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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한과 미국을 향해 비판의 수위를 높인 가운데,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이에 대한 외부 언론 취재를 예정대로 진행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진 '예정대로 한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북한의 인터넷 선전매체 <조선의 소리>는 20일 '똑똑히 명심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핵실험장 폐기의 의의를 강조하면서 '핵실험장 폐기쇼'라고 평가절하한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이 매체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의 정신에 따라 조선반도비핵화를 위해 우리 공화국이 주동적으로 취하고 있는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고 핵실험장 폐기에 의미를 부여했다.

핵실험장 폐기는 4월 20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 기사는 4.27 판문점선언 정신의 이행이라는 의의도 부여했다. 판문점선언에 명시한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 부분도 거의 그대로 따다 썼다.

이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판문점선언의 이행 차원으로 이뤄지는 일이며 최근 북한의 '북·미정상회담 무산 경고' '한미연합 군사훈련 등에 대한 반발'과는 큰 관련 없이 진행한다는 걸 시사한다. 개인 필명의 논평이지만, 핵실험장 폐기 방침엔 변함없다는 흐름은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를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는 정황은 다른 측면에서도 포착된다. <연합뉴스>는 20일 정부의 한 소식통을 인용 "북한이 원산과 길주를 연결하는 철로의 여러 구간을 보수하는 정황이 식별되고 있다"면서 "보수 작업을 마친 구간에서는 열차가 시험운행하는 장면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2일 "북부핵시험장 폐기를 투명성 있게 보여주기 위하여" 남측과 미국·중국·러시아·영국 기자들의 '국제기자단'을 초청했는데, 숙소인 원산에서 핵실험장까지 국제기자단을 위해 숙식이 가능한 특별전용열차를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38노스>가 19일 보도에서 분석한 5월 15일 촬영 위성사진. 쌓여있는 목재가 7일 촬영 사진보다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38노스>가 19일 보도에서 분석한 5월 15일 촬영 위성사진. 쌓여있는 목재가 7일 촬영 사진보다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 38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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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가 19일 보도한 기사의 분석사진. 5월 7일자로 목재더미의 높이가 낮다.
 <38노스>가 19일 보도한 기사의 분석사진. 5월 7일자로 목재더미의 높이가 낮다.
ⓒ 38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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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19일(현지시각) 핵실험장을 찍은 위성사진을 분석, 갱도 폭파 장면 관측을 위한 전망대 설치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쪽 갱도 근처의 언덕에 목재더미가 4줄로 쌓여 있는데, 최근 이 더미의 높이가 높아졌고 이 곳을 잇는 길도 뚜렷해진 점 등이 전망대일 것이라는 분석의 근거가 됐다. 또 여러 기존 시설들의 철거도 진행되고 있다고 봤다.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철로보수와 열차 시험운행이 핵실험장 폐기와 관련된 것이라면 국제기자단 취재도 예정대로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남한 취재진만 빼고? 일단 베이징으로

하지만 남측 언론사의 취재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18일 정부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핵실험장 폐기 현장 취재를 담당할 남측 취재진의 명단을 통지하려 했지만 이를 받지 않은 북측은 20일 오후 현재까지도 명단을 접수하지 않고 있다. 당국이 현장 상황과 취재 절차, 안전 문제 등에 대한 문의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북측이 한미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 등을 비난하면서 남북고위급회담 무기 연기를 통보한 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기자단에서 남측만 뺀 핵실험장 폐기 현장 취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통일부는 21일 다시 취재진 명단을 북측에 통지할 계획이다. 국제기자단의 남측 언론으로 정해진 MBC와 <뉴스1> 취재진은 21일 오후 일단 베이징으로 가 대기할 계획이다.


태그:#풍계리, #핵실험장, #취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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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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