는 우리의 대표로써 어떤 문제를 발견했을까. 청년 후보들이 말한 과제를 살펴보았다.

김종현 청년 예비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 김종현 김종현 청년 예비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 김종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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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부산시의원 후보가 생각한 지역의 문제는 '소녀상을 지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미 만들어진 소녀상 보호 조례를 영사관 앞 소녀상에 적용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시와 의회가 움직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기윤 청년 예비후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기윤 이기윤 청년 예비후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황형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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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윤 남구의원 후보는,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비정규직 문제라며 청년 실업, 결혼률·출산률 저하, 노인빈곤, 사회양극화 등의 문제가 모두 비정규직과 연결돼 있다고 짚었다. 그래서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인간다운 삶을 위한 생활임금 조례 제정을 실현해 나가고 상시지속적 업무에는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법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손상우 남구의원 후보는, 청년들이 '우리집'이 있는 '우리동네'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노후주택과 빈집을 활용한 셰어하우스 공급을 1번 공약으로 세워, '청년과 동네가 손잡고'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남구의 유일한 여성 청년후보인 박소연 남구의원 후보는, 독박육아에 지친 엄마들이 아이들이 데리고 갈 곳이 없어 어려워한다면서 엄마와 아이, 청소년들의 문화쉼터인 마더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조례제정을 하려고 한다고 한다. 

청년 예비후보에게 투표함은 어떤 의미일까

2030 우리 청년들은 취업에 실패하고 인간관계, 연애에 실패하고 많은 실수를 경험해 왔다. 앞으로도 실수를 해갈 것이지만, 그로 인해 우리는 어엿한 시민이 될 것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 또한 우리와 같은 청년이고 시민이다. 그들도 실수하는 것을 많이 목격해왔다. 어쩌면 우리와 같은 청년들에게 실수할 기회를 제공하여 그들이 어엿한 시민의 대변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길이 아닐까.

예비후보 인터뷰를 해봐도 여전히 정치는 생소하고 멀게만 느껴진다. 나와 같은 2030 청년들인데 이들은 어떻게 정치판이라는 무대에 발을 내딛게 된걸까? 어떤 스위치가 작동했기에 이들은 우리가 하지 않는 도전을 하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나의 인생에는 어떤 스위치가 작동할 것인가? 나 또한 이들 청년 예비 후보처럼 부산을 지탱하는 어엿한 시민이 되길 바라 본다.

덧붙이는 글 | 안녕하세요. 바람직한 지역내 정치풍토의 정착을 위해, 부산 2030 청년후보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동네 청정지대'입니다. 우리 동네 청년들이 금정구/연제구/동구/남구 지역의 2030 청년후보들을 집중 조명하는 릴레이 기사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태그:#우리동네청정지대, #부산남구, #부산남구청년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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