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오후 진행된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 기자회견.

8일(현지시간) 오후 진행된 제71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 기자회견. ⓒ FDC


"마담!(숙녀를 뜻하는 프랑스어) 앤 마담, 마담, 마담 앤드 무슈(신사라는 뜻)."

제71회 칸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케이트 블란쳇의 개막식 첫 마디는 위와 같았다. 본격적인 발언 전, 관객들을 호명하는 관례에서도 나름의 파격을 선보인 것. '마담 앤 무슈' 혹은 '레이디스 앤 젠틀맨'이 아닌 수많은 여성들을 강조해 우선 호명했다. 이후 케이트 블란쳇은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게 돼 매우 영광"이라며 함께 자리한 관객·심사위원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올해 칸영화제의 주요 화두 중 하나가 여성 영화인의 참여 확대와 미투 운동이다. 이를 반영한 듯 장편 경쟁 부문 심사위원 9명 중 5명(크리스틴 스튜어트, 레아 세이두, 카쟈 닌, 에바 두버네이 감독 등)이 여성이며 그 외의 주요 부문 심사에서도 여성 영화인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하지만 경쟁 부문에 진출한 21편의 작품 중 여성 감독의 작품은 단 3편. "성비보다는 작품성에 중점을 두겠다"는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의 말이 있었지만 10%를 간신히 넘는 비중에서 여전히 보이지 않는 장벽이 느껴지는 지점이다.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 케이트 블란쳇은 "여성들이 경쟁 부문에 더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 작품 정도였던 게 올해 세 작품이 됐다. 변화는 앞으로 계속 될 것"이라 답했다.

또한 심사기준에 대해 그는 "모든 작품이 동등한 조건에서 판단받을 것"이라며 "영화를 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저는 감독의 의사와 어떤 생각을 전달하려 했는지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런 운동의 일환으로 오는 12일 팔레 드 페스티벌 앞에선 100명의 영화인들이 레드카펫 행진을 한다. 일각에선 '미투운동'지지 및 연대의 움직임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주최 측에 문의한 결과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이 행사를 두고 미투 운동과의 관련성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로 해석할 수 있다.

 8일 칸영화제 측이 홈페이지에 올린 추모글.

8일 칸영화제 측이 홈페이지에 올린 추모글. ⓒ Cannes Film Festival


한편 지난 5일 칸영화제 자문 위원이자 영화 프로듀서인 피에르 르시앙이 별세했다. 칸영화제 측은 지난 50년 간 피에르 르시앙의 공을 언급하며 추모의 뜻을 밝혔다. 피에르 르시앙은 그간 한국영화를 유럽에 알리는 데에도 공헌한 인물로 이창동, 임권택, 홍상수 감독 등이 그를 통해 칸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걸로 알려졌다. 칸영화제 측은 추모글을 통해 피에르 르시앙이 올해 이창동 감독을 다시 칸으로 불러들이는 데에도 기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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