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과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과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
ⓒ 연합뉴스·EPA

관련사진보기


두번째로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은 김영철 노동당 중위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났다. 보도된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면 미국이 회담 성사를 위해 적극적인 태도이고, 북한은 뭔가 불만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9일 폼페이오 장관을 환영하는 오찬을 연 김 부위원장은 "미국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는 데에 매우 큰 역할을 할 거라는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오찬에 참석한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한 AP와 로이터통신의 보도 내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바로 그걸 이루기 위해 여러분과 협력할 것을 똑같이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년 동안 우리는 적이었다"며 "이제 우리는 이같은 분쟁을 해결하고 세계를 향한 위협을 없애버리고, 여러분의 나라(북한)의 주민들이 누려야할 모든 기회를 누리도록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그 길에는 많은 과제(challenges)가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북·미정상회담을 확정하기까지 북·미 사이에 해결해야 할 것들이 남아 있고 폼페이오 장관의 전격 방문이 이를 최종 해결하기 위한 것이란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부위원장은 북한이 최근 경제 건설을 최우선으로 하는 노선을 내세운 것과 4.27 남북정상회담 뒤 남북관계의 진전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것은 외부로부터 제재의 결과로 나타난 게 아니다"라면서 한민족의 의지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대화에 나선 것은 국제제재 때문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북한이 <로동신문>과 각종 논평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말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에 일어난 북한의 급격한 태도변화에 대해 '최대 압박 제재의 효과'라고 말하는 데 대한 반박 성격이 짙다.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직접 이 대목을 말한 것은 정상회담 관련 협의에서 나타난 미국의 일방주의에 불만을 표시한 걸로 보인다.

PVID 대신 CVID로 돌아온 폼페이오...최종 조율에 낙관적인듯

미국 동부 시각으로 7일 오후 비행기를 탄 폼페이오 장관은 일본 요코타 공군기지에서 중간급유를 위해 경유한 뒤 이날 오전 8시 35분 평양에 도착했다. 이번 방북에는 브라이언 훅 국무부 정책보좌관, 매슈 포틴저 NSC보좌관, 리사 켄나 국무부 차관, 헤더 나워트 국무부대변인 등이 동행했고, AP와 워싱턴포스트 소속 기자 2명이 동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으로 가는 도중에 "북한 지도자의 초청으로 #DPRK(북한)로 다시 가고 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기대한다"고 트위터를 올렸다. 또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을 만나 "성공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틀을 만들어내기 위해 지금까지 논의해온 회담 의제들을 확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방북의 목적이 회담 의제 확정에 있다는 점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PVID 대신 CVID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는 "북미 간 안보관계에 있어 역사적이고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기회를 그들(북·미 정상)에게 줄 일련의 조건들을 만들어내길 바란다"며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일 취임식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언급하면서 PVID 즉 '영구적인 비핵화'(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언급했다. PVID가 CVID보다 엄격한 비핵화를 뜻하는 걸로 해석되면서 정상회담을 앞둔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 관련 요구 수준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두 정상의 최측근 두 사람이 평양에서 만난 것은 이런 부분들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고 정상회담 합의 수준을 확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첫번째 방북 때와는 달리 폼페이오 장관이 백악관 및 국무부 간부들을 대동한 점, 이들을 취재하는 미국 언론 기자를 북한이 받아들인 점 등을 고려하면, 미국인 억류자 3인의 석방을 포함해 북·미 양측 모두 이번 준비만남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기대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태그:#폼페이오, #김영철, #북미정상회담, #평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