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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해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의 청문회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지나 해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의 청문회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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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물고문' 논란에 휘말린 지나 해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가 고문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각) 해스펠 내정자는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CIA 국장 인준 청문회에서 과거 테러 용의자들을 물고문했던 전력에 대해 집중포화를 맞았다.

해스펠 내정자는 고문이 효과적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고문이 효과적이라고 믿지 않는다"라며 "그러나 고문을 통해 중요한 첩보를 얻어낸 사례도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의하느냐고 거듭 묻자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서면서도 "심문 프로그램이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다만 "미국을 지키기 위해 CIA가 중요한 공헌을 했다는 사실이 심문 프로그램 논란으로 가려지는 것은 비극"이라면서도 "내가 CIA를 지휘하는 동안 불법적인 구금이나 심문 프로그램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CIA 요원으로 33년간 근무한 베테랑 해외 공작 전문가인 해스펠 내정자는 지난 2017년 2월 CIA 사상 첫 여성 부국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번에 인준을 통과하면 CIA 사상 첫 여성 국장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그러나 2002년 태국의 CIA 지부에서 근무할 당시 이른바 '블랙 사이트'(black site)로 불리는 비밀 수용소를 운영하며 테러 용의자에 대한 물고문을 지시했고, 이와 관련한 영상 자료를 무단으로 파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스펠 내정자는 반대 여론에 부담을 느끼며 자진 사퇴를 고려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만류하면서 정면 돌파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신이 고문 영상 자료 파기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물고문을 지시하고, 용의자가 아주 중요 인물일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그런 부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합법적이더라도 CIA의 비도덕적인 행동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제임스 코미 전 국장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 서약'을 요구받을 경우에 대해 "내가 유일하게 충성하는 것은 미국 국민과 헌법"이라며 "CIA는 미국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활동을 수행하며 전 세계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해스펠 내정자 대한 찬반은 여야 내에서도 엇갈렸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해스펠 내정자를 지지하는 반면에 베트남전에서 포로로 잡혀 고문당한 경험이 있는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인준 거부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장에서는 해스팰 내정자를 비판하는 시위대가 들어와 한때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태그:#지나 해스펠, #물고문, #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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