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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52주 동안, 주당 한 권의 책을 읽고, 책 하나당 하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52권 자기 혁명'을 제안한다. 1년 뒤에는 52개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 기자말

스타벅스 카페라테 한 잔의 원가는 얼마나 될까? 커피콩 몇 개, 우유 조금, 전기요금, 종이컵을 더해도 내가 지불하는 가격의 반도 안 될 거다. <경제학 콘서트> 저자 팀 하포드는 스타벅스 커피 가격이 왜 이렇게 무식하게 비싸냐는 질문으로 첫 이야기를 시작한다. 연구에 따르면 커피의 마진율은 약 150%라고 한다. 만드는 데 1000원이 든 커피를 2500원에 판다는 이야기다.

 <경제학 콘서트> 표지
 <경제학 콘서트> 표지
ⓒ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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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도시의 커피는 비싼가? 높은 임대료 때문이라고 답하는 것은 원인과 결과를 뒤집은 이야기에 가깝다. 리카도의 설명에 의하면, 지주의 지대추구행위 때문이다. 생산성이 높은 토지에는 그 토지를 이용하여 돈을 벌려는 생산자들이 몰려든다. 그 결과 지대가 비싸지고, 생산자의 잉여 이윤은 모두 지대로 바뀌어 지주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다.

리카도 시대에는 비옥한 토지가 왕이었지만, 지금의 커피숍이라면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이 최고다. 커피 한 잔에 4천 원을 받아 한 달에 월세를 200만 원 내는 커피 가게 사장님이 있다고 해보자.

나라면 커피 한 잔을 5천 원에 팔아 월세를 300만 원 내고도 내 몫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건물주와 거래를 통해 그 커피 가게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결국, 임대료는 장사를 더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없어질 때까지 올라간다. 그 과정에서 커피값도 올라가지만, 모든 이익은 건물주에게 흘러 들어간다.

가격 차별의 마법

세상에 커피가 딱 한 잔만 있다면 그걸 누가 마시게 될까? 돈이 제일 많은 사람이라고 답하고 싶겠지만, 정답은 커피에 가장 많은 돈을 쓰려는 사람이다. 현재 세계 최고의 부자인 제프 베조스라도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커피 한 잔에 나보다도 더 적은 돈을 내려고 할지 모른다.

이것이 지불 의사다. 커피가 세상에 두 잔 존재한다면, 커피에 대한 지불 의사가 가장 높은 두 명이 커피를 가져간다. 세상에는 커피를 공급하는 사람도, 수요하는 사람도 많다. 그 결과, 수요-공급 곡선의 교차점에서 커피 가격은 결정된다.

가격 차별이란 판매자에게는 꿈같은 전략이다. 세상에 커피가 100억 잔이 존재한다고 해도, 커피가 없이는 단 하루도 못 살겠다는 어떤 사람은 1잔에 몇만, 몇십만 원이라도 내고 싶은 상황에 닥칠 수 있다. 그에게 수십만 원을 받고 세상 첫 번째 커피 한 잔을 판다.

다음 사람에게는 그보다 조금 덜, 그리고 그다음 사람에게는 또 조금 덜 받는다. 이렇게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그 사람만의 지불 의사에 해당하는 가격을 매기는 것이 완전한 가격 차별이다. 경제학 용어로 말하자면 소비자 잉여를 판매자가 전부 갈취하는 상황이다.

팀 하포드는 제2장에서 '공정무역' 커피를 통한 가격 차별 전략을 설명한다. 영국에는 코스타라는 커피숍 체인이 있다. 할 수만 있다면, 코스타도 완전한 가격 차별을 할 것이다. 그러나 완전한 가격 차별은 무엇보다 정보의 불완전성 때문에 결코 가능하지 않다. 소비자 반발이 더 큰 문제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아무런 반발 없이 더 높은 가격을 받는 전략이 존재한다.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후하게 돈을 쓰는 사람을 위한 카푸치노 - 3파운드
구두쇠를 위한 카푸치노 - 60펜스

이렇게 구분해서 팔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회의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코스타는 좀 더 교묘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53쪽)

그 교묘한 방법이란 공정무역 커피 판매다. '유기농'이나 '최고급' 커피가 아니라 공정무역 커피를 사례로 든 점이 탁월하다. 유기농이나 최고급 커피라면 소비자가 느끼는 효용감이 조금이라도 증가하기 마련이다.

일반 커피보다 더 좋은 재료를 쓰기 때문에, 실상은 어쨌든 간에 소비자가 받은 커피는 '물리적으로' 일반 커피와는 다르다. 이래서는 가격 차별의 진수를 설명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진정한 가격 차별이란 완전히 동일한 재화에 다른 가격을 매겨야 한다. 비행기 좌석이나 영화 관람 티켓의 경우가 그렇다.

공정무역 커피는 그냥 커피다. 물리적으로는 조금도 보통 커피와 다를 바가 없다. 단지, 커피 도매상이 커피 농부에게 몇 푼 더 가격을 후하게 쳐주었을 뿐이다. 그런데 과테말라에서 지구 반 바퀴 떨어진 곳에 사는 런던의 소비자들이 왜 공정무역 커피에 기꺼이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할까? 소비자들은 커피에 더해서, '옳은 일을 했다는 효용감'을 구매하는 것이다. 이 효용감에 푼돈 약간이라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은 공정무역 커피를 산다.

물론 그 차익은 코스타의 회계장부를 튼실하게 할 뿐이다. 많은 커피 프랜차이즈가 공정무역을 앞세워 소비자를 미혹해 왔지만, 실상 커피 농부들에게는 유의미한 소득 상승이 없었다는 사실이 여러 차례 뉴스를 통해 보도되었다. 정말로 옳은 일을 하고 싶다면,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에서 피터 싱어가 권하는 대로 커피 한 잔 값을 아껴 아프리카 구호기금에 보태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다.

코스타는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 정도에 따라 소비자들을 두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래서 구두쇠냐 아니냐에 따른 가격 차별보다 훨씬 멋들어진 방식으로 가격 차별을 할 수 있다.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을 위한 카푸치노 - 1.85파운드
사회 문제에 무관심한 사람을 위한 카푸치노 - 1.75파운드 (56쪽)

겨우 10펜스를 더 내고 기분 좋은 것만큼 '효율적인' 소비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일을 했다는 기분이 목적이 아니라 정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커피숍에서 공정무역 커피를 주문하거나, 슈퍼마켓 장바구니에 재해 지역 농작물을 담는 일은 목적 달성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익금 일부는 불우이웃 돕기에 쓰입니다'라고 쓰여있는 제품을 산다 하더라도, 불우이웃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 저 문구에는 단지 수익금의 '일부'라고 쓰여 있을 뿐이다. 수익금의 '정률'이 기부된다는 말이 아니다. 내가 하나 더 구입한다고 해서 불우이웃에게 돌아가는 몫이 늘어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불우이웃은 누가 정하는지, 어떻게 돕는지까지 따지려고 하면 더욱 우울해진다.

경제학적 사고의 유용성

행동경제학 덕분에 접근이 쉬운 경제학 교양서가 쏟아지는 현상은 반갑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은 애초에 전통경제학의 잘못된 가정, 즉 '합리적 인간' 가설을 바로잡기 위해 출발했다. 그런 의미에서 행동경제학을 살펴보기 전에 전통경제학에도 조금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경제학 콘서트>와 같이 쉽고 재미있는 경제학 교양서는 얼마든지 있다.

나는 통계에 기반한 의사 결정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거창한 이름과는 달리 통계적 사고는 어려운 것도 아니다. 더 있음 직한 시나리오에 입각해서 행동하면 그뿐이다. 기댓값이란 일어날 확률과 일어난 사건의 가치를 곱한 것이다.

확률값보다 더 추정하기 어려운 것이 사건의 가치다.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람은 돈이 개입되면 계산이 대단히 정확해진다. 사건의 가치를 추정하는 데 있어 그 사건을 돈으로 환산해서 생각하는 것보다 편리하고 정확한 방법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통계 기반한 사고와 더불어 경제학적으로 생각하는 버릇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제학 콘서트>를 읽고,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경제학의 시점으로 생각해 보는 습관을 들이면 어떨까? 매일의 일상이 조금은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게다가 가끔은 정말로 경제적, 즉 금전적 이득이 생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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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이 강물처럼 흐르는 소통사회를 희망하는 시민입니다. 책 읽는 브런치 운영중입니다. 감사합니다. https://brunch.co.kr/@junatul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출판 담당 기자로 '다다와 함께 읽은 그림책'을 연재하며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펴냈습니다. ohmybook2016@gmail.com