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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5월 10일 대한민국은 9년 만에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이루어냈다. 그리고 1년 후인 2018년 5월 10일 마하티르 모하마드(Mahathir Mohammad, 92세) 전 총리가 이끄는 야당연합 희망동맹(Pakatan Harapan, a.k.a Alliance of Hope)이 말레이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5월 9일 실시된 이날 총선에서 희망동맹은 나집 라작(Najib Razak)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인 국민전선당(Barisan Nasional)을 이겨 다수당이 되어 집권에 성공했다. 현지시각 10일 총 의석수 222석 중 113석을 확보해 집권이 확정되었다. 여당인 국민전선은 텃밭으로 알려진 케다, 클란탄과 트랑가누주에서 희망동맹과 말레이시아범이슬람당에 의석을 뺏겨 79석으로 총선에서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거두게 되었다.

야당연합인 희망동맹은 집권여당인 국민전선당에 맞서기 위해 2016년 민주행동당(Democratic Action Party), 인민정의당(People's Justice Party), 국민신뢰당(National Trust Party)이 집권여당 출신인 마하티 모하마드 전 총리의 통일원주민당(Malaysia United Indigenous Party)과 연합해 만든 야권 동맹이다.

희망동맹이 승리함으로서 마하티르는 제8대 말레이시아 총리로 취임하게 된다. 마하티르 총리는1981년에서 2003년 까지 22년동안 집권하며 말레이시아 역사상 최장기 집권한 총리다. 재임기간 록 이스트 정책과 와와산 2020 등을 비롯해 많은 경제정책들을 실현해 나가면서 말레이시아의 경제성장에 기여했다는 평도 있으나 부정부패 행위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당내외의 반대파를 숙청하는등 독재자라는 비판도 적지않다. 그 예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경제정책 갈등으로 부총리인 안와르 이브라힘(Anwar Ibrahim)을 부정부패 행위와 동성애자로 몰아 숙청했다.

이번 말레이시아 정권교체의 원인으로는 나집 라작 총리와 부인 로스마의 연이은 사치와 부정부패 스캔들 때문이다. 특히 라작 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회사로부터 정치 후원금 명목으로 뇌물 260억 링깃을 받은 혐의가 있으며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인 1MDB (1 Malaysia Development Berhad) 자금을 횡령해 부채를 떠안게 했다는 의혹이 있다. 일각에서는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라작 총리가 자신에 대한 부정부패 수사와 국내의 각종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전용기를 이용해 제3국으로 망명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됬다. 또다른 원인으로는 마하티르 총리가 야권의 주자로 등장함에 따라 그를 여전히 지지하는 여권 성향의 노년층 표가 이동했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 승리로 말레이시아는 역사상 처음으로 정권교체를 이루었으나 정권교체 이후의 희망동맹의 내부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희망동맹 내의 정당간 노선 충돌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 희망동맹의 국민신뢰당의 대표는 안와르 이브라힘의 부인으로 마하티르 총리와는 오랜 앙숙 관계다. 또한 마하티르 총리가 90이 넘은 고령인 만큼 총리직에 오래 머물지 못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당의 의장이 총리가 되는 만큼 의장 자리에 대한 경쟁이 과열될 경우 동맹 내의 분열이 생길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마하티르 총리가 정치 경험이 풍부한 만큼 오히려 정국을 안정 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현지 시민들의 생각이다.


태그:#말레이시아, #총선, #정권교체, #5.9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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