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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며칠 앞둔 1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대전현충원을 찾아 세월호참사 때 학생들을 구하다 목숨을 잃은 단원고 교사를 추도했다. 빗속에서 열린 추도식에 함께 한 교사들은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숭고한 뜻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현재 대전현충원에는 모두 10명의 단원고 희생 교사가 안장돼 있다. 지난해 11월 고창석 교사가 먼저 안장됐고 9명의 교사는 올해 1월 16일에 자리했다. 유해 발견, 순직 인정 등의 이유로 단원고 교사들은 세월호참사가 일어나고 1007일에야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

이 가운데 기간제 교사로 순직을 인정받지 못하다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순직을 인정받는 김초원, 이지혜 기간제 교사가 있다. 또 미수습자라 안장이 어려웠으나 유족이 집에서 고인의 머리카락을 찾아 안장된 양승진 교사도 함께 한다. 남윤철 교사는 가족의 뜻에 따라 충북에 있는 성요셉성당에서 영면했다.

이에 전교조는 스승의 날을 맞아 첫 추도식을 열어 같은 길을 걸었던 단원고 교사들을 기렸다. 고백을 하듯 추도사를 전한 구자숙 전교조 인천지부 4.16특별위원장은 "나라면 어땠을까요? 큰 돌처럼 누군가의 입에서 이 질문이 던져졌을 때 우리는 모두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리고 긴 침묵 끝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우리도 그랬겠지. 단원고 선생님들처럼 그랬겠지"라며 눈물을 삼켰다.

이어 참사 후 고통에 시름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강민규 단원고 교감과 생존 교사에 대해 "마음 아프게도 이곳에 함께 하지 못하신 단원고 교감선생님, 진도 체육관에서 느꼈을 고통과 아픔 다 내려놓으시고 편안하시기를 두 손 모읍니다. 그리고 학교를 그만두시고 고통 속에서 교사로서의 삶을 내려놓으신 두 분 선생님! 어느 곳에 계시든 너무 아파하지 마세요.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요"라고 말했다.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누워있던 세월호가 시민들의 염원으로 천신만고 끝에 비스듬히 일어섰습니다. 아직 진실 규명의 근처에도 다가서지 못했는데 외부 충돌은 없었다는 경박한 결론을 운운하며 이른 바 언론플레이하는 퇴행을 우리는 경계하고 규탄합니다"며 "남겨진 숙제는 우리에게 남겨두시고 선생님의 천상 교실에서 우리 아이들과 행복한 웃음 가득한 나날 되시길 빕니다. 그리고 새로운 교육, 새로운 세상을 향한 지상의 행진에 박수를 보내주십시오"라고 전했다.

추도식에 함께한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인 김성욱 씨는 "희생 교사 대표로 나온 제가 딸 2학년 3반 김초원 교사를 대신해 말한다면, 학교 안에서 차별받지 않고 학교 밖에서 차별받지 않는 교육, 주머니 속 돈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선량한 뜻과 올곧음으로 판단하는 교육을 가르쳤으면 좋겠습니다. 유가족도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사람들과 손을 잡고 어깨동무하며 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울먹였다.

세월호참사 당시 유니나 교사는 2학년 1반 담임, 전수영 교사는 2반, 김초원 교사는 3반, 이해봉 교사는 5반, 남윤철 교사는 6반, 이지혜 교사는 7반, 김응현 교사는 8반, 최혜정 교사는 9반 담임이었다. 고창석 교사는 체육, 박육근 교사는 미술, 양승진 교사는 사회 과목을 맡았다.

전교조는 추도식에 앞서 지난달 23일부터 '세월호참사 전면 재수사와 이동곤‧황전원 사퇴'를 요구하며 점심단식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5월 10일을 기준으로, 전국 27개 학교에서 60여 명의 교사들이 참여했으며 "모든 희생자들이 편안히 잠들 수 있을 때까지 진실을 향한 여정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 교육희망(http://news.eduhope.net)에도 송고되었습니다.



태그:#전교조, #세월호, #스승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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