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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노회찬 의원과 유성기업 노조 대표들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건' 재조사 보류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건' 재조사 촉구 기자회견 정의당 노회찬 의원과 유성기업 노조 대표들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건' 재조사 보류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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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노동자들이 17일 국회에 섰다. 이들은 "검찰 과거사위는 개혁의 상징이 되고 싶었겠지만 재벌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검찰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가 지난 4월 24일, 앞서 1차 사전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던 '유성기업 노조파괴 및 부당 노동행위사건'을 현재 진행 중인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본조사(재조사) 권고 결정을 보류한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 사건은 검찰 과거사위가 선정했던 사전조사 대상 12개 중 유일한 노동사건이자 유일하게 재조사가 보류된 사건이다.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였던 유성기업은 2011년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 등 노사 특별교섭 무산으로 파업이 발생하자, 직장 폐쇄를 단행하고 노조파괴에 들어갔다. (관련 기사 : "용역 쇠파이프-죽창 휘둘러...광대뼈 함몰" )

특히 2012년 9월 국회 청문회에선 유성기업과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공모한 노조파괴 시나리오까지 공개되기도 했다. '창조컨설팅'은 최근 수사 중인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공작' 사건에서도 그 이름이 등장한다.

굳이 '과거사'로 분류할 수 없는 사건이기도 하다. 앞서 근로기준법·노조법 위반 혐의로 이례적으로 법정 구속까지 됐던 '사주' 유시영 회장이 만기 출소 후 노동자 50여 명을 상대로 손배가압류 소송 등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이를 '보복'으로 규정했다.

현대차 임원 연루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2013년 유성기업의 노조파괴에 연루된 정황이 있는 현대차 임원을 불기소 처분했다가 지난해 5월 공소시효 만료를 사흘 앞두고서야 기소했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건 재조사를 보류시켰지만 정작 이 재판은 지난해 9월 한 차례 열린 후에 계속 연기되고 있다.

"재조사하면 재판에 영향 미친다? 진실 밝혀야 올바른 재판 가능"

이정훈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노조파괴는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노조파괴의 원조는 현대자동차와 유성기업이다. 삼성의 노조파괴는 이미 현대차와 유성에서 행했던 것들"이라며 "(검찰 과거사위의 재조사 보류와 관련) 밖에서 여러 이야기들을 많이 해 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메아리 뿐"이라고 개탄했다.  검찰이 최근 이슈화 된 삼성 사건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오히려 현대차 연루 정황이 드러난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건에 대해서는 회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서 이들은 "이 사건이 이렇게 장기화된 데에는 검찰 책임이 크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사건 초기 검찰은 노동부의 수사를 지휘하며 사업주 봐주기로 일관했다"라면서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 혐의 없음'으로 노동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주장했다. 법원 재정신청을 통한 사주 유죄 판결, 현대차 개입 혐의 기소 등 역시 "검찰의 직무유기를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넘은" 사례라고 강조했다.

"현재 진행 중인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검찰 과거사위의 재조사 보류 결정 이유에 대해서도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오히려 재조사를 통해 명확하게 진실을 밝혀야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이 올바르게 진행될 수 있다"라며 "검찰은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직무유기로 여기까지 내몰린 노동자들에게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건은 지난 정권 하에서 벌어진 노조파괴 사건 중에서 가장 악랄한 내용으로 점철돼 있다"며 재조사 보류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그는 또 "(검찰 과거사위 결정은) 이번 사건이 일부 직원의 일탈에 의한 것이고, 사실상 실체로 지목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그룹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검찰이 입증하려는 듯 한 태도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검찰은 (노조파괴)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다시 재조사를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2011년 직장폐쇄로부터 정확히 7년 뒤인 5월 18일 다시 거리로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1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집회를 열고 청와대까지 오체투지를 통해 행진하며 재조사 보류 철회 및 현대차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태그:#유성기업, #노조파괴, #정의당, #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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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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