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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갑질' 규탄 회견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 소속 업체 대표들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롯데그룹의 갑질 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롯데 갑질' 규탄 회견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 소속 업체 대표들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롯데그룹의 갑질 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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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철 신화유통 대표는 국회 정론관 바닥에 무릎을 대고 큰절을 했다. "공정위가 설립 취지에 맞게 피해자 편에 설 수 있도록 감시해달라"며 기자들에게 호소했다.

윤예찬(18)군은 아버지가 울먹이는 모습, 기자들에게 큰절을 하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봤다. 신화유통은 2012년 7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전국 롯데마트에 돼지고기 등 육류를 납품해왔다. 3년 여의 납품을 통해 얻은 것은 법정관리다. "롯데 갑질로 109억 원 손실을 입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라는 것이 윤 대표의 주장이다.

그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17일 국회 정론관에 섰고, 그 옆에는 아들이 함께했다. 윤군은 "이렇게 피해자는 울고 가해자는 떵떵거리면서 살고 있다"라며 "아버지가 큰절을 하시는 걸 보는 게 마음이 안 좋고 슬프지만 일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하신 거니 (마음이 아파도) 참고 견뎌야죠"라고 담담히 말했다.

윤 대표에 따르면, 롯데 측은 빈번하게 원가보다 싼 납품단가를 요구해왔고 심할 때는 반값 까지 납품 단가를 후려쳤다. 또한 삼겹살데이 등 할인행사에 낮은 납품단가를 요구하면서 납품업체 요청으로 행사를 하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업체에 '할인행사 요청서'를 제출하도록 강요했다고 윤 대표는 전했다.

그는 "롯데마트는 납품단가 후려치기, 물류비 32억 원과 인건비 34억 원 전가 등 온갖 갑질을 자행했고 공정위원회에서 조사 중"이라며 "벌써 3년이 지났다, 공정위는 철저히 조사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못된 재벌의 근성을 뿌리 뽑도록 법과 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2014년 윤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롯데마트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신고했다. 2017년 공정위는 롯데 측에 과징금 500억 원을 부과하기로 할 예정이었으나 전원위원회에서 재조사를 결정했다고 한다. 윤 대표는 "공정위가 재조사 이유조차 알려주지 않았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롯데로부터 '갑질 피해'를 당하는 아버지를 보며 윤군은 훌쩍 컸다.

"아버지께서 가족이 힘들지 않게 하려고 겉으로 표현하지 않으시려고 해서 몰랐는데, 중학교 3학년 2학기 때 처음 사실을 알게 됐어요. 원래도 존경하던 아버지였지만 힘들어 하시는 걸 보고 내가 버팀목이 돼 드려야겠다 생각했어요. 아버지와 모든 피해자들이 원하시는대로 일이 잘 해결돼서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굴하지 않고 일어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슴이 짓밟혔다"...롯데와 계약에 남은 건 눈물뿐

'롯데 갑질' 규탄 회견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 소속 업체 대표들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롯데그룹의 갑질 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롯데 갑질' 규탄 회견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 소속 업체 대표들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롯데그룹의 갑질 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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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갑질 피해'를 호소하는 건 윤 대표만이 아니었다. 롯데슈퍼에 과일을 납품하던 업체, 롯데건설 협력업체,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지점 입점업체 등 롯데와 계약을 맺은 중소기업 대표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갑질 피해'를 증언했다. 이 자리에 선 대표들은 하나같이 발언 도중 말을 잇지 못했다. "너무 억울한 감정이 복받쳐서 진정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가슴이 짓밟혔다"라고도 했다.

안동권 아하엠텍 대표 역시 그랬다. 아하엠텍은 롯데건설로부터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화성공장 공사를 수주해 하도급 계약을 맺고, 2009년 12월에 공사를 마무리지었다. 안 대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아하엠텍에 구두계약으로 127억 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추가 공사를 했으나, 공사가 완료되자 약속한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결국 93억 원만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롯데건설은 이마저도 53억 원만 지급하겠다고 주장하다 공사 완료 후 25억  원만 정산했다고 한다.

그런데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 최종심결을 앞두고 28억 원을 아하엠텍 계좌에 슬그머니 입금했다. 안 대표는 "공정위 직원이 처벌을 피하려면 심결 전에 28억 원을 입금하라고 롯데 측에 알려준 정황을 뒤늦게 포착했다"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 역시 공정거래위원회에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MB시절 'BBK 보은인사' 의혹을 받았던 공정거래위 상임위원은 아하엠텍 사건 소회의의장을 맡아 사건을 민사로 끌고 갈 것을 종용하거나 롯데 측에 채무부존재소송을 제기하라고 팁을 주기도 했다"라며 "롯데 측의 부당한 행위를 인정한 사건 조사 보고서와 달리 결과는 롯데 무혐의에 경고 조치였다, 재수사를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분에 찬 안 대표는 '롯데 갑질' 기사를 모았다. 2004년부터 롯데의 횡포 사례와 공금횡령 및 배임 사건을 전부 스크랩했다. 그 기사만 한 박스 분량이 나왔다. 안 대표는 "유례없이 부패된 조직문화 아래 상생은 커녕 중소기업인의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라고 성토했다.

단가 후려치기는 과일 납품에도 존재했다. 성선청과는 2007년부터(2014년에 보성청과로 상호변경) 2015년까지 롯데슈퍼에 과일을 납품했다. 김정균 성선청과 대표에 따르면, 빈번하게 원가보다 싼 납품단가를 요구했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금액을 납품단가와 무관하게 낮게 책정한 후 그 판매가격의 85%만 성선청과에 지급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초 판매 수수료 15%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받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롯데 측은 수수료를 25%로 책정해 편취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롯데 측은 '수수료 25%'로 적힌 계약서를 체결했다고 주장했지만 계약서에 서명이 없고 '을'의 사업자 번호마저 틀린 계약서였다"라며 "공정위는 이런 걸 제대로 조사해야 하는데 대기업 편에만 서있다, 너무 억울하고 분한데 설명할 방법이 없다"라고 호소했다. 롯데와 소송 중인 보성청과는 결국 2018년도 폐업했다. 김 대표는 피해액만 9억 원에 달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정의당, '롯데갑질피해신고센터'(1544-3182) 운영

'롯데 갑질' 규탄 회견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 소속 업체 대표들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롯데그룹의 갑질 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롯데 갑질' 규탄 회견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 소속 업체 대표들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롯데그룹의 갑질 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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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을 연 추혜선 정의당 중소상공인·자영업자위원회 위원장(비례대표)은 "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백화점·롯데상사·롯데건설 등 다수 계열사가 수많은 협력업체에 비상식적인 갑질을 장기간 전방위적으로 지속해 왔다"라며 "중소기업에 합작회사 설립을 제안했다가 회사 설립 비용 떠넘기기, 매장 강제 철수, 업체로부터 납품받은 제품이 아닌 것처럼 바코드 바꿔치기, 매장 금고 강제로 열어 털어가기 등 상식을 가진 사람들로서는 믿기지 않는 일들까지 벌어졌다"라고 밝혔다.

추 의원은 "롯데가 협력업체에 자행해 온 갑질은 단지 한 재벌그룹의 오만이나 일부 임직원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조직적"이라며 "정부와 법조계의 방조 내지 적극적인 감싸기가 갑질을 지금까지 방치해두고 있었다, 재벌기업들의 갑질을 가장 큰 적폐로 규정해 청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롯데 갑질 피해 사건에 대해 공정위에 물어보면 '다 종료된 사건'이라고 한다"라며 "피해를 키운 건 법이었고 공정위였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종결된 사건도 다시 들여다 봐 엄중히 판단해주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갑질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의당은 롯데갑질피해신고센터(1544-3182, 상인빨리)를 열어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재벌 갑질 미투' 운동도 펼칠 예정이다. 추 위원장은 "롯데는 갑질을 멈추고 피해업체들에 진정성을 갖고 사과하라"며 "국정농단과 경영비리로 그룹 총수가 구속돼 있는 상황에서 더 큰 비난과 위기에 직면하기 전에 철저한 개혁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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