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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018 퀴어여성게임즈(2018 Queer Women Games)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가 개최된다. 2017년 동대문구체육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성소수자 행사라는 이유로 동대문구가 대관을 취소하여 한 차례 연기되었던 자리이다. 퀴어여성네트워크는 퀴어여성게임즈를 개최하면서 다양한 여성성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드러내고자 한다. 여성성소수자에게 있어 스포츠는 어떤 의미인가, 스포츠에 있어 성평등과 성소수자 인권을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기자말

 나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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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이미 시작됐다' 이전 기사]
① "남자애가 왜 이렇게 운동을 못 하냐"고?
② "선수 말고 매니저나 해" 거 참, 여자도 운동 좀 합시다
③ "다이어트 하지 마라, 더 먹어라" 이런 트레이너가 있다니
④ 캐나다 국가대표가 '무지개 하키스틱' 기증한 이유

시작은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

나의 학창시절에는 특공무술이 유행이었다. 친한 친구들은 학교 수업을 마치면 특공무술 학원으로 달려갔고, 나와 한 살 차이가 나는 친척동생도, 대여섯 살 차이가 나는 친동생들도 배웠지만 나는 배우지 않았다. 다들 배우니까 나도 한 번 배워볼까 생각은 했던 것 같지만 굳이 학원에 보내달라고 조르지 않았고, 부모님 역시 내가 좀 더 공부에 집중하길 바라서 권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다고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체육시간에 나가서 뛰노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다. 제일 자신 있는 종목은 피구였다. 공을 잘 피하는 편이라서 웬만하면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다. 고등학생 때는 저녁시간에 친구랑 배드민턴을 치기도 했다. 나와 같이 배드민턴을 쳤던 친구는 사회인 배드민턴 동호회에 들어가 아직도 열심히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 지금의 나는 등산모임을 이 년 가까이 함께 하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지리산을 15km 정도 타고 와서 두 다리의 감각이 무뎌진 상태이지만 꽤 즐겁게 하고 있다.

작년 여름에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가 10월경 열릴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체육대회가 열린다니 재밌겠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함께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그렇게 나는 체육대회 기획단에 합류했다.

 제1회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 포스터
 제1회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 포스터
ⓒ 퀴어여성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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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대회 준비는 녹록치 않았다

당시 체육대회가 10월 21일에 열릴 예정이었기 때문에 날짜에 맞춰서 9월 초에 양천구민체육센터와 대관 협의를 했다. 대관 결정이 되었고 견적서만 받으면 되는 상황이었기에, 제1회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 티저 포스터를 걸고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 그런데 다음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양천구민체육센터에서 갑자기 공사를 하게 되어서 대관을 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석연치 않은 대관 취소였지만 부랴부랴 다른 장소를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서 다시 대관을 한 곳이 동대문구체육관이었다. 이번에는 사용료 납부 및 대관 허가까지 마친 이후에, 동대문구체육관으로 장소가 확정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홍보와 종목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며 체육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때 또 한 번 안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동대문구체육관에 성소수자 행사라는 이유로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양천구민체육센터도 마찬가지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양천구민체육센터 대관 취소가 그저 공사 때문이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민원이 점점 많아지자, 체육관 담당자는 퀴여여성체육대회가 '미풍양속'에 위배될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길 꺼냈다. 이후에는 항의하는 사람들이 당일 집회를 열 경우 안전을 이유로 대관을 취소할 수 있다는 식의 말까지 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다음 날, 동대문구체육관으로부터 대관 취소를 통보받았다. 체육대회가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이었다. 사유는 사전에 예정된 천장 태양광·태양열 보수 공사였다. 차마 민원 때문에 대관 취소한다고 할 수가 없으니(명백한 차별행위니) 머리를 짜낸 취소 사유가 공사였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놈의 공사.

 동대문구의 체육관 대관 취소에 분노하는 2017 여성 성소수자 궐기대회
 동대문구의 체육관 대관 취소에 분노하는 2017 여성 성소수자 궐기대회
ⓒ 퀴여여성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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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에게 체육관을 열어라

긴급회의가 열렸다. 분노를 금할 수가 없었다. 우리가 이대로 물러설 순 없다는 단호한 결의를 모았다. 동대문구의 성소수자 시설 이용 차별에 대한 국가인권위 진정, 규탄 공동성명 등을 통해 대관 취소의 부당함을 알렸다. 또 동대문구청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었다.

한편으론 급하게 다른 체육관들을 알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당초에 계획한 날짜인 10월 21일에 행사를 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겨울이 다가오기에 날짜를 더 미루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고심 끝에 기획단은 체육대회를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하고, 대신 성대한 궐기대회를 치렀다. 체육대회 하고 싶어서 기획단에 참여했는데 궐기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스스로를 보며 어이가 없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결의를 다졌다. 내년엔 무조건 기필코 체육대회를 열고 마리라!

 궐기대회 현장사진 1
 궐기대회 현장사진 1
ⓒ 퀴여여성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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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궐기대회 현장사진 2
 궐기대회 현장사진 2
ⓒ 퀴여여성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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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를 분노로 잘 불태우고 잠깐의 휴식기를 가졌던 체육대회 기획단이 올 2월에 다시 모였다.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장 앞에서 '모두를 위한 스포츠', '스포츠에서의 성평등과 성소수자 인권'을 이야기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우리의 외침에 공감하고 응원해주었다.

그리고 그 날 굉장히 기쁜 소식을 접했다. 우리 체육대회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기금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작년의 대관 취소가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올해는 더욱 풍성한 체육대회를 열 수 있게 되었다.

 2018.02.09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날 진행한 캠페인
 2018.02.09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날 진행한 캠페인
ⓒ 퀴여여성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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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름으로 돌아왔다, 2018 퀴어여성게임즈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올해 체육대회가 열린다. 대회명은 '2018 퀴여여성게임즈: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이다. 6월 17일 오전 9시 30분부터 저녁 6시까지 은평구민체육센터에서 열린다. 배드민턴 복식, 3:3 농구, 4인 계주를 주종목으로 하는 체육대회는 여성과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자리이다. 현재 경기 참가자 신청(링크)과 관람자 신청(링크)을 받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을 퀴어여성네트워크 페이스북(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이란 이유로 성소수자란 이유로 운동함에 차별을 겪어온 이들이 한 곳에 모여서 모두를 위한 차별 없는 체육대회를 열어보려 한다. 운동을 잘해도, 잘하지 못해도 즐기며 땀 흘릴 수 있는 공간이 바로 2018 퀴어여성게임즈가 되길 바라며,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

 2018 퀴어여성게임즈 포스터
 2018 퀴어여성게임즈 포스터
ⓒ 퀴여여성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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