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2018년을 기억할 이슈는 많다. 평창올림픽부터 남북정상회담, 지방선거까지. 그렇다면 이건 어떠한가? '2018 책의 해'. 올해는 1993년 '책의 해'가 선포된 이후 25년 만에 두 번째로 선포되는 '책의 해'이다.  특별히 올해는 '함께 읽는'이란 수식어를 붙였다. 정부는 물론이고 책과 관련된 다양한 단체들이 참여하여 민관 합동으로 추진하기 때문이다. 4월 23일 '세계 책의 날'행사부터 6월 '서울국제도서전', 9월 '대한민국 독서대전', 10월 '전국도서관 대회', 11월 '서점의 날'까지 다채로운 행사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이토록 책의 해를 지정하며 여러 행사들을 벌이는데는 그만큼 우리가 책을 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독서실태조사 정부 발표에서는 1년에 1권이라도 읽는 독자가 성인 59.9%, 학생 91.7%였다.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에 1권도 책을 읽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통계가 시작된 지난 1994년 이후 최저치이다. 성인 평균 연간 8.3권을 읽는데 이는 2년 전보다 0.8권 감소한 수치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2004년에 종영된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코너를 부활해야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위적인 책 읽기, 계몽적인 책 읽기는 오래갈 수 없다. 유식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삶을 바꾸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면 어떠할까? 지식생태학자이자 80여권의 저역서를 내며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는 유영만 교수의 신간 <독서의 발견>에서 저자만의 남다른 책읽기와 책을 통한 삶의 변화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독서의발견 <독서의 발견>(유영만,카모마일북스)은 12가지 독서의 발견을 통해 천천히 온몸으로 읽는 탐독가의 읽기혁명 방법을 전수한다.
▲ 독서의발견 <독서의 발견>(유영만,카모마일북스)은 12가지 독서의 발견을 통해 천천히 온몸으로 읽는 탐독가의 읽기혁명 방법을 전수한다.
ⓒ 카모마일북스

관련사진보기


독서를 통한 불가역적인 변화

먼저 필요한 정보는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에 책은 낡은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포털 검색을 넘어서 유튜브 등 동영상 검색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얻는 시대에 책이란 너무 거추장스럽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순간적으로 검색되는 정보에 기다림의 숙성은 필요하지 않다"(25쪽)는 점을 지적한다. 기다림은 불편하고 답답할 수도 있지만 궁금증이 무르익는 시간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호기심을 기반으로 질문하는 능력"(139쪽)이 4차산업혁명 시대에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라고 한다.

또한 초연결이 나의 것을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무한한 정보와 지식에 항상 연결되어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지식으로 체화되지 못한다. 그래서 "세상의 정보와 지식에 접속하는 '효율'은 높아졌지만 나의 지식과 지혜로 탈바꿈 시키는 '효과'는 떨어지고 있다"(28쪽)고 한다. 따라서 "아픈 뇌, 고픈 뇌에게 줄 수 있는 최상의 처방전"(32쪽)은 독서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독서는 삶을 변화시킨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가 인용하는 몇가지 문구들을 살펴보자.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지드는 "나는 한 권의 책을 책꽂이에서 뽑아 읽었다. 그리고 그 책을 꽂아 넣었다. 그러니 나는 조금 전의 내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박상륭의 책을 읽은 이산하 시인이 쓴 서평의 다음 문구는 어떠한가.

"난 별 기대 없이 읽었다. 무심코 첫 장을 읽다가 뇌의 전두엽에 불이 반짝 켜졌고, 몇 장을 더 읽으니 폐에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못해졌고, 중간쯤 가서는 심장마비가 올 것 같아 책을 탁 덮어버렸다. 한 마리도 내 지적 편력과 모험이 조롱받아 마땅할 장엄한 충격이었다."


책은 이처럼 읽는 이의 삶을 변화시킨다. "마치 오이가 피클이 될 수 있지만 피클이 거꾸로 오이가 될 수 없는 변화"(224쪽)처럼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는 저자의 삶에서 얻은 깨달음이기도 하다. 공고를 졸업하고 발전소에 근무하다 우연히 접하게 된 고시체험생 수기집이 그의 삶을 바꿨기 때문이었다. "그 책은 나에게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을 가르쳐 주었으며, 그 책을 읽고 삶의 방향 전환을 결심하고 마침내 결단을 내리게 만들어 주었다"(16쪽)고 한다.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삶이 달라진 것이다. 고시공부가 원하던 공부가 아니였음을 깨닫고 교육공학 학문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한 권의 책이 저자에게 미친 영향은 이토록 컸다.

내 것으로 만드는 독서방법

독서는 이처럼 중요하지만 막상 책을 가까이 하기란 쉽지 않다. 다시금 효과적인 독서법을 포털과 유투브에 검색하게 된다. 저자는 단순한 해법을 제시한다. 한 권의 책을 집어들고 첫 페이지를 열고 한 줄을 읽으라고. 읽지 않기 때문에 책을 이해하는 개념이 부족해서 더 안 읽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한다. 중요한건 한 줄을 읽어내는 실천이다.

다만 조금 더 나아가서 "남다르게" 읽을 것을 주문한다. 남다르다는 것은 결국 나답다는 말이다. 그래서 "책을 많이 빨리 읽는 것보다 읽은 책을 얼마나 깊이 있게 소화해서 내 것으로 만들었느냐"(37쪽)가 중요하다고 한다. 내 것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저자는 '3331전법'을 소개한다. 책에서 내게 와 닿는 핵심 메시지(Fact) 3개를 뽑고, 와 닿는 느낌(Feeling) 3가지를 적어보고, 실제로 내 삶에 적용해서 실천해볼(Fighting) 세가지를 나열해보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러한 333 다음에 하나의 통합 메시지로 정리해본다.

이 전법을 관통하는 것은 기록이다. 그래서 '묘계질서(妙契疾書)'를 강조한다. 이는 장횡거가 거처 곳곳에 붓과 벼루를 놓아두었다가, 생각이 떠오르면 바로 적었던 것을 일컫는 말로 독서도 기록하며 내 것으로 만들라고 한다. 저자가 80여 권의 저역서를 낸 비결에는 이러한 남다른 기록이 곁든 독서가 바탕이 되고 있다. 책을 읽다가 내게 와 닿는 글귀, 사용할 글귀를 적어보고 활용한다. 이 책에는 이렇게 저자가 틈틈이 기록했던 150여 편의 다양한 책들이 인용되고 있다.

저자만의 12가지 독서의 발견을 통해 독서의 유용함과 내 것이 되게 하는 독서방법을 익혔다고 해도 독서를 하지 않으면 내 것이 되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읽은 내용에 따라 실천하지 않으면 변화가 없다. 그래서 저자는 "사람은 책에 밑줄 친 대로 살지 않고 삶에 친 밑줄대로 살아간다"(216쪽)고 한다. 책이 안내하는 새로운 길을 탐험하며 오이에서 피클로 변화해야겠다는 깨달음을 나만의 묘계질서 노트에 적어본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협동조합을 널리 알리기 위해 협동조합 교육, 상담, 컨설팅 등을 하며 협동조합이 보다 튼튼하게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