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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안전법'은 2004년 10월 22일 철도에서의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12차례 일부 개정이 이뤄져 왔다. 즉, 철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을 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법률이다. 철도가 안전적으로 운영 및 관리되기 위해서는 체계만큼이나 철도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안전대책이 중요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철도안전법'과 연관되어있던 사례들을 통해 철도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KTX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지난 2월 6일 열린 KTX 승무원 대책위원회의 간담회 자리에서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KTX 승무원을 생명안전업무로 인정하는데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자회사 소속으로 고용되어있는 KTX 승무원들에 대해 대법원은 이들이 '안전업무'를 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실제로 KTX 한 대에 승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3명이고 1명은 본사 소속, 2명은 자회사 소속의 노동자들이다.

 지난 4월5일 KTX승무원?해고자 1백여 명이 모여 서울역서 직접고용 외쳤다.
 지난 4월5일 KTX승무원?해고자 1백여 명이 모여 서울역서 직접고용 외쳤다.
ⓒ 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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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가 사고가 났을 때 매뉴얼에 따르면 본사 소속의 1명만 안전업무를 담당하고 2명의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은 안전업무를 담당하지 않는다. 이같은 매뉴얼에 따르면 안전업무를 담당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지 모르겠다. 상식적으로도 납득되지 않는 매뉴얼이다. 정말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의 말처럼 KTX 승무원의 생명안전업무를 인정할 법적 근거가 부족해서일까? 아니다. '철도안전법'에 전면으로 위배되는 매뉴얼을 운영하는 탓이다.

실제 2015년 7월 24일 일부개정을 통해 '철도안전법'은 제40조의2조항을 신설하여 철도종사자의 준수사항을 법으로 규정하였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철도사고 등이 발생하는 경우 해당 철도차량의 운전업무 종사자와 여객승무원은 철도사고 등의 현장을 이탈하여서는 아니 되며,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후속조치를 이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KTX 승무원이 '여객승무원'이 아니라는 것일까? 철도안전법 상 '여객승무원'은 '여객에게 승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정의되어있다. KTX '승무'원은 말그대로 KTX에서 승무업무에 종사하는 자들이란 뜻 아닌가. 그렇다면 상식적으로나 법적으로나 KTX 승무원들은 철도안전법상 철도사고가 발생할 시 안전업무를 수행할 의무가 부여된 사람들이다. 더 어떠한 법적 근거가 필요한가? '준법정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따름이다.

두 번째는 '철도사고를 경험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얼마 전 오류동역에서 한 시민이 철로로 뛰어드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그 사고 직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것은 고개를 떨군 기관사의 사진이었다. 심심찮게 우리는 이런 철도사고들을 접하게 된다. 그러나 우린 그 사고 수 만큼이나 고개 떨구는 기관사들이 생긴다는 사실을 쉽게 잊는다.

사고를 목격하고 경험한 노동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험을 하게끔 방치하는 시스템도 문제지만, 이 노동자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 진단을 받으면 철도차량 운전면허를 박탈당할 수 있는 위험에 처했었다면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 실제 2012년 6월 1일 '철도안전법' 개정 이전에는 정신병을 가진 자에 대해선 철도차량 운전 결격 대상자로 규정되어있었다. 어느 노동자가 쉽게 자신의 트라우마를 공개하고, 우울증 치료를 자처할 수 있었을까. 결국 쉬쉬할 수밖에 없었을테다.

 철도 노동자들은 언제나 사고의 위험에 시달리며, 그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에 시달린다
 철도 노동자들은 언제나 사고의 위험에 시달리며, 그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에 시달린다
ⓒ 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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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1일 '철도안전법' 개정을 통해 이제는 '철도차량 운전상의 위험과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정신질환자 또는 뇌전증환자'로 법이 개정되어있다. 이는 철도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철도안전을 요구하고, 싸우며 철도산업 종사자들의 안전을 도외시하는 '철도안전법'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온 결과물이기도 했다. 악법은 악법이다. 법이 잘못되어있었던 부분에 대해 바꿔온 역사 역시 '철도안전법'에 녹아있다.

마지막으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역무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철도안전법' 제49조 제2항에 따르면 역무원을 폭행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하지만 실제 이 법조항에 따라 처벌된 사례는 거의 없다시피 한다. 2016년 기준 '철도안전법' 위반 사건 112건 가운데 구속은 6건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훈방조치다. 실제 형법상 폭행죄보다 오히려 가볍게 다스려지는 것 같다는 생각조차 든다. 벌로써 준법 분위기를 세우는 것은 그리 지향할 바는 아니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다만, 철도산업의 안전업무를 담당하는 이들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 및 보호조치가 부족한 것이 드러나는 통계라고는 볼 수 있겠다.

실제 역무 업무를 보는 노동자들은 취객의 폭행에, 여성 노동자들의 경우엔 이에 더해 수많은 성희롱·성폭력에 노출된다. 이들이 수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철도산업의 안전을 지키는 종사자들이라는 인식이 우리에게 좀 더 필요한 때가 아닐까.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는 주장보다는 우리 스스로 역무 노동자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그들의 노동을 존중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철도안전법'의 취지가 실현되기 위해선 철도노동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철도노동자들이 존중받고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법과 정부, 철도공사가 할 일이기도 하지만, 매일 그들의 노고로 출퇴근하고 여행을 다니는 우리의 노력에서부터도 시작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이진아 노무사는 이산노동법률사무소 소속입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제 안전법 검토 모임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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