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kt와의 주말 2연전을 모두 쓸어담고 3연승을 내달렸다. 조원우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13일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11안타를 터트리며 3-1로 승리했다. 비로 취소된 12일 경기를 제외하고 kt와의 홈2연전을 모두 승리한 롯데는 이날 SK 와이번스에게 0-10으로 완패한 LG트윈스를 6위로 밀어내고 KIA 타이거즈와 함께 공동 4위로 올라섰다(19승20패).

톱타자 전준우가 결승 득점을 포함해 3안타 2득점으로 맹활약했고 이병규와 채태인, 신본기가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오현택, 진명호,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롯데의 필승조가 3.1이닝을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지킨 가운데 앞서 17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진 선발 투수의 호투가 매우 돋보였다. 5월 들어 전혀 다른 투수로 변모한 롯데가 자랑하는 꽃미남 투수 김원중이 그 주인공이다.

실망스런 유망주에서 믿음직한 5선발로 성장

롯데 선발 김원중 역투 1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선발 김원중이 역투하고 있다. 2018.4.18

▲ 롯데 선발 김원중 역투 1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선발 김원중이 역투하고 있다. 2018.4.18 ⓒ 연합뉴스


광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김원중은 동성중 1학년 때 골반뼈에 끼워져 있는 허벅지뼈가 빠지는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이라는 희귀한 질병을 앓았다. 총 3번에 걸친 수술 끝에 간신히 건강을 되찾은 김원중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5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롯데는 윤명준(두산 베어스)이나 문승원(SK)처럼 즉시 전력감으로 꼽히던 대졸 투수 대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김원중을 선택했다.

하지만 김원중은 롯데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김원중은 입단 첫 해부터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제대로 등판기회를 잡지 못했고 롯데에서는 재활로 아까운 시간을 보내느니 병역 문제부터 해결시키기로 결정했다. 결국 김원중은 2013년 여름 상근 예비역으로 입대해 군복무와 재활을 병행했고 2015년 8월에야 겨우 1군 무대 데뷔를 할 수 있었다.

김원중은 2015년 불펜 투수로 1군에서 15경기에 등판했지만 1홀드 평균자책점 5.75의 평범한 성적으로 1군 데뷔 시즌을 마쳤다. 2016년에는 조원우 감독으로부터 선발 투수 후보로 낙점 받았지만 두 번의 선발 기회에서 합계 6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고 1군에서의 두 번째 시즌 역시 3경기 1패9.39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제 김원중은 롯데 구단과 팬들에게도 후순위 유망주로 밀려 났다.

군 전역 후 2년 동안 옆구리 부상 등으로 고전하던 김원중은 프로 데뷔 후 가장 건강한 몸 상태로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뛰어난 구위를 선보이며 구단 자체 MVP에 선정된 김원중은 시범경기에서도 연일 호투를 펼치며 조원우 감독으로부터 또 다시 5선발 투수로 낙점 받았다. 입단 후 찾아 온 몇 번의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20대 중반이 된 김원중에게 2017년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김원중은 작년 시즌 24경기에 모두 선발로 등판해 7승8 패 평균자책점 5.70을 기록했다. 토종 에이스로 거듭난 박세웅이나 30대 후반의 나이에 화려하게 부활한 송승준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었지만 실질적인 1군 풀타임 첫 시즌임을 고려하면 결코 나쁘지 않았다. 6월(3패 ERA16.55)과 9월 이후(1승2 패 ERA9.60)에 한 차례씩 고비가 있었지만 김원중은 5선발 투수로서 롯데의 가을야구 복귀에 적지 않게 힘을 보탰다.

5월 들어 ERA 1.54, 환골탈태한 김원중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루키 윤성빈, 베테랑 노경은과 함께 5선발 경쟁을 하던 김원중은 박세웅이 팔꿈치 통증으로 캠프에서 중도 하차하면서 어렵지 않게 올 시즌 선발 한 자리를 차지했다. 작년 시즌을 통해 1군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구위를 가졌다는 것을 증명한 바 있기에 많은 롯데 팬들은 내심 김원중에게 두 자리 승수를 기대했다.

하지만 김원중은 펠릭스 듀브론트와 함께 롯데 시즌 초반 부진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4월까지 6경기에 등판한 김원중은 1승 1패 ERA 8.53의 부진한 성적으로 2017 시즌에 비해 전혀 나아진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유일한 1승이었던 4월 24일 kt위즈전에서도 타선이 5회까지 13점을 뽑아준 덕분에 6이닝 5실점의 평범한 성적으로 따낸 승리였다. 송승준의 부상과 윤성빈의 관리로 인한 엔트리 제외가 아니었다면 선발에서 탈락해도 이상하지 않을 성적이었다.

하지만 노경은, 듀브론트 등 많은 롯데 투수들이 그렇듯 김원중도 5월의 시작과 함께 전혀 다른 투수로 변모했다. 어린이날 SK전에 선발 등판한 김원중은 비록 승리는 챙기진 못했지만 6이닝9탈삼진1실점으로 거포들이 즐비한 SK 타선을 힘으로 압도했다. 그리고 두 차례 내린 비 때문에 일주일을 쉬고 등판한 13일 kt전에서도 김원중은 깔끔한 투구로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챙겼다.

김원중은 13일 kt와의 홈 경기에서 kt 토종에이스 고영표와 맞대결을 펼쳐 5.2이닝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4회 윤석민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kt 타선에서 타율이 가장 높은 유한준을 두 타석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올 시즌 37이닝 동안 47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는 김원중은 브룩스 레일리(46개)를 제치고 팀 내 탈삼진 1위(전체 8위)로 올라섰다.

김원중의 시즌 성적은 여전히 2승 1패 ERA 6.32에 불과하다. 하지만 5월에 열린 2경기로 좁히면 김원중은 11.2이닝 2실점 1승 ERA 1.54의 짠물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롯데는 김원중뿐 아니라 듀브론트(2승1.38), 레일리(1승1.98), 노경은(1승1패2.45) 등 대부분의 선발 투수들이 5월에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5월이 시작됐을 때 9위에 불과하던 롯데가 공동 4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비결에는 역시 선발진의 '환골탈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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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 환골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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