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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옥 후보는 "선거운동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이렇게 도로 현장에서의 문제를 후보와 주민사이에서 나눌수 있는 기회가 많다"며 자전거 선거운동의 좋은 점을 설명한다.
▲ 자전거 선거운동중 주민을 만난 김진옥 후보 김진옥 후보는 "선거운동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이렇게 도로 현장에서의 문제를 후보와 주민사이에서 나눌수 있는 기회가 많다"며 자전거 선거운동의 좋은 점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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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와 선거운동이 간혹 연결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옛 새누리당 대표였던 이정현 의원(무소속)이 2016년 총선에서 했던 선거운동 방식 때문이다. 이 의원은 후보 시절 자전거를 타고 순천·곡성 구석구석을 누비며 화제를 일으켰다.

이번 지방선거의 전주 지역 출마자(시도의원, 시장)들을 취재하면서 정책 공약과 함께 자전거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가진 후보자를 물색해봤다. 몇 후보가 보내왔다. 아울러 제보를 받는 등 여러 방면으로 물색했다.

민주당 전주시의원 후보 박형배(전주시마선거구) 후보는 자전거와 선거운동용 패널과 항상 붙어 다닌다고 한다. "패널을 목에 메고 다니는 게 위험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고 하는데 "재질이 가벼운 스티로폼이라 위험하지는 않고 사람을 만날 때는 내려서 인사하기 때문에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라고 한다.

"지역구인 효자 4동이 너무 넓어서 구석구석 다니기 위해서" 자전거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는 이유를 부연한다. 선거운동만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일과 중간에 행사를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늦게 도착하는 것도 민망하지만 땀을 닦지 못한 채 주민을 만나는 것이 무안할 때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한다.

이밖에도 명함에 자전거를 탄 모습이 담겨 있는 경우도 있다. 송천동 지역구의 김남규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의원 후보(전주시아선거구)는 평소에 의정 활동으로 지역을 돌아다닐 때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김 후보의 경우 이번 선거운동 때는 주로 걸어다니면서 유권자를 만나고 있다고.

같은 지역구의 김진옥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의원 후보의 명함에도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모습과 여러 경력이 담겨있다. 그리고 백영규(더불어민주당 전주시의원 후보, 전주시가선거구), 서윤근(정의당 전주시의원 후보, 전주시카선거구) 후보를 비롯해 몇몇 후보자들도 자전거와 관련한 선거운동 에피소드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 운동에서 지인으로부터 "자전거 도시를 만드는데 애써달라"며 미니벨로 자전거를 빌려서 타게 되었고 응원을 듬뿍 받았다고 한다.
▲ 도로 곁에 서서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드는 김진옥 후보 김 후보는 이번 선거 운동에서 지인으로부터 "자전거 도시를 만드는데 애써달라"며 미니벨로 자전거를 빌려서 타게 되었고 응원을 듬뿍 받았다고 한다.
ⓒ 김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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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계기로 김진옥 후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해봤다. 김진옥 후보가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타게 된 것은 작년부터다. '생태교통 시민행동'이 주관한 '전주 에너지 독립선언'에 참여하면서 스스로한 약속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하루 일정 24km가량을 달리는 경우도 있었는데 무척 힘들었어요. 자전거 타는 건 곧 익숙해졌는데 가장 곤란한 건 이런 거예요. 의정활동 시 스마트한 복장으로 임하는 건 괜찮아도 종종 정장을 입어야 할 경우가 있잖아요? 백팩에 옷을 챙겨 다니며 갈아입기도 하는데 옷만이 문제는 아니더라고요. 땀을 씻어 내거나 하는 게 마땅치가 않더라고요."

김 후보는 이후 가을까지 출퇴근하는 데 가급적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오가는 건 제법 익숙해졌다고 한다.

- 자전거로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처음에는 걸어서 다닐까 싶었습니다. 일일이 주민들을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초기에 이곳저곳 다양한 곳에서 주민들을 만나기에는 기동성이 떨어지더라고요. 기동성을 고려해 자동차로 움직일까도 싶었지만 주차문제가 걸렸어요. 그리고 사람 중심의 생태교통을 주창하는 후보 입장에서 생각과 몸을 같이 하기로 마음먹은 겁니다."

-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새벽에는 걸어서 나갑니다. 농산물 시장에서 상인들도 만나고 장 보러 나온 시민도 만나죠. 새벽 미사나 기도를 보는 주민들을 오가며 만나기도 하죠. 자전거를 타고 나가는 시간은 아침에 거리에서 하는 출근인사를 마치고 시작입니다. 주민센터 프로그램도 찾아다니고 아파트와 경로당도 방문하는데 아파트들이 멀지 않아서 자전거로 다니면 5분 이내에 이동이 가능하더군요.

어디에나 주차하기도 편하죠. 이동시에는 그냥 이동만 하지 않고 자전거도로나 인도와 도로 상태도 확인하면서 다니며 여러 생각을 다듬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급히 보수가 필요한 곳은 해당 부서에 연락하기도 해요. 저녁 식사 후에 상가를 방문할 때는 야광을 부착한 점퍼로 갈아입고 라이트를 켜고서 다니며 인사를 합니다."

-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드는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기름값이 전혀 안 들죠(웃음). 이동하는 데 거리가 멀지 않아서 오히려 자동차보다 기동성이 나은 것 같아요. 지나가면서 만나는 주민들에게 큰소리로 인사를 하기도 하는데 친밀감도 생기는 것 같아요. 자동차로 지나치면서는 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눈에도 확 띄어서 홍보효과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송천동 구석구석의 교통문제를 들여다보는데 가장 좋은 점이라고 꼽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송천동은 인구도 밀집돼 있는 데다가 도로가 정말 좁고 그나마 있는 도로의 선형이나 교차로가 복잡한 데가 많거든요. 자전거도 그렇지만 아이들이 통학해야 할 구간에서 인도가 충분하게 확보돼 있지 않은 것을 매일 눈으로 확인하며 머릿속에서 많은 생각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반면에 인도와 자전거도로가 정비돼 있지 않은 도로를 달리는 게 제법 익숙해진 저에게도 좀 위험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고요. 걸어 다니면서 만나는 것보다는 세세하게 주민을 만나기에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속도가 느릴수록 보는 것도 느껴지는 것도 많을 것 같은데 자전거는 자동차와 보행 사이의 딱 그만한 위치 같습니다. 요령을 터득하다 보니 일정구간을 이동해 자전거는 주차해두고 걸어 다니며 주민들을 만나고, 다시 다음 이동지로 이동을 자전거로 해가는 방식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 선거운동을 하며 타고 다니는 자전거에 사연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작년에 큰 맘먹고 산 자전거가 일명 '철 TB'라고 하는 '유사 MTB'인데 무겁고 이동하는 데 힘들더군요. 해서 주변에 선거운동 기간에 타고 다니기에 좋은 자전거를 좀 빌려볼까 해서 수소문했어요.

자전거 관련한 의정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분인데 빌리러 간 날 '꼭 당선해서 자전거 도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시라'며 그분이 타던 미니벨로 자전거를 빌려줬어요. 고쳐서 준비해 놓으셨더라고요. 처음엔 덩치가 작아서 다니기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타고 다니다 보니 매우 잘 나가더라고요. 100% 대만족입니다."

-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나 반응을 느끼는 것도 있을 것 같은데 소개해주세요.
"헬멧을 쓰고 다니다 보니 얼굴이 잘 안보이잖아요. '진짜 후보냐?'라고 물어보시는 경우도 있어요. 한번은 저녁에 돌아다니는데 헬멧을 쓴 채로 명함을 드리는 걸 보고서 '대리운전 안 시켰다'라고 하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에코시티 세병호 주변엔 주말에 가족단위로 자전거와 킥보드를 타는 아이들도 많이 나오거든요. '자전거 시합하자'라고 대결을 청하는 아이들도 만났어요. 결과는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아이들 자전거 정말 잘 타더군요.

의외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어르신도 많고 도로 사정이 좋지 않지만 오송 중학교를 비롯해 청소년들이 많이 다니는데 자전거 타고 다니는 선거운동에 힘내라고 격려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송천동 도로 사정에 대해 느끼는 시민들의 생각을 이야기해주기도 하더군요. 물론, 좁은 도로에서 차가 막힌다고 경적을 울리며 위협적으로 대하는 분도 계시고요. '이럴 때만 타지 말고 평상시에 자주 타고 다니라'라는 충고를 해주시는 분도 만났습니다."

김진옥 후보가 꿈꾸는 '전주시 의원 김진옥'

그는 "지방자치의 핵심은 주민과 행정이 함께하는 거버넌스 그리고 생활정치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해결해 나가는 추진과정에 더 역점을 두겠다"라는 포부를 밝히며 '생태도시 전주! 생태도시 1번지 송천동'이라는 테마 아래 몇 가지 공약을 소개하기도 했다.

"시민에게 건강한 삶을 약속합니다. 시민에게 쾌적한 삶을 약속합니다. 공동체를 활성화하여 마음이 따뜻한 동네 복지의 모델을 만들겠습니다. 부모에게 맘 편한 육아 환경을 약속합니다.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생활을 약속합니다"라는 제목 아래 생태, 환경, 교통, 복지, 교육, 공동체 형성 등에 대한 세부적인 약속을 담고 있다.

- 전주시는 자전거도시가 될 수 있을까. 
"가능한지 아닌지를 떠나서 꼭 만들어 가겠습니다. 저부터 노력하고 실천할 것을 약속하고 싶어요. 미세먼지를 줄이고 교통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면 자동차를 줄여야 하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죠. 자동차 중심의 사고에 익숙한 (많은) 시민들과 잘 상의하고 지혜를 모아 가 미래를 위해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보며 쉽고 익숙한 길보다는 어렵지만 가야 할 길을 제가 가는 길이라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확실히 직접 겪어야만 현실에서의 여러 문제를 인식하고 대안을 찾아가는데 눈이 떠지는 것 같습니다. 아직 불편한 것이 많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를 궁리하고 찾는데서 해결해 가는 것 아닐까요?"

그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어떻게 할까 고민이 많이 됩니다만. 유세를 하되 이동을 하는 건 지금처럼 자전거를 가지고 다니는 게 맞겠죠?"라면서 앞으로의 계획까지 알렸다.


태그:#자전거 선거운동, #지방의원 선거, #민주당 김진옥 후보, #민주당 김남규 후보, #민주당 박형배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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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한의사,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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