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음반 LOVE YOURSELF 轉 'Tear' 를 발표한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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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6시 방탄소년단(BTS)의 새 음반 < LOVE YOURSELF 轉 'Tear' >이 공개됐다. 일부 음원 사이트에선 접속 폭주 때문에 음악 재생 어플이 작동을 멈출만큼 아미(방탄 팬덤) 및 대중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이미 140만장 이상의 음반 선주문에 이어 실시간 음원 순위 1~11위까지를 신작의 모든 수록곡으로 줄세우기를 할 만큼 방탄소년단의 컴백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여기에 21일(한국시간) 빌보드 뮤직 어워드 공연까지 예정돼 '월드스타'의 면보를 다시 한번 과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 LOVE YOURSELF 轉 'Tear' >는 당초 생각했던 것 이상의 내용물을 담아냈다.

블록버스터 영화 이상의 이야기

 방탄소년단의 새 음반 LOVE YOURSELF 轉 'Tear' 에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한 서적인 <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 가게 (원제 Into The Magicshop)>

방탄소년단의 새 음반 LOVE YOURSELF 轉 'Tear' 에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한 서적인 <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 가게 (원제 Into The Magicshop)> ⓒ 판미동/민음사


<아이언맨> 부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이르는 마블의 일관된 세계관을 두고 우리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라고 부르곤 한다. 방탄소년단의 신작 < LOVE YOURSELF 轉 'Tear' >도 어떤 면에선 이런 블록버스터 영화의 세계관에 비유해도 무방할 만큼 방대하면서 극적인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음반 발매 직전인 지난 4월 먼저 유튜브를 통해 선보였던 < Euphoria : Theme of LOVE YOURSELF 起 'Wonder' > 영상은 과거 <화양연화>, < Wings > 음반 등을 통해 다뤘던 멤버들의 이야기(픽션)를 하나 둘씩 수면 위로 다시 끄집어낸다. 5월 초 공개한 신보 하이라이트 티저 영상에선 책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속 '매직샵'(신작 수록곡 제목이기도 함)을 등장시켰다. 주위의 모든 것을 마술처럼 바꾸고 마침내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것처럼 보이게끔 만들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이 모든 게 "가짜"에 불과했다는 것을 18일 타이틀 곡 'Fake Love'를 통해 뒤통수 치듯이 일깨워준다. 운명인 줄 알았던 사랑이 사실 거짓 사랑에 지나지 않았음을.

스티브 아오키가 지난해 'MIC Drop' 리믹스에 이어 다시 한번 힘을 더한 '전하지 못한 진심', 태양계 행성의 지위를 상실한 명왕성에 빗대어 누군가의 주변만 멤도는 상황을 은유적으로 그린 '134340'(주:명왕성의 행성번호), 그리고 'Magic Shop'과 마지막곡 'Outro:Tear' 등을 유기적인 연결 고리 마냥 묶어 하나의 대서사를 그려낸다.

'Fake Love' 전작 대비 어둡고 무거워진 음악

 방탄소년단의 새 음반 LOVE YOURSELF 轉 'Tear' 표지

방탄소년단의 새 음반 LOVE YOURSELF 轉 'Tear' 표지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번 앨범은 몽환적인 분위기의 보컬곡을 내세운 인트로, 랩 위주의 힙합곡으로 꾸민 아웃트로의 구성만 놓고 보면 전작에 이어진 연속된 작품이라는 일종의 통일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통통 튀면서 패기로 똘똘 뭉쳤던 'DNA'와 달리  'Fake Love'는 지극히 어두운 색채로 그려내면서 음악적인 부분에선 많은 변화를 드러낸다.

이모 힙합(Emo Hip hop)이라는 신흥 장르로 만든 이 곡은 무거운 톤으로 일관하는 베이스의 큰 울림과 반복적인 트랩 비트를 붙이면서 거짓된 사랑의 실체를 알게된 청춘의 좌절감을 적절하게 표현해낸다.

어두운 감성이 곡 전체를 지배하는 발라드 성향의 '전하지 못한 진실',  복고풍의 힙합과 하우스 음악의 리듬을 맞물린 '134340' , 퓨쳐 힙합 계열의 '낙원' 역시 변화의 연장선상에 놓은 곡들로 분류할 만 하다.

앞선 < LOVE YOURSELF 承 'Her' >의 표지는 흰색 배경에 꽃잎송이가 그려졌던데 반해 이번 신작에선 어두운 배경+앙상해진 꽃으로 대비를 보였다.  음반 속 음악 역시 이러한 변화를 고스란히 녹여낸 셈이다.

반면 방탄 자신들을 '호빵맨'에 비뷰한 'Anpanman',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낙원', 수록곡 중 가장 활기넘치는 EDM 'So What' 등 음반 속 우울한 감정선과는 대비되는 곡들을 등장시켜 흐름의 강약을 적절히 조절하기도 한다.

멈추지 않는 질주, 어디까지 이어질까

 새 음반 LOVE YOURSELF 轉 'Tear' 를 발표한 방탄소년단

새 음반 LOVE YOURSELF 轉 'Tear' 를 발표한 방탄소년단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이 등장한지 어느덧 만5년째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이들은 매번 "예측불허"의 작품을 내세우면서 대중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잠깐의 음악적 정체 혹은 한눈 파는 일 없이 항상 변화를 추구했던 방탄은 어느덧 전세계 음악팬들이 주목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이제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의 'Fake Love' 무대를 시작으로 방탄소년단은 쉼없는 월드 투어를 가지면서 또 다시 "방탄 신드롬"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한계를 모르는 그들의 행보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분명한 사실 하나는 방탄소년단의 쉼 없는 질주는 아직 결승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 'Fake Love' 공식 뮤직비디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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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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