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2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법원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법원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현직 판사 10명 가운데 7명이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지 않은 하급심의 판결문을 인터넷에서 열람·복사하도록 하는 방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행정처가 15일 발표한 '바람직한 판결서 공개 제도에 관한 법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판사들은 미확정 판결문의 인터넷 열람·복사 등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민사사건의 경우 70%, 형사사건에 대해선 78.3%가 반대했다. 여기서 '미확정 판결문'은 1심과 항소심 등 각급 법원에서 판결이 나왔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지 않은 판결을 말한다.

또 응답자의 57.5%가 임의어 검색을 통한 형사사건 판결문의 인터넷 열람·복사 등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부정적으로 답했다. 이 밖에 판결문 비실명 처리 방법에 관해선 응답자 중 66.1%가 현행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대법원이 이 같은 판결문 공개 제도와 관련한 조사에 나선 것은 현행 제도가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현재 하급심 판결문은 대법원 법원도서관에서 열람하거나 각급 법원 사이트에서 '판결문 열람 신청' 절차를 통해 받아볼 수 있다. 대법원 확정 판결문의 경우는 비공개 결정이 있거나 가사 판결문 등 비공개 대상 이외에는 모두 공개되고 있다.

그러나 판결문을 검색하려면 일반 시민들이 알기 어려운 사건번호를 입력해야 한다는 점, 건당 수수료 1000원을 내야 한다는 점, 과도한 '비실명화'로 인해 열람이 가능한 판결문도 읽기 어렵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또 사건 관계자의 '열람 제한 신청'에 따라 아예 판결문이 공개되지 않는 것도 국민의 알권리 침해라는 지적을 받았다.(관련기사 :'오마이뉴스 열린판결문' 오픈)

법원은 판결문 공개가 국민의 알권리와 개인정보보호, 두 가지 가치가 대립하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판결문에는 소송 당사자의 주소나 이름, 주민번호 등이 기재돼 있고, 기업사건의 경우 영업비밀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성범죄 사건의 경우 피해 상황이 노출돼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가사 사건이나 성범죄의 경우는 현행 형사소송법, 민사소송법 등으로 이미 판결문 공개가 제한돼 있다. 개인정보의 경우 주소나 주민번호를 가리는 소극적 조치를 넘어 이름조차 완전히 비공개 하면서 과도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판결문 같은 전국민적 관심을 받은 사건도 법원이 공개하는 판결문에는 '이재용'이나 '삼성'이라는 단어가 한 글자도 나오지 않는다.

무엇보다 판결문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 측에서는 판결문 공개 확대 요구가 높다. 지난 12일 대한변호사협회는 총 세 건의 대법원 판결 및 그 하급심 각 판결서에 대한 정보 공개를 대법원에 청구하며 "판결문에 대한 정보공개는 헌법적 요청"이라고 주장했다. "모든 재판의 판결과 심리는 공개한다"라는 헌법 109조의 취지를 법원이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판사들의 인식은 이러한 문제의식과 동떨어져 있다. 현행 사건번호로만 가능한 검색방식을 '키워드 검색' 형태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에는 57%가 반대했고, 비실명처리 부분은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66%,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20%에 달했다. 다수의 판사들이 현행보다 더욱 폐쇄적인 판결문 공개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법원 관계자는 "판결문 공개제도는 법원 내부 구성원뿐만 아니라 그 수요자인 일반 국민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안"이라며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사회 각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법원이 지난달 16일~27일 전국 법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는 전국 법관 2983명 중 1117명(37.5%)이 응했다.


댓글1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