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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남예종 학장으로 내정된 소설가 이외수씨가 '가치관을 수정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 소설가 이외수 17일 남예종 학장으로 내정된 소설가 이외수씨가 '가치관을 수정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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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외수씨가 한 특별강연에서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당시 유력 신문사 기자가 소설 같은 가짜기사를 썼다며 보도의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다. 또한 한 공영방송이 천안함과 관련한 자신의 강연을 방송하기로 해놓고 권력의 압력으로 방송을 하지 못한 사건을 폭로했다.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학장으로 내정된 소설가인 이외수(73)씨는 17일 오후 3시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있는 학교 아트홀에서 이곳 재학생과 주민을 대상으로 '가치관을 수정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강연을 끝내고, "최근 들어 '가짜뉴스'가 횡행하는데 해결방안이 있는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을 받은 이외수씨는 과거 천안함 폭침 때의 기사를 사례로 들으면서 '기사를 소설같이 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 때 대한민국 유력 모 언론이 북한군이 그 삼엄한 한미연합훈련을 하는 바다에 침투해, 그것도 어뢰를 타고 수중 침투해 천안함을 폭침시켰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북괴군이 어뢰를 타고 바다 속으로 침투한 그림까지 그려 설명을 했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40년 동안 소설을 써 왔는데, 내 밥줄이 끊어졌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신문 기자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언론과 정부가 짜고 이렇게 국민을 속였다. 개탄했다."
강연이 끝나고 객석에서 질문을 하고 있다.
▲ 질문 강연이 끝나고 객석에서 질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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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천안함 폭침 사건이 일어난 지 몇 년 후, 천안함이 있는 제2함대 사령관의 초청을 받고 강연을 했다. 공영방송 MBC가 강연을 방영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권력의 압력으로 통편집을 당해 방영을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실제 천안함 폭침 사건이 일어나고 몇 년이 지난 후에 실제 천안함이 있던 제2함대 사령부에가서 강연을 하게 됐다. 함대 사령관에게 초청돼 제가 강연을 한 것이다. 근데 모 국회의원이 정부를 조롱한 좌빨이 강연을 하는데, 이것을 MBC가 방송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해, 다 통편집을 당해 방영을 하지 않았다. 이곳에 가담했던 모든 연예인들이 거기에서 출입을 못했다."

이씨는 언론은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을 대산한 곳이라고도 했다.

"제가 알고 있는 교과서적인 언론이라는 것은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을 대신한 곳이다. 그것은 너무나 거룩한 것이다. 어느 날 우후죽순처럼 언론이 생기고 신문이 생겼다. 언론이 정치적 프레임에다가 사람을 가두어놓고 인권도 말살하고 짓밟아버리고, 체면을 몽땅 뭉개버리고 망쳐버린 경우도 있다. 조작된 기사로 가짜뉴스를 보도했다. 화천에서 제가 언론에게 당하는 일과도 진배없다."

이렇게 문제 있는 언론과 관련해 그는 과거 출간했던 장편소설 <황금비늘>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제 소설 중 <황금비늘>이라는 소설이 있다. 거기에 어린이가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묻는다. '나쁜 놈들을 다 없앨 방법 좀 가르쳐 주십시오'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나쁜 놈들이 어떤 놈들인지 말해봐라'고 하면서 '나쁜 놈들이 어떤 놈들인지 알아야만 없앴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어린이가 대답을 못했다. 그래서 'ㄱ에서부터 ㅎ까지 자음을 놓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골라라'고 했는데, 그 어린이는 키가 작아 별명이 땅콩이었다. 킹콩이 되고 싶은 땅콩이었다. 키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ㅋ을 선택했다. ㅋ자가 들어간 단어를 다 없앴다. 카메라를 없애고 ㅋ과 관련된 모든 단어를 다 없앴다. 나중에 궁극적으로 자기가 없어질 차례가 왔다. 결국 자기 자신에게 돌아왔다. 언론의 잘못된 보도는 장기적으로 자기 자신을 겨냥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 이외수 특별강연 이날 강연에서 이외수 씨는 자신을 종북 좌빨이라고 하는 고위층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나는 군대를 갔다 왔다. 두 아들도 병역 필했다. 이런 나에게 종북 좌빨이라고 하는 고위층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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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외수씨는 '나쁜 놈'의 정의를 '나뿐인 놈'이라고 강조했다.

"나쁜 놈이 왜 '나쁜 놈'이 되는가하면 '나뿐인 놈'이 나쁜 놈이다. 하늘과 땅 그리고 다른 생명체와의 교감을 해야 하는데, 이런 것을 다 말살해버리고 오로지 정치적 등식, 몇 사람의 정치적 주장이나 이득만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언론은 언론이 아니다. 어떤 지인이 나한테 이렇게 글을 보냈다. '선생님 그런 것을 신문이라고 부르지 마십시오. 그것을 신문이라고 부르면 우리 집 화장지는 팔만대장경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씨는 나쁜 신문을 없애려고 하면 다수의 독자가 보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쁜 신문이 살아남지 못하게 하려면 그런 '나뿐'인 신문, 나쁜 놈들이 만든 신문을 없애려고 하다면 독자들 다수가 보지 말아야 한다. 그것에 속지 말아야 한다. 지혜로운 규칙을 가져야 한다. 몇 번 속고 언론을 통해 정치적으로 핍박도 받고 너무나 많은 고통의 세월을 보냈는데도 아직도 반성하지 못한 언론은 언론이 아니다."

특히 그는 "사실, 기사가 맞춤법을 틀릴 수 있지만, 육하원칙을 무시하면 안 되다, 기자들이 맞춤법까지 다 맞춰 기사를 쓸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소한 팩트에 입각해야 한다. 창작은 이외수한테 맡기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외수씨는 최근 판문점 선언에서 특히 '종전선언'이 감동적이었다고 밝혔다.

"판문점 선언에 '종전'을 명시한 것은 한반도가 더 이상 전쟁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로 놀라운 장족의 발전이고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우리민족이 기다려왔던 것이다. 바로 판문점을 기점으로 해 세계가 평화모드로 돌입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것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야 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촛불을 들었고 트럼프도 촛불을 들었고 문재인 대통령도 촛불을 들었다. 이 셋의 촛불이 전 세계를 어둠에서 빛으로 오게 할 것이다. 모든 고통을 받고 소외되고 핍박받은 존재들을 빛의 세계로 오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세계가 주목할 만한 잔치를 잘 살려야 한다. 천재일우의 기회이다. 70평생 살면서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남북한 이런 분위기가 처음이다. 특히 저는 접경지역 화천에 살고 있다. 정말 조금만 동태가 보여도 대번에 경제 등이 얼어붙는다."

그는 평창올림픽 평양공연단과 관련한 얘기를 자연스레 꺼냈다.

"평창올림픽 때, 평양 무용단의 공연을 가서 봤다. 엄청난 감동을 줬다. 북쪽 노래 두 곡만 부르고 남쪽의 노래를 20곡 이상 불렀다. 그리고 '금강산 맑은 물도 동해로 흐르고, 설악산 맑은 물도 동해로 가는데, 우리네 마음들은 어디로 가느냐' 이러면서 '홀로아리랑'을 부르는데 거의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왔다. 그때 깨달은 것이 있다. 이 사람들이 체제유지를 위해 도구로 썼던 예술을 이제 소통의 도구로 개조해 가져왔구나하고 깨달았다. 그 노력과 성의가 예술로는 쉽게 전해진다. 크게 감동을 받았다. 제가 리셉션 현장까지 가는 동안에 위암에다가 폐기흉, 유방암까지 겹쳐 완치가 안 된 상태에서 걷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5분이면 걸어 현장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힘겹게 걷다보니 30분이 소요됐다."

그런데 참 한심한 사건들도 목격했다고도 했다. 바로 태극기부대였다.

"참 한심한 사람들이 거기까지와 태극기와 이상한 깃발을 들었다. 다시 '평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세계가 다 지켜보는 잔치였고, 올림픽이 남북한만 하는 것도 아니고, 전 세계가 다 참여해 주목하고 있는데, 거기서 난리법석을 피워 행정적으로 차질이 왔고, 동선이 다 바뀌었다. 심지어 수행원들이 식사를 하기로 돼 있었는데 하지 못한 사태까지 벌어졌다. 차은택 시스템에서 송승환 시스템으로 넘어 가면서 혼란이 오기도 했다. 이제는 그런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한편 이날 '가치관을 수정하라'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이씨는 "인생은 넓고 크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진득하게 살아가야한다"며 "꿈을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서두르지 말고 공력을 바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 소설가 이외수 특강 강연을 한 소설가 이외수 씨는 대한민국을 지탱하게 한 힘은 장인정신, 홍익인간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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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는 장인정신과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대한민국이 오늘이 있기까지는 선비정신도 아니고 양반정신도 아니다. 바로 장인정신이다. 대한민국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이기도 하다.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정신, 그 정신이 오늘날 대한민국을 있게 만들었다. 진정한 장인들은 자신이 쓸 물건은 대충 만든다. 하지만 남이 쓸 물건은 밤을 새워 온갖 정성으로 만든다. 오늘날 대한민국을 있게 한 정신이다. 우리나라가 올해 세계 기능올림픽에서 19연패를 달성했다. 바로 기술력과 경쟁력과 잠재력을 세계로부터 인정받았다. 한류도 곧 예술정신이고 장인정신이다. 얼마나 피눈물 나게 연습을 거듭했으면 걸그룹이 되고 아이돌이 되겠나."

그를 소설가로 대성하게 해준 데는 4명의 스승이 있었다. 바로 6학년 담임선생인 아버지, 입학 기념사를 한 대학 학장, 땅 속의 용인 지렁이, 강원도 인제군 인제남초등학교 분교 소사 시절 4학년 어린이었다.

"아버지에게는 '잘못하면 맞는다는 것'을 알았다. 대학입학 기념식 기념사를 한 학장에게 '세월은 흐르는 것이 아니고 쌓이는 것'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땅속의 용인 지렁이는 '남의 신세를 안지고 스스로 손상된 자기 자신을 복원한다, 남을 전혀 헤치지 않고 자기를 꾸미거나 드러내기 위해 애를 쓰지도 않는다. 이 땅에 그야말로 산소와 거름을 공급해준다. 우리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과도 잘 맞는다. 지렁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아마도 '다 먹지마세요, 조금만 남겨주세요'라고 말할 것이다. 강원도 인제군 인제남초등학교 분교 소사 시절, 개구리를 잡은 어린이에게 배운 것은 '딱 보면 알아요.' 바로 깨달음이었다. 실제 어린이는 자연과 공생하면서 나름대로 혜안을 얻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울 이력은 강원도 인제군 인제남초등학교 분교 소사라고도 했다. 제도권 이력 중 가난한 시절 분교에서 '얼음밥'을 먹고 소사 역할을 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는 것이다.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에 기거하고 있는 이외수씨는 조만간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있는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학장으로 이달 말경 취임할 예정이다. 이날 강연을 끝내고 참석한 학생, 주민들과 각각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17일 소설가 이외수씨가 '가치관을 수정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 소설가 이외수 17일 소설가 이외수씨가 '가치관을 수정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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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소설가 이외수 특강, #천안함 폭침과 가짜뉴스, #장인정신과 홍익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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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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