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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대 국회가 개원한 지 2년이 흘렀다. 지난 2년 동안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혼돈이었다. 총선 전까지만 해도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과반을 넘어 개헌선인 200석도 가능하다는 소리가 많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새누리당은 과반은커녕 제1당도 더불어민주당에 내줘야 했다. 그리고 촛불과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 그리고 지난 4월 판문점에서 열린 3차 남북 정상회담까지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말이 딱 맞았다.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2년간의 의원 생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박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 박용진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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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국회 들어오신 지 2년이 되었어요. 2년에 대한 소회가 있을 것 같은데.
"2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어요. 대통령 탄핵도 있고 조기 대선을 치러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가져본 것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한국사회에 지난 70년 동안 쌓여 왔던 재벌체제 문제를 봤어요. 정치에서 탈권위주의와 민주화는 계속 진척이 되었는데 경제 권력이 계속 비대해지면서 정치와 행정 관료들도 장악하고 심지어 사법부마저도 주물럭거리는 형태로 우리 대한민국 전체 시스템을 장악해 들어가는 문제에서 시작해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가 그게 저의 과업이라고 생각하게 된 건 매우 의미가 커요.

그 과정에 25년간 거꾸로 서 있던 금융실명법을 바로 세워서 이건희 차명계좌건을 찾아냈어요. 이건희를 비롯한 권력 있고 돈 많고 빽 좋은 사람들의 은닉재산에 대해서 세금을 매기기 시작했고, 이건희에 대한 과징금을 징수해서 1차분 세금징수만 천억이 넘는 세수 효과를 거뒀다고 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고 스스로 자랑스럽고 밥값은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 야당 의원으로 들어와서 여당 의원이 되셨는데 어떠세요?
"국회에서 야당은 문제제기를 하죠. 문제제기를 하고 비판을 하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속 시원하게 책임지지 않을 얘기도 하고 하는데. 이제 여당이잖아요. 이건희 차명계좌건만 하더라도 그것을 금융위원회, 국세청, 청와대와 협의해서 바로잡아가는. 훨씬 시간과 노력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죠.

결국은 그렇게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은 정부 여당이기 때문에 가능하고, 문재인 정부였으니 가능하다고 봐요. 아직도 재벌개혁과 관련된 과제가 많고 아직도 금융 적폐가 산더미 같다 보니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집권여당이 아니라 집권, 야당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생활하고 있어요."

- 밖에서 보는 국회와 안에서 보는 국회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의원들이 엄청 부지런해요. 아침 6시면 제가 국회에 도착해서 운동하고 하루를 시작하는데 그때 이미 20~30명이 나타나요. 국회의원 10% 정도는 아침 새벽부터 일과를 시작해요. 많은 의원이 하루에 약속을 5개에서 열몇 개 정도까지 있어요. 저도 오늘은 일정이 별로 없는 날이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방송 나갔고, 기자회견 했고, 인터뷰하고 있죠. 점심 때 약속 있죠. 그다음에 저녁 때 약속이 있어요. 다 공적인 일이에요. 어떤 때는 11개가 넘더라고요.

두 번째는 국회가 내 생각만 주장하는 곳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잘 조율하고 타협해야 하는 곳이에요. 그래야 국민들이 편안하거든요. 상대를 타도할 대상으로 생각하면 국회에 들어오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서로를 불신하고 적대시하면 한 공간에서 살지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 '국회는 속 시원하지 않은 공간이다. 국회는 서로 고구마 하나씩 입에 물고 대화하고 타협하고 답답하지만 하나씩 해결해나가야 하는 공간이다'라는 걸 배워요."

- 국민들 중에는 자유한국당하고 민주당이 서로 낮에는 싸우다가 밤에는 술집 가서 시시덕거리며 형님 아우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 사람 못 봤어요. 저는 오히려 싸울 때 싸우더라고 서로 협의하고 논의하려면 만나야죠. 친구들도 마찬가지잖아요. 싸우다가도 화해하려면 만나야 하고 손잡아야 하고. 여야가 서로 죽일 듯이 싸우는 건 누구한테도 도움이 안 돼요. 국회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요. 법 만들고 제도를 변화시켜야 하는데 그 일은 누가 해요?

국민들이 볼 땐 국회의원들이 워낙 가식적이고 솔직하지 못하고 하는 척만 하는 거로 보시는 부분이 있고 일부 그런 게 사실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국회는 싸울 땐 싸우고 치열하게 논쟁할 땐 하더라도 그런 것이 끝났을 때는 서로 인간적인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의 관혼상제도 챙겨주고 이렇게 가야 한다고 봐요."

- 흔히 대한민국을 '삼성 공화국'이라고 하잖아요. 근데 의원님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삼성 봉건 왕조'라고 하셨더라고요. 헌법엔 분명히 공화국인데.
"공화국은 그냥 돼요? 민주공화국의 핵심이 입법, 사법, 행정이라고 하는 권력에 견제와 균형인 거예요. 두 번째로 법치주의예요. 국민과 합의한 법에 근거해서만 조세와 행동제약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세금을 걷거나 법에 근거한 행동제약을 하거나. 대한민국엔 법이 있어요. 그 법이 지금 삼성 앞에서는 무력화되잖아요. 그리고 대한민국의 입법, 사법, 행정이 삼성 앞에서는 다 작아지잖아요. 공화국의 두 핵심축이 삼성 혹은 재벌체제라고 하는 것 앞에서 무력화되면 봉건체제죠. 게다가 재벌들은 DNA가 똑같다는 이유로 물려주고 물려받잖아요. 봉건주의 덜떨어진 지주들이나 하는 짓을 하고 있으니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하고 돌아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20년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재벌들이 20년 전에는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되죠. 이른바 군사정권이 물러난 힘의 공백에 국민이 들어선 게 아니라 재벌체제가 들어서서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게 제가 느끼는 위기감이에요."

- 그건 민주당이 10년 집권했기 때문에 책임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럼요. 지난 20년 돌아보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기간에도 재벌 중심의 경제체제는 더 확고해졌고요. 경제력 집중도 더 강해졌어요. 이른바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이 그간에 강해졌다는 것은 여러 지표로 나와요. 거기에 대한 반성으로 이번 집권체제 내에는 단순히 정치적 과제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민주화라는 것도 속도를 내고 훨씬 근본적인 개혁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생각이에요."

- 그럼 군사정권이 물러난 자리에 재벌이 들어갈 수 있었던 원인은 뭐죠?
"재벌의 힘은 계속해서 더 증대돼 왔어요. 결정적으로는 IMF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재벌의 경제력이 더 집중됐죠. 그리고 경제위기를 극복한다고 하면서 경제 관료와 금융관료들, 정치권이 재벌들의 총수 일가의 이익을 도모하고 대변하고 감싸주는 역할을 경제정책이라고, 경제발전을 위한 정책이라고 치장하면서 진행해왔어요. 그래서 그 과정에서 가장 극단으로 치달아서 나타난 것이 바로 박근혜-최순실 사건입니다. 또 삼성의 박근혜-최순실에 대한 뇌물 사건이 정경유착의 최악을 보여준 것이죠."

- 최근 윤석현 서울대 경영학과 객원교수가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됐잖아요. 이를 두고 의원님은 '김기식이라는 늑대를 피하려다 윤석헌이라는 호랑이를 만난 격'이라고 하셨잖아요. 김기식 전 원장 사퇴 배후에 재벌이 있다는 의혹이 항간에 있는데 의원님도 같은 생각이세요?
"김기식 원장 사퇴 배경에 재벌이 어떻게 끼어있는지 제가 확증할 수는 없어요. 그러나 김기식이 원장자리에 앉았을 때 불편했을 사람이 누구냐고 생각해보면 그런 쪽으로 몰아가는 데 있어서 그들이 영향력을 행사했을 수도 있고 그러길 바랐을 수도 있고요.

물론 김기식 원장이 개인적으로 여러 문제점이 있었고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었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었다고 봐요. 그러나 어쨌든 그가 국회의원으로 있으면서 재벌개혁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재벌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모르겠지만 김기식 낙마했을 때 웃었을 사람 중에 재벌 쪽 사람들이 있었겠구나 싶어요."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어떤 사람이기에 호랑이라고 표현을 했어요?
"그분은 일단 학자이시면서. 현실 참여적인 분이에요. 여러 관료와 관계도 있고. 기관에도 많이 참가했고요. 그러면서도 개혁적 방향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주장도 하고 연구하고 밀어붙여왔던 분이셨죠. 이론과 실천, 현실 분야를 다 같이 알고 있는 단단한 분이에요. 최근에는 이 정부 들어서고 나서 이른바 금융권 적폐청산위원회라는 금융 행정혁신위원회가 만들어져서 거기 위원장으로 아주 혁신적인 안들을 만들었죠. 그런데 금융위원회가 못 받겠다고 다 걷어찼어요.

그런데 그런 분이 들어가면 관료들을 설득하고 개혁적 방향은 유지해가며 현실적인 개혁 방향들을 끌어낼 수 있다고 저는 보거든요. 그저 바깥에서 문제제기만 하고 물어뜯기만 하는 박용진 같은 늑대가 아니라 이분은 산중 전체를 장악하고 호령하는 호랑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윤 원장이 재벌 개혁할 수 있으리라고 보세요?
"재벌개혁은 단시간 내에 이루어지지 않아요. 박용진이 국회의원을 10년 정도 해야 해요. 그러면서 더 많은 국회의원과 힘 모아나가고 더 많은 국민들이 함께해주셔야 해요. 그래서 제가 국회에만 머물고 있지는 않아요. 지금 재벌 개혁 강연을 100회를 할 계획을 세워서 3월부터 시작했어요. 지금 15번 했어요. 앞으로 85회가 남았어요.

그걸 하면서 많으면 300명 적으면 40~50명, 전국으로 다니고 있어요. 몸은 피곤하고 힘든데. 그때마다 강연에 참석해주신 분들이 '아, 이런 일들이 있었어? 반드시 바꿔야겠구나!' 하는 깨달음과 같이하겠다는 응원 이런 것들이 의미가 크고 그렇게 하면서 재벌개혁에 필요한 사회적 관심 에너지. 국회에서의 협력 체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보고 계속 그렇게 할 겁니다."

- 최근 국회의원 세비반납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아요. 그리고 노조가 파업하면 무노동 무임금이 원칙이죠. 사실상 야당의 파업인데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시고 질책하실 수는 있어요. 국회 개혁, 세비 낮추고 의정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 월급도 삭감해야 한다고 해요. 근데 국회의원 돈 깎는 게 어떻게 개혁조치예요? 그것은 근본적인 개혁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밖에 안 된다고 봐요. 세비 깎는 게 개혁조치이고 그렇게 받아들여지면 실제로 국회의원은 돈 있는 집안 사람들이 할 수밖에 없어요. 국회에서 월급 받아서 하는 사람들은 못하죠."

- 정말 국가를 위한 거라면 세비 안 받고도 투쟁해야 진정성이 있지 않아요?
"그럼 국민들 손해라고 저는 봐요. 저는 파업이 노동자의 권리이고 회사 운영과 관련해서 어쨌든 경영과 관련해서 운영과 관련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관련해서 노동조합이 헌법적 권리이고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도 헌법적 권리이잖아요. 그 권리를 행사한다는 이유만으로 생존권을 옥죄려고 한다는 것에 대해 전 찬성하지 않아요. 그리고 국회도 역시 갈등과 대립. 우리가 야당일 때 국회를 멈춰 세운 적이 엄청 많아요. 저들이 그렇게 주장하는 거에 대해서 우리가 이해하고 조정하려고 노력을 해야지. '야당 파업해? 월급 받지 마'라는 건 옳지 않고 아주 원론적으로도 국회가 국회의원 월급 깎는 것으로 개혁을 대신하는 것은 찬성할 수 없어요. 저는 원론적으로 입법부의 성원들에 일 잘하도록 질책하는 것과 그들의 임금을 깎는 것이 개혁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봐요. 이 얘기는 제가 국회의원이 아닐 때부터 하는 얘기이기도 해요."

- 14일 여야 합의로 국회가 정상화 된 건 어떻게 평가하세요?
"뒤늦게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42일 동안 공전을 시킨 것과 관련해서 야당이 처음에 공전을 시작했던 건 방송법 가지고 시작했지만 지금은 드루킹. 공전을 위한 공전을 했던 거 아닌가 싶어요. 이미 4일 우리 원내대표가 김성태 원내대표한테 특검받을 테니 추경 같이 진행하자고 했는데 갑자기 단식을 시작하면서 열흘 동안 또 공전이 계속된 거 아니에요. 그런데 지금 와서 기껏 합의한 건 이거잖아요. 그래서 무엇을 위해 이렇게 했는지 답답함이 있어요."

- 문재인 정부 1년에 대한 평가는 어떠세요?
"진짜 많은 일 했고 고생 진짜 많이 하고 있으세요. 모진 야당들 만나서 애 많이 쓰신 거죠.  특히나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이렇게 평화와 대화의 물꼬가 트인 건 전적으로 문재인정부의 성공이고 문재인 정부의 노고라고 생각해요. 남은 과제 중에 재벌개혁과 관련돼서는 아직 미진하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속도를 내고 집중을 해서 재벌체제의 경제 사회적인 위험한 요소를 제거해내는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해야죠. 그 일에 저도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함께 할 거예요."

-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당이 안 보인다는 평가도 있는데.
"여당이 부족해서 청와대 출장소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저만하더라도 이건희 차명계좌 관련해서 천억 넘는 세수를 걷기 시작했고. 앞으로 더 걷을 거고. 제도개혁도 만들어 내는 걸 여당이 한 거잖아요. 여당이 여당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하고. 그렇게 해나갈 수 있다고 봐요."

- 앞으로 2년이 남아있는데 계획과 각오 한 말씀 해주세요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개혁조치인 재벌개혁에 대해 속도를 낼 거고 국민들과 국회 안팎의 에너지들을 모아 시스템 정비해 나갈 생각이고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회에서의 역할을 해나가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이 즐겁고 재미있어요. 또 하고 싶어요. 재선 당선될 수 있도록 지역구 활동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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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