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삼성과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연패에서 탈출했다.

김진욱 감독이 이끄는 kt위즈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승리했다. 4연패의 늪에서 탈출한 kt는 이날 한화 이글스에게 1-3으로 패한 넥센 히어로즈와 승차 없는 8위 자리를 유지했다(17승21패).

선발 주권이 6.2이닝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kt는 김사율과 심재윤이 각각 1점씩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8회 3점, 9회1점을 추격하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연장 11회말에서 '88억의 사나이' 황재균이 삼성의 5번째 투수 김승현으로부터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4시간의 긴 승부를 마감하고 위즈파크에 모인 팬들을 열광시켰다.

유한준 제외하고 창단 후 3년 동안 대형FA 영입에 인색했던 kt

황재균, 연장 끝내기 안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 11회말 2사 2,3루 kt 황재균이 끝내기 안타를 때린 뒤 손을 번쩍 들고 있다. 2018.5.10

▲ 황재균, 연장 끝내기 안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 11회말 2사 2,3루 kt 황재균이 끝내기 안타를 때린 뒤 손을 번쩍 들고 있다. 2018.5.10 ⓒ 연합뉴스


신생구단은 기존 구단들에 비해 프로 경험이 부족한 신예들로 선수단이 구성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FA시장을 활용한 적절한 선수 영입은 1군 무대에 무사히(?) 적응하기 위한 필수요소다. 제9구단 NC다이노스는 2013시즌을 앞두고 '호부지' 이호준을 영입해 팀에 부족했던 '경험'을 채워 넣었다. 2013 시즌이 끝난 후에는 내·외야에 각각 이종욱과 손시헌이라는 검증된 베테랑을 추가해 이듬해 1군 진입 2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NC는 2015 시즌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2014, 2015년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 박석민을 4년 최대 96억 원을 투자해 영입했다. 박석민은 2016년 타율 .307 32홈런 104타점으로 거물 FA로서 이름값을 톡톡히 했고 NC는 '나테박이 라인'을 가동한 2016년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제10구단 kt는 NC라는 좋은 성장 롤모델이 있다. 하지만 kt는 NC의 뒤를 따르지 못했다. 2015년부터 1군에 참가하기 시작한 kt는 첫 해 FA시장에서 내야수 박경수와 박기혁, 투수 김사율을 영입했다. 세 선수를 영입하면서 투자한 비용은 총 44억1000만 원. 어지간한 대형 FA선수 한 명의 몸 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소한(?) 투자였다. kt는 박경수와 박기혁이 이적 첫 해 좋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최하위에 머물며 1군의 쓴 맛을 봤다.

팀을 이끌어갈 검증된 강타자의 필요성을 느낀 kt는 2015년 넥센에서 타율 .362 23홈런116타점을 기록했던 유한준을 4년 60억 원에 영입했다. 유한준 역시 이적 첫 해부터 타율 .336 14홈런 64타점으로 제 역할을 해줬지만 kt는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이 겹치며 2년 연속 최하위를 면하지 못했다. 그리고 kt의 초대 사령탑이었던 조범현 감독은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2013년까지 두산 베어스를 이끌었던 '커피' 김진욱 감독을 영입한 kt는 김진욱 감독에게 FA선물을 해줄 거라는 소문과는 달리 내부 FA였던 이진영만 2년 15억 원에 재계약하는 선에서 스토브리그를 마쳤다. 그리고 전력 강화에 소홀히 했던 대가는 성적으로 나타났다. kt는 2016년보다 3승이 부족한 성적으로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kt 부진의 책임을 안고 있던 황재균, 끝내기 안타로 부담 덜었다

KBO리그 출범 후 새로 창단한 팀이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만약 2018 시즌마저 꼴찌를 면하지 못한다면 국내 굴지의 통신사 kt는 야심 차게 야구단 운영에 뛰어든 보람이 없어진다. 이에 kt는 '탈꼴찌'라는 목표를 위해 FA시장에서 누구보다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작년 시즌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대형 3루수 황재균을 4년 88억 원에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면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실패였다고 할 수 있다. 나름대로 굳은 각오로 미국무대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메이저리그 출전은 고작 18경기에 불과했고 시즌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보냈다. 현실적으로 미국에 남더라도 마이너 계약 이상을 기대할 수 없었던 황재균은 일찌감치 미련을 버리고 국내 유턴을 선택했고 3루 포지션에 약점이 있던 kt와 계약했다.

황재균은 9일까지 올 시즌 kt가 치른 37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31 3홈런 14타점 22득점 7도루를 기록했다. 분명 나무랄 데 없이 좋은 성적이지만 올해 연봉 12억 원을 받는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활약이었다. 무엇보다 kt가 시즌 초반의 상승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연패의 늪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팀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할 황재균은 부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황재균은 10일 삼성전에서 시즌 2번째로 1번 타자로 출전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안타로 출루한 황재균은 이후 4번의 타석에서 몸 맞는 공 하나만을 추가했다. 특히 9회 2사 2, 3루의 끝내기 기회에서 허무한 좌익수플라이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황재균은 다시 찾아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황재균은 연장 11회말 2사 1,3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안타로 kt의 4연패를 마감하는 귀중한 한 방을 터트렸다.

과거에는 거액을 주고 영입한 FA선수들이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해 구단과 팬들의 골치를 썩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엔 KIA타이거즈의 최형우(4년 100억), LG트윈스의 김현수(4년115억), kt의 유한준처럼 FA 이적 후에도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하며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선수가 많다. 아직 계약기간이 한참 남아있긴 하지만 황재균 역시 거액이 아깝지 않을 활약으로 kt 타선의 중심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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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T위즈 황재균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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